베티야, 넌 귀신을 믿어? - 우울증 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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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티야, 넌 귀신을 믿어?앱에서 작성

yesorno

2021.06.19 06:03:34

조회 19 추천 0 댓글 6

베티야, 넌 귀신을 믿어?

아니 안 믿어. 그런데 무서워.

제이는 그때 베티의 말이 잘 이해되지 않았다. 없는 줄 알면서도 그걸 무서워한다는 게 이상했다. 그저 허세를 부리려고 하는 말인가 싶기도 했다. 그래서 관심이 고픈가 보다 하고 별 생각 없이 넘겼었다. 그랬던 그가 지금 이토록 무서워 하는 건, 아이러니하게도 그때 베티가 말했던 그것과 같았다.

가족들은 그게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그런 건 존재할 수 없다며 제이를 설득하기도 했다. 그래도 제이가 포기하지 않고 계속 우기자, 보호자는 근처의 성당에서 신부님을 데려왔다. 그 신부님도 사탄 같은 건 느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담당 정신과 의사조차도 제이가 환각을 볼 정도로 심각한 상태는 아니라고 했다.

제이는 미칠 것 같았다. 본인도 가짜라는 걸 안다. 저게 존재할 수 없다는 걸 안다. 그럼에도 자꾸 보인다. 보여서 미칠 것 같았다. 아니 이미 미쳐버렸다.

‘야 저거 가짜야. 딱봐도 가짜잖아 에이 너무 티난다. 대체 누가 만든 거야? 근데 아마추어치곤 좀 잘 만들긴 했네. 내가 시체를 좀 봤는데, 응 진짜 시체. 진짜 시체랑 많이 닮았어. 얼핏 봐서는 다를게 없을 정도야. 근데 좀 아쉬운 건 살아있을 때보다 못생겼단거? 걘 저렇게 못생기지 않았어. 그래서 난 알아 저게 가짜란걸.’

제이는 말하면서도 자신이 누구와 대화하는지 몰랐다. 그럼에도 계속 말을 걸지 않으면 저게 자신을 죽일 것만 같았다. 눈을 또렷이 마주보며 쉴틈없이 말을 했다. 동시에 생각했다. 언젠가 본 적이 있는 얼굴이었다. 누구였지. 분명 어디선가 봤는데. 그런 생각을 하다가 그는 갑자기 베티의 말을 떠올렸다.

-아니 안믿어. 그런데 무서워.

그 순간 제이는 믿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무서워졌다. 기분이 굉장히 이상해졌고, 더이상 무섭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그는 저것을 믿기로 했다. 믿는다면 무섭지 않을 것이다. 그런 생각에 제이는 믿을 수 없는 것을 믿어버렸다. 받아들였다. 그러고선 웃었다. 실성한 사람처럼 계속 웃었다. 더이상 무섭지 않았다.

이제 제이는 베티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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