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남이랑 부딪히기 싫어서 

멀리 사람이 보이면 그 사람 옆으로 미리 방향을 바꿔서 걷거든. 건물 안이든 밖이든.

그럼 둘이 마주쳐도 서로 지나칠 뿐 부딪히지를 않아.

그런데 한번은 나만 비키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냥 무신경한 듯 걸어가 봤어. 

약간 북적이는 곳이었지만 피하지 못할 정도로 사람이 많은 곳은 아니었어. 

마트나 백화점 생각하면 될 듯.

그랬더니 상대방이 피하려는 제스처나 표정도 없고 그냥 부딪히던가 거의 부딪힐 만 할 때 피하더라구.

나랑 눈을 마주치지도 않고 본인 길만 가서 이게 뭐지 싶더라.

왕지 있으면 튄다며? 나 왕지 두개나 있는데.. 눈에 안 보이나? 키도 작은 편이 아닌데.

특히 혼자 다니는 사람이 무신경한 편이었고

둘 이상 다니는 사람은 그들 중 한 사람이 먼저 무리를 이끌어 피했고

나이 많은 어른들은 느긋하게 거의 피하지 않고 다니는 편

아이랑 동행하는 어른들 중 일부는 아이 손 놓고 뛰어다니는 애들을 말로만 제지하는 어른도 있었음.

나더러 알아서 피하라는 느낌..?

사람들 중 빠르게 걷는 사람들이 스스로 피해가긴 하더라구.

카페같은 데에서도 차 마시면서 밖을 구경하면

누구는 그냥 앞으로 쭉 걷는데 누구는 그 사람을 피해주잖아.

그 사람이 무섭거나 못생기거나 반대로 잘 생긴것도 아닌데 왜 그런 걸까.

단지 성향 차이인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