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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연구 논문 <설거지론>

ㅇㅇ(59.20) 2021.10.29 11:45:56
조회 151 추천 11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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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에 ‘설거지론’이 끼치는 파급효과가 매우 큼. 본인 처지에 따라 이를 받아들이는 방식이 다를 뿐, 내용의 옳음을 부정하는 사람은 없음. 그런데 동시에, ‘설거지론’이 왜 동서고금 종교막론 맞아떨어지는지 의문을 가지는 사람도 없음. 왜냐면 그냥 살아온 경험으로 그게 맞는 말이라고 느끼기 때문임. 학자들이 변인을 예리하게 구분해 실행한 실험결과나, 또는 많은 표본으로 꾸민 통계자료로 설득력을 더할 필요가 없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학자의 짜세로 이걸 좀 정리해두려고 함. 왜냐면, 앎이 우리를 자유롭게 하기 때문임. 나를 포함해 좋든 싫든 설거지론에 매료된 사람이 많을텐데, 여기서 벗어나려면 역설적으로 이를 더 파보아야함. 사람의 마음은 익숙하고 당연한 것에는 동하지 않는 법이니까.


  제목부터 살펴보면, 먼저 ‘-론(論)’이라는건 ‘-학(學)’과 다름. ‘-학’은 우리가 아는 수학이나 물리학, 경제학 등인데, 이들은 보편적이거나 최소한 일반적인 지식을 분류해서 쌓아 놓은 덩어리들임. 학자들의 검증 스티커가 붙은 것들이란 말임. 반면, ‘-론’은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이나 사마천의 부자론 같은 ‘썰’임. 거의 믿거나 말거나 수준으로 주장에서 벗어나는 예외와 그 예외를 근거한 공격이 넘쳐나지만, 엄청난 설득력으로 그 모든 반례와 반론들을 이겨내고 일반에 받아들여지는 논의들임. 설거지론은 ‘-론’ 맞음.


  나는 이 설거지론이 군주론이나 부자론의 반열에 있는 제대로 된 썰이라고 봄. 여기서 이론적인 배경만 탄탄해지면 ‘-론’의 한계를 뛰어넘어 경제학의 영역에 한 발을 걸친 외환론과 같은 ‘정썰’의 레벨에도 닿을지 모름. 


  해서, 이 글의 목적은 설거지론을 기존 학문을 이용해 잘 해석하여 나를 포함한 독자들에게 익숙하고 당연한 것으로 만듦과 동시에, 해석된 결과물이 보다 나은 썰이 되도록 함임. 이를 위해 먼저 설거지론에서 쓰이는 용어들을 정리하고, 주요 논의들을 살펴본 뒤, 이에 부합하는 연구자료들을 살펴볼 것임.




1. 용어 정리

  설거지론에서 사용하고 있는 용어는 많지만, 필수요소에 해당하는 설거지와 퐁퐁이형, 퐁퐁부인에 대해서만 살펴보겠음. 


1) 설거지: 

A. 성적으로 문란한 과거를 가진 여성이, 

B. 본인보다 사회적 지위, 경제력 등에서 여성보다 비교적 우월하지만 연애경험이 적어 여성의 속내를 알아챌 능력이 없는 남성을, 

C. 사랑 없이 오로지 남성의 사회적 경제적 은혜를 입을 목적으로 유혹하여 

D. 결혼에 성공하였을 때, 

E. 그 결혼 시점 이후 남성의 삶을 낮잡아 이르는 말이다.


2) 퐁퐁이형: 

A. 설거지 당사자 중 남성. 

B. 자유연애가 만연해진 시점에 성인이 되어 최근 결혼율이 급감하기 이전에 쫓기듯 결혼한 70~80년대생이 주류다. 

C. 선천적으로 얼굴, 키, 몸매 등이 비교적 좋지 못해서 성적 매력이 낮고, 그에 따라 연애경험이 적다. 여성에 대해 잘 모른다.

D. 집안이 부유하거나, 수입이 높아서 결혼 상대로는 인기가 있다. 


3) 퐁퐁부인: 

A. 설거지 당사자 중 여성. 

B. 퐁퐁이형의 결혼 사정거리 내에 있는 세대로, 70~90년대생이 주류다. 

C. 얼굴, 키, 몸매 등이 비교적 좋아 성적 매력이 높고 연애경험이 많다. 

D. 높은 성적 매력은 결혼 상대로서 큰 장점이며, 본인보다 경제력이 좋은 남성과 맺어지는 경우가 많다.




2. 주요 논의

  설거지론의 핵심적인 주장은 주요주체인 퐁퐁이형이 자신의 피해를 인식하지 못하는 피해자임과 동시에 퐁퐁부인은 의도적인 가해자라는 것임. 설거지론에서는 각 주체의 사고방식 차이에서 설거지가 발생한다고 주장함. 따라서 이 장에서는 각 주체의 사고방식이 어떻게 대비되는지를 살펴볼 것임.


1) 성장 환경

A. 퐁퐁이형: 70~80년대생의 성장기에는 아직 기사도 정신이 강조되었으며, 이는 586세대 남성들의 그것과 연속성을 가진다. 남성들은 국가와 조직, 여성과 아이, 가정을 지키고 희생하는 존재라고 생각하도록 교육받았고, 그것이 당연시되었다. 

B. 퐁퐁부인: 586세대 남성들은 당신들의 어머니, 여자 형제, 여성 동료들의 희생으로 입은 은혜가 있고, 이는 그들의 부채의식을 낳았다. 그들은 그 부채를 실제 채권자가 아닌 자신의 딸들에게 ‘오냐오냐’하는 것으로 갚았으며, 그 결과 그녀들은 현재 ‘해줘’ 세대가 되었다. 퐁퐁부인은 그 세대의 일각이다. 희생을 모르는 이들이다.


2) 성적 매력

A. 퐁퐁이형: 성적 매력이 낮다. 하지만 성욕은 있으므로 이들은 욕구를 채우기 위해 성적 매력 대신 경제력을 내세운다. 그리고 실제로 여성들에게 유효한 경제력과 그 경제력을 가능케한 지성을 자신의 성적 매력이라고 오인한다(ex. Br.ainy is the new sexy!). 그리고 이에 혹한 여성들의 관심을 사랑이라고 착각한다.

B. 퐁퐁부인: 성적 매력이 높다. 많은 연애경험을 통해 성적 매력이 인간관계에 있어 갑을관계를 정할만큼 중요하다는 것을 깨우쳤으며, 이를 사람을 재는 잣대로 사용한다. 예컨대 퐁퐁이형은 멸시하는 반면, 성적 매력이 본인에 비해 우월한 남성 앞에서는 한없이 작아진다.


3) 섹스

A. 퐁퐁이형: 연애경험이 적으니 잘 할 리가 없다. 사이즈 또한 문제다. 해면체는 쓸수록 커지는 경향이 있는데, 이들의 성기 평균 크기는 수도승이나 수도사의 평균과 같다. 연애에는 섹스가 가장 중요하고, 섹스에는 성적 매력이 가장 중요하지만, 퐁퐁이형은 뇌에 기사도라는 이름의 정조대를 찼다. 섹스에 사랑이 가장 중요하다고 잘못 알고 있다. 성적 매력이 없는 퐁퐁이형은 여성에게 만족스러운 섹스를 해줄 수 없으며, 만족스러운 섹스가 없는 좋은 연애는 없고, 당연히 좋은 결혼도 없다. 

B. 퐁퐁부인: 많이 해본만큼 잘한다. 당연히 상대방에 대한 기대치가 높다. 그런데 크기나 스킬, 사랑이 중요할거라는 퐁퐁이형의 생각과는 달리, 의외로 이들의 만족감은 상대방의 성적 매력과 상관관계가 높다. 그런데 이를 솔직하게 말하는 여성은 드물고, 퐁퐁 부인도 마찬가지다. 여성이 섹스에 솔직해지면 걸레취급받기 십상이라는 것을 잘 아니까. 그녀들의 침묵은 퐁퐁이형들이 잘못된 방향으로 노력하도록 만들었다. 퐁퐁부인을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본인이 성형수술을 하거나 운동을 해야 하지만, 돈을 더 벌 궁리를 한다든가 또는 지적 매력을 뽐낸답시고 TV 프로그램에서 나오는 퀴즈에 소리높여 답한다든가 하는 병신짓을 한다.


4) 사랑

A. 퐁퐁이형: 성욕과 사랑을 구분한다. 이들에게 사랑은 대상을 위한 희생과 동의다. 애국심이나 애사심처럼 이들의 사랑은 희생을 전제로 한다. 기사도에 묶여있다. 여성의 사랑이 남성의 사랑과 동의라고 착각한다.

B. 퐁퐁부인: 이들에게 성욕과 사랑은 동일한 개념이다. 성적 매력이 있는 남성이 섹스하고 싶은 남성이고, 또 사랑하는 남성이다. 처음 보는 섹시한 남성을 사랑하며, 다른 여성의 섹시한 배우자도 사랑하고, 동시에 여러 섹시한 남성도 사랑한다. 결혼 후에도 들키지만 않으면 혼외정사가 괜찮다고 생각한다. 남성에게는 추악해 보이겠지만, 여성들에게는 당연하다. 연애경험을 통해 남성이 생각하는 사랑과 자신이 사랑이 다름을 인지하는데, 남성이 자신을 위해 희생할 수 있는지 여부를 지속적으로 확인한다. 고문이 아니라 돌다리를 두드려보는 개념이다.


5) 연애관과 결혼관

A. 퐁퐁이형: 청소년기부터 취직 이전까지 연애경험이 없다. 만족되지 못한 성욕이 독처럼 고여서 생긴 보상심리가 있다. 이는 퐁퐁이형이 연애와 결혼에 큰 의미를 부여하도록 한다. 이들이 성욕을 누르며 쌓은 학업의 결과가 그 연애와 결혼을 가능케 했기 때문이다.

B. 퐁퐁부인: 퐁퐁이형은 연애와 결혼을 같은 사랑의 범주로 묶지만, 퐁퐁부인은 연애와 결혼을 구분한다. 연애는 좋은 섹스를 하기 위함이지만, 결혼은 본인의 지갑 노릇을 하다 이제는 늙어버린 586아버지를 대신할 남성을 새로 구하기 위함이다.


6) 결혼과 사랑

A. 퐁퐁이형: 퐁퐁부인을 사랑해서 결혼했다. 현재 자신을 사랑하든 그렇지 않든, 퐁퐁부인도 최소한 결혼하던 그 시점에는 자신을 사랑해서 결혼했다고 믿는다.

B. 퐁퐁부인: 퐁퐁이형을 단 한순간도 사랑하지 않았다. 퐁퐁이형은 성적 매력이 없으니까. 이후에도 절대 사랑할 수 없다. 전술하였듯, 그녀는 단지 지갑 역할을 해줄 수 있는 남성을 찾아 결혼했다. 


7) 결혼과 섹스

A. 퐁퐁이형: 지금도 퐁퐁부인을 사랑하고, 퐁퐁부인과의 섹스는 기쁘며, 아이는 사랑의 결실이라고 생각한다. 사랑하기에 경제력은 희생하고 용돈에 만족할 수 있다. 용돈은 본인 월급 실수령액의 5%에 불과하지만, 잡혀 사는 것을 사랑과 헌신의 기사도를 수행한다는 자랑으로 여기고 여기저기 떠벌린다. 

B. 퐁퐁부인: 사랑하지도 않는 퐁퐁이형과의 섹스는 고문이다. 퐁퐁이형처럼 못생긴 사람과의 섹스는 처음이다. 그리고 아이는 그 끔찍한 섹스의 부산물이다. 고역이 된 섹스는 퐁퐁부인으로 하여금 보상심리를 갖게 하고, 그 보상심리는 퐁퐁남의 경제력을 빼앗고, 육아를 독박육아라 부르고, 시댁을 시월드라 칭하는데 정당성을 부여한다. 




3. 관련 연구


1) 설거지론에서 언급되는 사랑에 대한 언어학 및 인류학적 견해

A. 현재 존재하는 언어의 대부분은 남성에 의해 창조됨. 특히 문자의 경우에는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님. 최근 약 20년을 제외하면 세계 사회는 남성들만의 무대였기 때문임.

B. Saussure는 우리가 생각대로 말을 구성하는 것이 아니라, 아는 단어대로 생각한다고 함(1). Wittgenstein은 ‘언어의 한계는 세계의 한계’ 라고 함(2). 이들에 따르면 우리는 ‘남성’의 사랑을 ‘사람’의 사랑으로 일반화하고 있을 확률이 높음. 왜냐하면 대부분의 단어들이 남성 위주로 만들어져 있기 때문임. 

C. 물론 언어는 시간에 따라 그 의미가 변하므로 공시성과 통시성을 따져 보아야함. 하지만 우리는 오래 전의 고전을 읽더라도 ‘사랑’이라는 단어에서 지금과 다른 의미를 발견하지 못함. 변하지 않은 것임.

D. 이 ‘사랑’은 덕목 중 하나임.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사람이 응당 가져야 할 마음가짐에는 성실, 인내, 희생, 애국심, 애사심, 동료애, 가족애, 겸손, 면학 등이 있음. 

E. 이 덕목들은 오래 지속된 남성 위주의 사회에서 남성의 특성을 받아쓴 것이거나, 남성들만이 가입되어 있던 조직의 인재상임. 

F. 위에서 언급되었던 ‘기사도’와 같이 남성들은 덕목을 강박적으로 지키도록 교육받았으며, 이를 어겼을 때 동일한 죄를 지은 여성보다 강하게 처벌받는 경향이 관찰됨(3, 4).

G. 한편, 신화나 속담, 문학 등에서 음란함, 비열함, 뻔뻔함 등 사람의 좋지못한 특성을 여성의 특성으로 일반화하는 경향이 관찰됨(5, 6).

H. 이렇게 남성의 특성과 여성의 특성이 녹아 있는 단어들을 우리는 성별을 가리지 않고 사용함.

I. 여기서 우리는 여성이 이에 대응하는 감정이 있든 없든 관계없이, ‘사랑’을 남성만이 느낄 수 있는 감정이고, ‘희생’ 또한 남성만의 특성이라고 가정해볼 수 있음. 설거지론에서처럼 여성이 정말로 사랑을 모르는 존재로 가정할 수 있다는 말임.

J. 알려진 사실들을 조합해 가정해 볼 수 있다는 말은 그것이 높은 확률로 사실일 수 있다는 말과 같음. 

K. 물론 낮은 확률로 아닐 수도 있음.


2) 설거지론의 ‘부산물’에 대한 신경과학적 견해

A. 남성은 사정할 때 바소프레신이라는 호르몬이 나옴. 효과가 많지만 대표적으로 상대방과 자식에 대한 애착을 불러일으킴. 그리고 여성은 출산시나 스킨쉽, 오르가즘시 옥시토신 분비가 증가하는데, 이 역시 효과가 많지만 대표적인 것은 모성애임.

B. 서로 섹스하기를 좋아하는 정상적인 부부는 자식을 미워할 수 없음.

C. 반면, 섹스리스인 경우에는 자식을 부산물 취급하지 않을 도리가 없음. 바람을 피우는 경우에는 되려 가정적일 수 있음.

D. 객관적으로 보면 자녀 양육은 리턴을 기대하기 힘듦. 투자가 아닌 소비임. 호르몬 분비가 끊어지면 남인데, 내 돈을 엄청 깨먹는 남임. 어디에 기대서 그 부산물들을 사랑할거임? 대부분의 사람은 예수나 붓다 같은 성인(聖人)이 아님. 호르몬 없는 양육은 자녀를 기생충으로 보이게 만듦.


3) 설거지론 중 성욕과 사랑에 대한 심리학 및 신경과학적 견해

A. 애초에 남녀는 몸이 다르고, 몸이 다르니 사회적 기대가 다르고, 성역할이 다름. 사람의 성격과 공감능력은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에 영향을 동시에 받아 결정되므로 남녀는 물론 개인마다 모두 다름.

B. 남녀는 몸이 다르고, 다른 사회적 역할을 기대 받음. 이들은 같은 상황에서도 다른 호르몬을 분비하고 다른 감정을 느낌.

C. 어느 커플이 서로 느끼는 감정이 ‘사랑’이라는 같은 단어로 표현된다 하더라도, 서로 같은 감정을 느끼는 것은 아님.

D. Marazziti와 Canale의 연구에 따르면 사랑에 빠진 초기에 남녀는 코르티솔 수치가 높아짐. FSH와 테스토스테론의 경우 남성은 낮아지고 여성은 높아짐. 그리고 12개월 정도 지나면 이 차이는 다시 원래대로 돌아옴(7). 간단히 해석하면 남성은 사랑 초기에 스트레스를 받고 성욕이 평소보다 되려 감소하는 반면, 여성은 스트레스를 받음과 동시에 성욕이 커지고 몸은 임신할 준비를 하게 됨. 

E. 남성이 사랑과 성욕을 구분하고, 여성이 성욕과 사랑을 동일시한다는 말은 신경과학적으로 사실임. 

F. 남성과 여성이 받아들이는 성적매력에 대한 연구를 보면, 남성이 여성을 볼 때에는 외모에 치중된 단순한 기호를 가진데 비해 여성의 경우에는 남성의 외모뿐 아니라 남성의 야망과 수입까지 고려하는 복잡한 기호를 가진다고 함(8, 9). 재밌는건 데이트하고 섹스할 남성인지 결혼할 남성인지에 따라 고려사항이 달라짐.

G. 심리학의 이론 중 하나로 The dual-mating theory(10)라는게 있음. 여성이 수입을 줄 ‘남편감’과 씨를 받을 ‘아빠감’을 다른 평가기준으로 받아들이고 배란기에 아빠감을 찾아 바람을 피는 경향이 있다고 보는 것임. Pillsworth와 Haselton은 이걸 실험으로 확인해봄. 황체형성호르몬 검사로 배란기임이 확인된 여성들을 성적 매력이 있는 남성과 짝지은 여성 그룹과 매력적이지 않은 남성과 짝지은 여성 그룹으로 나누어 인터뷰를 진행함. 예상대로 전자의 그룹은 바람피고 싶다고 함(11). 

H. 위 F와 G를 보면 퐁퐁부인이 계산적으로 퐁퐁이형을 ‘남편감’으로 잡는다는 주장에 고개가 끄덕여짐. 

I. 하지만 퐁퐁부인이 ‘아빠감’을 따로 구해 바람을 피는 경향이 실제로 있는지에는 논란의 여지가 있음. 실제 검증이 어렵기 때문임. G에서 소개한 실험은 가상의 상황이지만, 퐁퐁부인이 바람을 피는 경향이 정말이라고 말할 수 있으려면 실제 사회의 통계나 실제 상황에서의 실험이 이루어져야하기 때문임. 외도 사실을 인터뷰로 알아낼거임? 아니면 결혼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외도 실험을 해볼거임? 불가능함. 대신 법원 판결로 명확해진 외도 사실들을 통계로 뽑을 수는 있겠으나, 그것들은 ‘걸린’ 것들만 추린 숫자이니 사실과 거리가 있을 것임. 

J. 그래서 새들을 관찰한 연구결과라도 참조해볼까 함. 쥐들로 연구한 것들도 있는데, 새쪽이 더 직관적임. 몇몇 일부일처제를 유지하는 새들을 관찰해보면 암컷이 짝짓기를 많이 한 수컷과 짝이 되면 바람을 피지 않고, 경험 없는 수컷과 짝이 되면 바람을 핀다는 관찰결과가 있음(12, 13). 

K. 위 연구에서 관찰한 새는 Chiroxiphia lanceolata임. 얘들은 우리처럼 일부일처제를 고수함. 이 일부일처제가 모든 불행을 만듦. 

L. 우리와 똑같이 동물의 세계에서도 수컷들의 짝짓기 경험 수는 그 수컷이 얼마나 성적으로 매력적인지를 말해줌. 모든 암컷들은 매력적인 수컷의 씨를 원하지만, 그놈의 일부일처제 때문에 매력적인 암컷과 실제 짝이 되는 암컷들은 적음. 그런데 동시에 육아에 짝은 하나 있어야 함. 이 두 욕망을 동시에 만족하기위해 암컷들은 자신의 수준에 맞는 남편용 수컷과 우수한 애아빠용 수컷을 따로 두는 방법을 씀.

M. G에서의 인터뷰 내용과 동물 관찰 결과가 일맥상통하는 바가 있음. 이것만 가지고 ‘남편의 성적 매력이 낮을 경우 여성은 바람을 핀다’는 주장을 사실이라 할 수는 없겠지만, 인류학적 관점에서는 유전적 요인에 의한 바람기가 해당 상황에 처한 여성에게서 충분히 발현될 수 있다는 가정을 세울 수 있음. 반복하지만, 알려진 사실들로 조합한 가정은 사실일 확률이 높음.




4. 소결

  설거지론은 한 명의 주장이 아님. 다수의 화자가 있고, 이들이 가진 사회적 위치의 스펙트럼은 매우 넓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핵심 주장과 일관되는 새로운 논의는 지금 이 순간에도 덧붙여지고 또 실제 사례들로 보강되는 중임. 


  지식은 사실 또는 법칙임. 유력한 논의들은 근거가 부족할지라도 지식으로 취급됨. 어떤 주장들은 실제로 확인해보지 않아도 사실임이 명확하기 때문임. 마치 우리가 태양을 만져보지 않더라도 그것이 뜨거움을 알듯이. 설거지론도 이와 다르지 않음. 내 이야기가 아니더라도 또 통계나 실험결과로 뒷받침되지 않더라도 우리는 이것을 쉽게 사실로 받아들임. 


  하지만 현대사회는 냉정함. 근거가 단단하지 못한 논의는 비록 그것이 사실이라 할지라도서브컬처로 폄하되고 헛소리로 치부되기 십상임. 설거지론과 같이 우리 사회의 주류가 내재한 구조적 불합리함을 찌르는 날선 논의는 더욱더 그러한 저항에 직면하기 쉬움. 그리고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설거지론에 거부감을 표현하는 경향이 관찰됨. 


  여기서 이 글에서 시도된, 학문적 성과들을 통해 설거지론의 안을 들여다보는 행위는 단순히 이 논의의 출처가 디시인사이드라는 사실만으로 그 가치를 알려고 하지 않거나, 자신의 처지에 따라 이 논의의 유불리를 따지는 대중에게 유효한 울림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짐작함. 


  솔직히 말해 내 분야에서 많이 벗어난 연구들을 살펴보았기 때문에 주류 학설과 반대되는 연구를 참조하거나 소수의견을 일반화하는 등의 부족함이 있을 수 있음. 부디 내 부족함이 다른 능력자 갤럼들의 학구열과 글 마려움을 자극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함.





참고문헌

(1) De Saussure, Ferdinand. Writings in general linguistics. Oxford University Press on Demand, 2006.

(2) Logico-Philosophicus, Tractatus. "Logisch-philosophische Abh.andlung." By Ludwig Wittgenstein. First published by Kegan Paul (London) (1922). Oha, Obododimma. "The semantics of female devaluation in Igbo proverbs." African Study Monographs 19.2 (1998): 87-102.

(3) Grabe, Maria Elizabeth, et al. "Gender in crime news: A case study test of the chivalry hypothesis." Mass C.ommunication & Society 9.2 (2006): 137-163.

(4) Dirks, Danielle, Caroline Heldman, and Emma Zack. "‘She’s white and she’s hot, so she can’t be guilty’: Female criminality, penal spectatorship, and white protectionism." Contemporary Justice Review 18.2 (2015): 160-177.

(5) Ferrante, Joan M. Woman as image in medieval literature. Columbia University Press, 1975.

(6) Marazziti, Donatella, and Domenico Canale. "Hormonal ch.anges when falling in love." Psychoneuroendocrinology 29.7 (2004): 931-936.

(7) Townsend, John Marshall, and Timothy Wasserman. "The perception of sexual attractiveness: Sex differences in variability." Archives of Sexual Behavior 26.3 (1997): 243-268.

(8) Townsend, John Marshall, and Timothy Wasserman. "Sexual attractiveness: Sex differences in assessment and criteria." Evolution and Human Behavior 19.3 (1998): 171-191.

(9) Pillsworth, Elizabeth G., and Martie G. Haselton. "Women's sexual strategies: The evolution of long-term bonds and extrapair sex." Annual Review of Sex Research 17.1 (2006): 59-100.

(10) Pillsworth, Elizabeth G., and Martie G. Haselton. "Male sexual attractiveness predicts differential ovulatory shifts in female extra-pair attraction and male mate retention." Evolution and human behavior 27.4 (2006): 247-258.

(11) Rivers, Pearl R., and Emily H. DuVal. "Multiple paternity in a lek mating system: Females mate multiply when they choose inexperienced sires." Journal of Animal Ecology 89.5 (2020): 1142-1152.

(12) Kempenaers, Bart. "Why do females of a lekking species mate with multiple males?." Journal of Animal Ecology 89.5 (2020): 1138-1141.





+제언


엄한 소리라 제언은 따로 뺌. 


나는 어렸을 때 동물의 세계를 많이 봄. 

걔들은 문자가 없기에 쌓은 지식이 세대를 건너 전달되기 어려움. 본능으로 삶. 

그래서 그런지 어느 시점에 새로 찍은 다큐라도 화면 안의 사자는 그냥 사자고, 하이에나는 그냥 하이에나였음. 

그야말로 변치 않고 유전자가 시키는대로 살더라는 말임.


근데 사람은 다름. 문자로 고정된 지식들이 있고, 그 지식이 문화를 묶음. 

그리고 그 문화는 교육되지 않은 사람이라면 하지 않을 많은 행위들을 우리가 사회에서 하고 살게 함. 

같은 문화권에 속한 사람들은 같은 것을 믿음. 그게 맞든 틀리든 상관없음. 이런 경향을 집단경향성이라고 함.


그런데 그거 앎? 사회화되지 않은, 그러니까 음지에 있는 우리의 어떤 행위들은 당장 우리의 가장 친한 친구조차도 뜨악하게 만들 수 있음.


더럽지만 예를 들면, 화장실에서 변을 본 후에 똥꼬를 앞으로 닦는 사람도 있고, 뒤로 닦는 사람들도 있으며, 앞 뒤로 모두 닦는 사람들도 있고, 

이런 행위를 서서 수행하는 사람도 있고, 앉아서 수행하는 사람도 있음. 

그리고 당장 물을 내리는 사람도 있고, 물을 아낀다고 뚜껑만 덮어두는 사람도 있음.


극단적인 예시지만, 이는 우리가 언제나 문화적으로 행동한다는 생각이 착각임을 일깨워줌. 

우리 안에는 사자도 있고, 하이에나도 있고, 침팬지도 있음. 어쩌면 Chiroxiphia lanceolata도 있을지 모름. 

우리 안의 짐승들은 우리가 혼자 있을 때를 노려 가끔씩 겉으로 튀어나옴.


왜냐면, 사회, 그러니까 양지에 드러나지 않는 우리의 행위와 속내는 그야말로 사회화되지 않기 때문임. 

그리고, 당연하지만 재미있게도, 타인의 그러한 모습에 우리는 놀라게 됨. 


이를 알고 보면 설거지론이 쉽게 이해됨. 

설거지론은 누구도 드러내어 이야기하지 않아서 사회화되지 않은, 우리 어두운 본능의 영역에 대한 조명임. 


그러니 누군가에게는 단지 보기 불편한 이야기이겠지만, 누군가에게는 영업방해일테고, 또 어느 누군가에게는 재미있는 이야기일 것임. 



나의 제언은 짦음. ‘설거지론의 내용이 이러니 우리는 이렇게 행동하자’같은게 아님. 


그냥 앎을 넓혔다고 생각하고 지나가라는 것임. 우리가 앞으로 닦는지, 또 뒤로 닦는지에 얽매이지 않는 것처럼.


왜냐면, 너의 인생은 일반화될 수 없기 때문임.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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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0536 ㄴ어제먹은 카레덮밥에 미프진이 섞여있었어 ㅇㅇ(223.62) 21.10.31 25 0
430535 여자가 유혹한게 아니라 니 머가리에 야한거밖에 안든거자나 ㅇㅇ(175.223) 21.10.31 19 0
430534 여자는 고백 안하면 모름 [1] ㅇㅇ(223.38) 21.10.31 70 8
430531 얼굴 작으면 웬만하면 동안이거든 ㅇㅇ(223.39) 21.10.31 46 0
430530 경인을해지옥가라 추천 백설유부녀(221.156) 21.10.31 51 12
430528 일본은 남자들이 성적인 스트레스를 풀 사회적 장치가 많아 ㅇㅇ(107.181) 21.10.31 53 2
430527 ㅇ ㅐ들아 신장살몰시간 가져왔는데 몇시인거냐노냐노? [1] 계묘녀(122.36) 21.10.31 37 0
430526 엄마가 아이 속박통제 지배. TXT [1] 마인츠05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10.31 32 0
430524 마스크 낀사람보고 동안이라고 하는건 뭔상황임? [3] ㅇㅇ(223.39) 21.10.31 47 1
430522 징글맞다 증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ㅇㅇ(124.59) 21.10.31 21 0
430520 난 콧대만 수술하게 [4] 쉰김치(91.193) 21.10.31 52 0
430519 되게 깨끗하다 생각하네 ㅇㅇ(124.59) 21.10.31 24 0
430518 알바했던 곳에서 세금 신고 한다고 [3] .(49.163) 21.10.31 63 0
430517 아니 내가 씹질 현장을 봤으면 ㅇㅇ(124.59) 21.10.31 19 0
430516 내가 성범죄자인지가 여자 기분에 달렸어 ㅇㅇ(49.174) 21.10.31 15 1
430514 목소리는 십성이 머야 [2] 하잏(221.162) 21.10.31 42 0
430513 안1철수 나오네. 나가국(34남@)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10.31 24 0
430512 님들 사주 좀 봐주세요 ㅇㅇ(27.116) 21.10.31 17 0
430511 기신운도 옮아..??????? [2] ㅇㅇ(58.120) 21.10.31 85 1
430510 한국 남자가 성범죄가 많다는거는 페미 논리자나 ㅇㅇ(107.181) 21.10.31 19 0
430509 이 가소로운년이 왜 옆에서 감놔라 배놔라 [4] ㅇㅇ(124.59) 21.10.31 23 0
430508 아 저녁 괜히 먹엇다. 나가국(34남@)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10.31 16 0
430507 나의 관심사 ㅇㅇ(39.7) 21.10.31 23 1
430506 안볼사람 안보고 살면 그만이지 백설유부녀(221.156) 21.10.31 20 0
430505 꾸미는거 귀찮아해서 마스크세상이 너무 좋은데ㅋㅋ ㅇㅇ(223.39) 21.10.31 34 1
430504 어릴때 덧니 잇는데 치아교정 안하고 얼굴 여드름 범벅인데 마인츠05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1.10.31 24 1
430501 코수술하고 거의대부분 안예뻐지는구나 [3] 꼬부기(58.125) 21.10.31 68 0
430499 마눌하구 초밥 만든거 먹는중❤~ [3] 엉아(221.145) 21.10.31 56 1
430498 나도니들이랑 어울리기싫어 [7] 백설유부녀(221.156) 21.10.31 32 0
430496 자월이랑 축월에 개페인 될 거 같은데,,, ㅇㅇ(61.80) 21.10.31 33 0
430495 한국인들이 교양이 부족하다 그거는 맞는말인데 한남이 성범죄가 많다 ㅇㅇ(107.181) 21.10.31 21 0
430494 차은우 그냥 현실인물이 아님 ... [1] 쉰김치(91.193) 21.10.31 120 0
430493 인간이 태어난 방법이 강간이니 감방행 정도가 수지가 맞지 ㅇㅇ(175.223) 21.10.31 18 0
430492 여자 만나면 돈만 털리는 게 아니라 감옥갈 걱정도 해야해 ㅇㅇ(49.174) 21.10.31 16 1
430491 공개된 판검사들 생일 사주 책에 실으면 불법인거냐? ㅇㅇ(223.38) 21.10.31 45 0
430490 차은우 여자보다 대가리작음.. [2] 스뎅(124.56) 21.10.31 280 1
430488 너가 지금 만난 여자가 30년 뒤에 돈달라고 찾아온다 ㅇㅇ(49.174) 21.10.31 19 1
430487 걍 마스크 ㅃㄹ 벗엇으면 [3] 쉰김치(91.193) 21.10.31 50 1
430486 패봐 패봐 썅년아 ㅇㅇ(124.59) 21.10.31 13 0
430485 얘네 생일똑같은데 인상 왤케다름? [3] ㅇㅇ(112.151) 21.10.31 78 0
430483 님들 무슨공부해야되요? 사주 좀 봐주세요 ㅇㅇ(27.116) 21.10.31 21 0
430482 필립이 맨날 효도 이유로 내 팬다 ㅇㅇ(124.59) 21.10.31 9 0
430481 공과금내는거 귀찮아서 끊키기전에야내고 ㅇㅇ(223.39) 21.10.31 25 0
430480 범죄자 싸개들 손절치는 중 ㅇㅇ(175.223) 21.10.31 20 0
430479 아줌마 아저씨 잘 뒤져 ㅇㅇ(124.59) 21.10.31 16 0
430478 내가 대인배는 아니라도 옳고 그른거는 알고 있어 ㅇㅇ(107.181) 21.10.31 17 0
430477 이거 모노 ㅋㅋㅋㅋ [3] ㅇㅇ(223.38) 21.10.31 38 0
430476 ㅋㅋㅋ속도 ㅈㄴ 구리고 느리다 ㅇㅇ(124.59) 21.10.31 12 0
430474 로리 노래자랑 ㅈㄴ 좋아하네 ㅇㅇ(124.59) 21.10.31 13 0
430473 나 남친 언제 생겨??ㅠㅠ [3] ㅇㅇ(211.36) 21.10.31 40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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