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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년 12월 히로시마 2박 3일, 1일차
제주항공 왕복권이 15.5만원이라서 갑작스럽게 히로시마 여행이 잡혔다.고등학교 동창이랑 같이 감.출발 시간이 7시 45분이라서 4시에 일어나 공항버스를 타고 바로 갔다.하지만 인천공항은 이게 월요일 새벽이 맞나 싶을 정도로 사람이 많았다.체크인 줄만 해도 10분 정도 걸렸고, 보안검색대 줄은 50분 정도 걸렸던 것 같다.탑승 자체는 예정된 시간에 완료됐지만, 뜨는 항공기가 너무 많아서 지연 좀 먹음.지연됐음에도 불구하고 예정 시간보다 일찍 히로시마에 도착했다.갤에 이미 올라와있던 후기대로 히로시마 공항은 다른 곳들에 비해 보안검색이 빡빡한 것 같았다.내 바로 앞에 있던 사람한테도 질문을 했지만, 내 차례가 되자 여권에 찍힌 주부 2장 칸몬 1장을 보더니만 그냥 보내줬다.이후 우리는 공항에서 바로 버스 표를 구매하고 사이조 역으로 향했다.가장 먼저 찾아간 양조장은 혼자서 동떨어져 있던 산요츠루였다.전철역 기준으로 혼자서 서쪽에 있길래 가장 먼저 갔지만, 그래서는 안 됐다.얘가 다른 곳들에 대한 기대치를 너무 높여놓음.사케에 대한 취향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혀 자극을 원하는 자극충에게는 산요츠루가 이 거리에서 제일 좋았다.그리고 그날 간 양조장 중에서 유일하게 니고리자케를 두 종류나 맛볼 수 있는 곳이었다.그거도 사올걸 좀 후회가 된다.맨 먼저 마셨던 사케의 향과 맛이 너무나도 좋아서 그대로 구입했다.그 다음으로는 카모츠루로 향했다.이곳은 규모가 산요츠루에 비해 훨씬 컸고 유명인사들의 사진도 있었지만, 상술한 대로 자극충에게는 아쉬운 맛이었다.물론 이런 물에 가까운 맛을 더 좋아하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하지만 나와 친구 모두 산요츠루가 더 나았다는 점에 동의했다.그 다음으로는 사이조츠루로 갔던 것 같다.이름이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문이 열려있는데 안에 아무도 없어서 인터폰으로 불러야만 했다.직원에게 돈을 지불하고 토큰을 받아 자판기에서 뽑아마시는 곳이었는데, 역시 산요츠루에 비하면 별로였다 생각이 들었다.그 뒤로 찾아간 곳 두 곳은 안 열려있거나, 방문자 센터가 안 열려있었다.그래서 바로 맨 동쪽에 있는 카모이즈미 양조장으로 향했다.특이하게도 숙성 기간별로 술을 맛볼 수 있도록 라인업이 구성되어 있었는데, 오히려 제일 많이 숙성시킨 왼쪽의 둘은 특이한 향이 추가되어버려서 입맛에 맞지 않았다.그렇게 양조장 투어를 빠르게 끝내고 사이조 역으로 향해 이코카 카드를 발급했다.그리고 숙소가 위치한 히로시마역으로 전철을 타고 이동.숙소는 히로시마역 옆의 네스트 호텔이었다.그냥 가격이 괜찮은 비즈호였다.이후 바로 걸어서 원폭돔 근처에 위치한 오코노미야키집 웨이팅 시작.분명 시간이 엄청 애매한 4시 정도인데도 4팀이 기다리고 있었고, 나오고 보니 6팀으로 늘어나있었다.하지만 맛있었죠. 맥주랑 같이 조지면 진짜 개지림.그러고 나서 다리 건너서 원폭돔도 보고 위령비에서 묵념도 함.무지성으로 걷다가 게이트 파크까지 갔는데, 12월이라고 조명을 되게 많이 해두고 크리스마스 테마 팝업샵 같은 것들도 있었다.갤에 올라온 ㅈ소냥이 가챠삽에도 가봤지만 아쉽게도 원본은 더 이상 찾아볼 수 없었다.시리즈 3, 4번은 있었음.이후 교자노오쇼를 들어갔는데, 한정메뉴로 굴 튀김을 팔고 있었다.2일차에 굴을 먹을 계획이 있었지만 궁금해서 시켜봤고, 맛은 제법 괜찮았다.교자는 생강향 좀 진하고 정석적인 맛.하지만 새벽 4시에 일어난 후유증 때문에 결국 저녁 7시가 될 무렵에 편의점에서 안주와 맥주를 사들고 호텔방으로 들어가 뻗었다.1일차 밤에 더 못 돌아다닌 게 한임.- 24년 12월 히로시마 2박 3일, 2일차2일차는 원래 아침에 슛케이엔 보고 히로시마성을 갈 생각이었지만 문제가 있었다.슛케이엔 개장 시간을 안 보고 가서 애들 등교하는 거나 봤음.결국은 성부터 보기로 하고 아침을 먹으러 이동했다.아침은 스키야 신메뉴로 먹어봤다.베이컨 앤 에그 세트 메뉴였는데, 옆에 나온 고기반찬을 밥에 엎어서 비벼먹으면 그게 규동이지.오히려 규동에 사이드 시키는 것보다 나았다고 생각함.밥을 먹고서는 성으로 이동.원래 계획대로 성을 보고 슛케이엔을 가려 했으면 뒷문으로 들어가 정문으로 나왔어야 했지만, 우리는 그걸 몰랐지.정문으로 들어가버렸다.물고기의 사이즈에 감탄하고 사진을 찍을 수밖에 없었다.성 자체에는 크게 관심이 없어서 천수각에 들어가보지는 않았다.옆에 있는 호국신사로 갔더니, 인도계로 보이는 가이드가 영어로 설명하고 있었다.사케 소프트 아이스크림을 사먹었지만 안타깝게도 알코올이 들어있지는 않았다.오리가 꽤나 많았고, 빵을 뿌리는 할배가 보이지 않은 것은 아쉬웠다.뒷문 옆의 전시관에 있던 샤치호코 복제품.성의 뒷문으로 나와버리는 바람에 오히려 슛케이엔에서 멀어진 우리는 일정을 3일차로 미뤄버리기로 결정했고, 남쪽으로 걸어 원폭돔에 다시 갔다.전날도 그렇지만 여기는 견학 온 일본 학생들이 정말 많았고 서양인 관광객들도 늘 많았음.평화의 불꽃에서 그 각도로 사진도 찍었는데, 이때 여기랑 평화기념박물관 주변에 어째서인지 방송국이 두 팀 와서 촬영중이었다.갤 바이럴 돈카츠집은 11시 반에 열기 때문에 시간이 남아버린 우리는 무지성으로 걷다가 해결책을 발견했다.나고야 최고 아웃풋일본에 갈 때마다 코메다를 갔지만, 막상 여기서 커피를 시켜먹은 적은 처음이었다.맨날 모닝이랑 카츠산도만 사먹었지.친구는 제리코를 마셨는데 의외로 좋아했다, 나는 별로라고 생각했는데.코메다에서 11시까지 커피를 마시다가 키쿠야 입갤.우리가 만석을 만들었다.사진은 나올 때 찍은 거였는데, 없던 줄이 생긴 걸 보니 괜히 기분이 더 좋아졌다.특 로스카츠를 시켰는데, 진짜 와.고기가 입안에서 분리되는 게 느껴졌다.꼭 가셈.여담으로 그 골목 초입에 있는 라멘집도 나올 때 보니 줄이 생겨있던데, 그곳도 궁금해졌다.밥을 먹고 나서는 오후 2시에 예약된 사쿠라오 증류소 투어에 앞서 시간이 좀 남았기에 미스도 들어가서 폰데링을 사먹었다.이후는 전차 타고 하쓰카이치 역으로 향함.전차역에서 10분 정도 걷다 보면 부둣가에 증류소가 나온다.게이트 옆의 작은 트레일러는 경비 초소인 듯.우리는 영어 투어를 신청했기에 오후 2시에 시작되었다.그룹 인원은 우리 포함해서 한국인 5명, 영국인 4명, 일본인 2명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그러고 보니 히로시마 시내에서도 그렇고 영국인이 진짜 많이 보였다.투어는 총 세 파트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는 그 중 첫 번째 파트를 담당하는 증류기 옆의 방이었다.여기서 증류소 광고 영상을 틀어주고, 진에 들어가는 재료들을 진열해두었다.사진 맨 오른쪽의 피처는 몰트 발효시킨 액체였던 것 같다.하지만 영상에 집중할 수 없었던 이유는 따로 있었다.방에 들어가자마자 뭔가 익숙하면서도 눅진한 냄새가 화악 느껴졌는데, 처음에는 진 냄새인 줄 알았다.알고 보니 그날 피트를 입힌 스피릿을 증류하는 날이라서 피트 향이 나던 거였다.굉장히 기분 좋아지는 냄새였다.이후 2번째 파트는 몰트 및 그레인을 창고에 보관하고 분쇄하고 발효하는 창고에서 있었는데, 그곳은 촬영 금지였다.영국인 중 한 명이 몰트 및 보리의 원산지에 대해 질문했고 가이드는 그에 대해 상세하게 대답을 했는데, 그 내용이 기억나지 않는다.증류소 투어의 3번째이자 마지막 파트는 위스키 숙성고에서 이루어졌다.여기서는 숙성 장소의 이원화에 대해 이야기했다.한 곳은 이 사쿠라오 증류소 숙성 창고였고 다른 곳은 산에 있는 버려진 JR 철도 터널이었다고 한다.그리고는 천장에 달린 프로젝터로 미야노시카 바이럴 영상을 바닥과 벽에 틀어줬다.투어가 끝나면 30분간 시음 시간이 펼쳐진다.인당 3잔씩 마시게 해주는데, 종류가 워낙 많아서 결정하기가 쉽지 않다.나와 친구는 서로 돌려마셨고, 투어에 있던 다른 한국인 1명도 같이 돌려마셔서 다양하게 맛볼 수 있었다.이후 구글 리뷰를 쓰면 위스키 우메슈를 준다길래 냉큼 해서 받았다.노징 글라스도 받았으니 이만하면 2천 엔 뽕은 뽑은 게 아닐까?증류소 한정판 둘 중 하나인 미야노시카 위스키.피트향이 강했지만, 아쉽게도 그게 맛에서는 그다지 느껴지지 않았다.첫날 사케 양조장에서도 느꼈지만 이렇게 혀를 세게 자극하지 않는 술은 내 취향이 아니었다.프렌치 와인 캐스크로 피니쉬를 한 다른 증류소 한정판 위스키였다.이 역시 시음해봤을 때 아쉽다고 느꼈다.연말이라서 그런지 가챠를 팔고 있었다.해피 백은 각각 7천 엔, 만 엔으로 만 엔 상당, 만 오천 엔 상당하는 내용물이 들어있다 주장하는 랜덤박스였다.그리고 여기서 3천 엔을 현질할 때마다 가챠를 진짜 돌릴 기회가 주어지는데, 우리 그룹에서는 전부 흰색만 나왔다.아마도 주작이겠지.증류소 한정판을 살까 한참을 고민하다가 결국은 토우구치 사케 캐스크 피니쉬를 구입했다.싱몰은 혀를 너무 약하게 쳤어.그 후에는 미야지마로 가기 위해 전차를 타고 미야지마구치로 향했다.전날 만들어둔 이코카 카드는 현금으로 여행할 때에 비해 훨씬 쾌적하게 해주었다.그리고는 JR 연락선을 타고 출발.딱 만조에 해가 질 무렵에 미야지마로 들어갔다.너무 늦게 들어갔다는 생각, 이대로 가면 해가 지기 전에 토리이를 찍지 못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우리는 뛰었다.다행히도 그런 일은 없었다.오히려 석양 무렵이라서 배경색이 더 잘 나온 것 같다.토리이 몇 장 더 찍고사슴들이 기묘한 소리를 내는 한 마리를 졸졸 따라가던 것도 찍어주고토리이 또 찍고관광객에게서 종이봉투를 뺏은 사슴도 찍었다.미야지마 꼭 오세요상점가로 이동해 미야지마 맥주를 시음했다.디어 이름을 달고 나온 신제품이 있었는데, 시음한 것 중 1번이 댄싱 디어, 2번이 디어 비어였고 3번은 통상 메뉴인 오이스터 스타우트였다.댄싱 디어는 향이 되게 화사한, 특색 있는 에일이었고 디어 비어는 무난한 라거였다.전반적으로 만족스러웠지만 신메뉴는 캔으로 팔지 않아서 빈손으로 떠났다.또 다른 갤 바이럴 음식점, 카키야 입갤.생굴과 바비큐 굴, 굴 튀김에 레몬 맥주를 주문했다.아쉽게도 레몬 맥주는 라거에 레몬청을 섞은 맛이라 더무 달았다.굴 요리는 매우 맛있었으며 런치 세트를 못 먹은 게 한이다.갤에서 봤던 '미야지마 야경' 구도를 따라하고 싶었지만 어디서 찍어야되는지 몰라서 도로 배 타러 갔다.배를 타기 전에 좀 무서운 일이 있었는데, 선착장 앞에 거의 백 미터가량 사람들이 늘어서 있었다.처음에는 그냥 줄이 미친 듯이 긴 줄 알았다.하지만 알고 보니 견학 온 학생들이 다들 검은 교복을 입고 줄 맞춰 서 있던 것이었다.아마 반장들이 인원 체크를 하던 중이었겠지.나와 친구는 저 급식들과 같은 배를 타면 진짜 ㅈ되겠다는 생각에 선착장을 향해 또 뛰었다.다행히도 마구 뛰니 떠나기 직전의 연락선에 올라탈 수 있었다.히로덴 역 야경도 찍어주고퇴근 시간대에 시내 한복판을 통과하는 전차를 탔다가는 늦어질 것 같아서 JR 전철로 돌아갔다.굴 뒤에 2차로 간 곳은 또 다른 갤 바이럴, 사케뱅크 히로시마.1시간 동안 사케를 들이부었다. 주인장은 들었던 대로 친절했고, 뭘 마실 지 고민하고 있자 추천에 스스럼이 없었다.우리가 오기 전부터 완두콩을 씹고 있던 다른 사람은 알고 보니 한국인이었고 우리가 들어간 지 한 30분 정도에 주인과 참이슬에 대한 열띤 토론을 나누고 있었다.이후 다른 아저씨가 그 토론에 뛰어들면서 셋은 우리 둘이 나갈 때까지 대화를 멈추지 않았다.
작성자 : 끄느으아아아아악고정닉
싱글벙글 시리아 내전의 승자와 패자.jpg
2011년 민주주의를 요구하는 학생들의 낙서에서 시작되어 대대적인 반정부시위와 내전, 테러단체 IS의 출현으로 전세계에 큰 파급을 끼쳤던 시리아 내전은 장장 13년이 지난 2024년 12월 반군의 승리로 막을 내렸음.그 결과 시리아 내전에서 몇몇 국가는 승리하였고 몇몇 국가는 패배했는데 다음과 같음.- 승리 -이번 내전 최대의 승리자. 터키는 시리아 내전 발발 당시 아사드의 퇴진과 반군 지지를 선언하며 적극적으로 개입했고, 시리아 난민을 대거 받아들여 300만이 넘는 난민이 유입되었음. 너무 많은 난민이 유입되면서 터키 국내에서는 반난민 여론이 불을 붙었고 설상가상으로 리라화 폭락까지 겹치며 에르도안은 존망의 위기를 맞이하였음. 그럼에도 IS 패망 후 괴멸직전에 몰린 시리아 반군을 러시아, 이란과 교섭하면서 유지시키고 지원했는데 결과적으로 에르도안의 도박은 대성공하여 잭팟을 터뜨림.시리아 내 터키의 영향력을 확대해 에르도안의 야심인 오스만 제국의 부활에 한걸음 나아갈 수 있게 되었으며 눈엣가시 같은 쿠르드족을 손봐줄 기회를 얻었음.시리아 내전의 두 번째 승리자. 이스라엘은 시리아 내전에 적극적으로 개입하지 않았지만 시리아를 지속적으로 공습하면서 시리아 정부군 및 친이란 민병대, 특히 이스라엘의 숙적인 레바논의 헤즈볼라를 견제해주었음. 특히 헤즈볼라는 시리아 내전에서 정부군을 도와 아사드를 승리직전까지 이끈 일등공신 중 하나라 헤즈볼라 공격은 반군 입장에서는 숨통이 트인 것.특히 지난 9월 이스라엘-헤즈볼라 전쟁으로 헤즈볼라의 수장인 나스랄라가 이스라엘의 공습에 사망하자 시리아 반군 점령지역에서는 대대적인 축제를 벌이며 무려 '히브리어'로 이스라엘에게 감사 인사를 보낼 정도였음. 수니파 반군이 승리한 이상 이스라엘은 시아파 벨트(이란-이라크-시리아-레바논)의 한 축을 끊을 수 있게 되었고, 헤즈볼라는 더 이상 시리아를 통해 이란의 지원을 받기 어려워 조직 재건이 한층 더 힘들어졌음. 거기에 시리아와 영토분쟁 중인 골란고원을 자국령으로 확고히 굳힌 건 덤.카타르 또한 이번 내전의 승리자 중 하나임. 카타르는 시리아 내전 발발 초기부터 아사드 퇴진을 요구하고 반군을 대대적으로 지원했는데 내전이 격화되면서 반군이 이슬람 극단주의 성향을 띄자 미국을 비롯한 많은 서방국은 반군 지원을 끊었지만 카타르는 계속 자금과 무기를 지원하였음.2020년대 들어 러시아와 이란을 등에 업은 시리아 정부군이 승기를 잡으면서 사우디를 비롯한 수니파 국가들도 반군을 손절하고 아사드 정권과 관계개선을 모색했는데 카타르는 이에 동참하지 않음. 심지어 아사드 대통령이 아랍 정상회의에 참석해서 연설할 때도 그냥 나가버림.이제 반군이 승리하면서 카타르 또한 반군을 지원한 보답을 받게 되었음. 시리아 반군의 주요 축인 HTS(타흐리르 알 샴, 알카에다 계열)가 카타르 정부 인사와 만난 것도 그렇고 카타르의 숙원 사업인 러시아, 이란을 거치지 않고 카타르를 출발해 사우디와 이라크, 시리아, 터키, 유럽을 잇는 송유관 건설이 현실화되었음.- 패배 -시리아 내전의 최대 패자 1. 러시아는 2015년 9월 반군의 총공세로 몰락 직전이던 아사드 정권을 구하기 위해 IS 격퇴를 명분으로 대규모 군사개입을 벌였고 러시아 덕분에 아사드 정권은 기사회생할 수 있었으며 반군 세력을 괴멸 직전까지 몰고 감.특히 미국 대통령으로 트럼프가 당선되면 IS 격퇴의 일등공신인 쿠르드를 팽하는 모습을 보이자 중동 독재정권 사이에서 러시아에 대한 신뢰가 올라갔고 이는 러시아의 중동 영향력 강화로 이어짐. 시리아 내부에 해군기지(타르투스)와 공군기지(흐메이님)를 보유한 러시아는 시리아 정권의 든든한 뒷배가 되었고 시리아를 통해 중동 및 아프리카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는 계기가 되었음. 하지만 러우전으로 더 이상 시리아에 신경을 쓸 여력이 없던 러시아는 반군의 공세에 공습 말고 다른 지원을 할 수가 없었고 이로 인해 아사드 정권은 10일 만에 붕괴함. 만일 러시아가 타르투스 해군기지와 흐메이님 공군기지를 잃는다면 더 이상 중동과 아프리카에 영향력을 행사하기가 어려워질 전망임.결과적으로 러시아는 시리아에 개입하지 않는 게 나았고, 설령 개입했더라도 어떻게든 아사드 정권을 살렸어야 했는데 러우전쟁으로 시리아를 돕지 못하면서 시리아 내 러시아 군기지 및 주둔한 러시아군은 이제 터키와 수니파 반군의 자비에 기대는 처지가 되었음.그나마 다행인 점은 시리아 신 정부 또한 러시아와 관계를 척지고 싶어하지 않고, 이스라엘과 터키가 시리아를 둘러싸고 각축전을 벌이면서 러시아 군기지 유지를 위한 협상이 진행중이라는 것. 하지만 푸틴 입장에서는 그냥 철군하고 우크라로 보내는 게 더 이득일 수도 있음(...) 시리아 내전의 최대 패자 2. 시아파 벨트(이란-이라크-시리아-레바논)의 한 축이었던 시리아가 허망하게 무너지면서 이란은 더 이상 레바논 무장세력인 헤즈볼라 지원이 어려워졌음. 특히 시리아 반군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수니파는 친이란 민병대 및 헤즈볼라에 악감정이 쌓일 대로 쌓여서 이란 입장에서는 아무리 반군과 대화를 하려고 해도 좋은 결과를 얻기 힘든 상황임.특히 이스라엘 견제의 한 축인 시리아 정권이 허무하게 무너지고 헤즈볼라가 이스라엘과의 전쟁으로 괴멸 직전에 몰리면서 이란에게 남은 우호세력은 이라크와 예멘의 후티 반군만 남게 됨. 결국 경제 실패로 인한 국민들의 분노와 시아파 벨트의 약화로 인해 이란 정권은 북한처럼 핵개발에 매달릴 가능성이 높음. 북한도 시리아 정권 붕괴의 피해자 중 하나인데 중동에서 한국과 유일하게 국교를 맺지 않은 나라가 시리아였음. 특히 바샤르 알 아사드의 아버지인 하페즈 알 아사드가 김일성과 형동생 하는 사이였고 다마스쿠스에는 김일성 공원까지 존재할 정도임.또한 시리아의 핵개발을 북한이 몰래 지원해주기도 했고 이로 인해 이스라엘 스파이들이 북한에 파견된 시리아 과학자들을 암살할 정도였음. 내전 당시에는 당연히(!) 아사드 편을 들면서 시리아에 자국 군대를 보내면서 무기를 지원했고 아사드 또한 김정은에게 축전을 보내는 등 북한의 유일한 중동 창구였는데 이게 완전히 박살나버림.그동안 아사드 정권 치하의 시리아는 북한을 배려해 한국과 수교를 맺지 않았는데 아사드가 망한 이상 수교할 가능성이 높아졌고 그렇게 되면 북한의 유일 수교국은 팔레스타인 말고는 남지 않게 됨. - 애매 -미국은 내전 초창기에는 아사드의 퇴진을 주장하며 시리아 반군을 지원했지만 2013년 아사드 정권이 화학무기로 자국민을 학살했음에도 개입에 머뭇거리다 결국 온건 반군이 몰락하고 IS와 같은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이 득세하는 계기를 만들었음. 이로 인해 오바마 정권은 시리아에 IS 격퇴를 목적으로 마지못해 개입했고 아사드를 상대할 수가 없으니 반군 대신 쿠르드족과 손을 잡았는데 IS가 망하면서 쿠르드족 또한 미국한테 통수를 맞았고 바이든 정권이 들어서면서 그나마 현상유지를 하는 상황이었음.하지만 미국한테 테러단체로 찍혔던 알카에다 계열 반군인 HTS가 시리아 정부를 전복시키면서 미국 입장에서는 기뻐할 수도 슬퍼할 수도 없는 어쩡쩡한 상황이 되었음. 다행인 점은 HTS가 4년의 휴전 기간 동안 노선을 바꾸어 알카에다와 관계를 단절하고 서방에 우호적으로 접근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고 미국 입장에서는 잘만 하면 친미 국가 하나 만들 기회를 얻게 된 셈.사실 더 큰 문제는 미국보다는 미녀 여군이 많은 쿠르드임. 시리아 쿠르드는 PKK와 연계가 강해 이를 눈엣가시처럼 여기던 터키와 적대관계를 유지했고 터키 지원 반군인 SNA(시리아 국민군) 또한 전쟁을 벌일 만큼 사이가 안 좋음. 오히려 정부군과는 중립을 유지하였고 극단주의 이슬람 군대인 HTS도 더 큰 적인 아사드를 상대해야 해서 쿠르드군을 자극하지 않았지만이제 터키를 견제해주던 아사드 정권이 몰락한 이상 터키는 기를 쓰고 쿠르드를 조지려고 할 것이고 트럼프 또한 시리아 반군이 승리하자마자 시리아에서 손을 떼겠다고 발표함. 이제 쿠르드 입장에서는 생존을 위해 터키에게 굴복하던지, 아니면 터키를 상대할 새로운 동맹자를 찾아야 하는 상황임.- 결론 -아사드 정권의 승리로 끝날 줄 알았던 시리아 내전이 반군의 대승으로 끝나면서 역배(시리아 반군)에 걸었던 터키와 카타르는 대박을 맞았고 정배(아사드 정부)에 걸었던 러시아와 이란은 쪽박을 맞고 말았다.
작성자 : ㅇㅇ고정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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