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가 29일 서울 마포구 상암 DDMC 채널A 스튜디오에서 열린 대선 경선 일대일 맞수토론 준비를 하고 있다.ⓒ뉴시스 /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 대선 후보인 홍준표 의원이 아동수당을 '선별 지급'해야 한다고 29일 주장했다. 아동수당은 소득 하위 90% 이하인 가구에만 지급했다가 2019년부터는 소득기준을 폐지하고, 보편지급으로 개편됐다.

홍 의원은 이날 서울 마포구 상암 DDMC 채널A 상암스튜디오에서 열린 '국민의힘 본경선 마지막 1:1 맞수토론'에서 유승민 전 의원의 복지 정책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홍 의원은 '세금을 낮추자고 공약했는데, 복지는 어떻게 할 것이냐. 문재인 정부의 복지 정책 중 어느 것을 폐지할 것이냐'는 유 전 의원의 질문에 "보편적 복지는 시행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국민 전체에게 일괄적으로 지급되는 복지보다 가난한 사람한테 더 집중적으로 지원하는 제도를 택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유 전 의원이 '그러면 아동수당은 없애는 것이냐'고 묻자, 홍 의원은 "살만한 사람한테는 줄 필요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다만 홍 의원은 "아동수당은 없어지는 게 아니고, 일정 금액 이상의 소득과 재산이 있는 분은 안 받아도 되니, 가난한 사람에게 몰아주자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유 전 의원은 "기초노령연금(기초연금)은 어떻게 할 것이냐"고 물었다. 기초연금은 현재 소득 하위 70%의 만 65세 이상 고령층에게 지급되지만, 제도 설계에 사각지대가 많고 노인 빈곤 문제가 심각한 우리나라의 특성상 지급 대상과 금액을 확대해야 한다는 요구가 큰 상황이다.

홍 의원은 기초연금 문제에 대해서도 "그것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모든 걸 어려운 분들한테만 지급하자는 의미냐'는 질문에도 "그렇게 봐야겠다"고 답했다.

두 사람의 맞수토론은 주로 유 전 의원이 홍 의원의 공약을 공격하고, 홍 의원이 이를 방어하는 분위기로 흘러갔다. 홍 의원은 이번 토론회에서도 '일단 시행해 본 뒤 부작용이 생기면 재검토하겠다'거나 '대통령이 되면 다시 생각해보겠다'는 답변으로 위기 상황을 모면했다.

그동안 토론회에서 홍 의원의 '공매도 폐지' 공약에 대해 진짜 할 것인지를 물어왔던 유 전 의원은 이번에도 재차 같은 질문을 던졌다.

홍 의원은 "유 후보님 말대로 저희들이 다시 검토하고 있다"면서도 "지금의 공매도 제도는 순기능보다 역기능이 많다고 본다. (일단) 공매도를 폐지해놓고 과연 유승민 후보 말대로 그런 상황이 오면 재검토하는 게 맞지 않겠나"라고 답했다.

유 전 의원은 '정시 100%, 수능 100%'를 골자로 한 홍 의원의 교육 공약에 대해서도 공교육이 무너지고 불공정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 전 의원이 해당 공약의 철회를 요구하자, 홍 의원은 "그건 대통령이 되고 난 뒤에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와 토론할 때도 대통령 되고 나서 검토한다고 할 것이냐'는 지적에는 "그런 경우도 있다"며 "공약만으로 (대통령이) 다 집행할 수 있나"라고 맞받아쳤다.

유 전 의원이 "공약 낼 때 고민해서 잘 내야 하는 게 아니냐"고 다시 반박했으나, 홍 의원은 "열심히 생각해보고 그렇게 정리를 했는데 유승민 후보가 안 된다고 하니 다시 한번 생각해보겠다는 취지로 말하는 것"이라고 응수했다.

'대통령이 되면 긴급재정명령권을 발동해서라도 민주노총을 때려잡겠다'고 했던 홍 의원의 발언도 도마 위에 올랐다.

유 전 의원이 "긴급재정명령권으로 민주노총을 어떻게 때려 부수겠다는 것이냐"고 묻자, 홍 의원은 "수단에 대해서는 제가 대통령이 되고 난 뒤에 말씀드리겠다"고 답변을 피했다.

유승민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들이 29일 서울 마포구 상암 DDMC 채널A 스튜디오에서 열린 대선 경선 일대일 맞수토론 준비를 하고 있다. 2021.10.29.ⓒ뉴시스 / 국회사진기자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