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운 모래사막 깊숙한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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털진드기(39.7) 2021.11.30 04:26:47

조회 41 추천 0 댓글 0

말라비틀어진 미이라에게

어느 고대 문명의 찬란했던 역사가 낙인처럼 새겨져있다

차가운 모래더미속에 마른 거죽으로

죽은듯 살아 옛 추억만을 뼈에 촌촌히 새겨넣은 이 미라는

앙상한 손 가지를 얼음가루같은 모래들 사이에 뻗쳐

잃은지 오래된 심장을 찾아 헤맨다

움푹 패이고 시꺼먼 두 눈속에 스치는 것은

사랑했던 그이의.잔상, 찬란했던 성벽의 휘장,

그이와 걸었던 수채화같은 낙엽길이나,

미이라의 낡은 붕대속 초라한 심장은

형체를 알수없는 마른 염통 조각일 뿐이니

그가 찾는것은 또다른 심장이요

고향처럼 따스할 황금빛 영원이었다

눈물도 흘리지 못할 움푹 패인 미이라의 눈이 가엾어

시린 달빛은 오늘도 사막의 밤에 허연 눈물흘 흩뿌리는데

미이라의 찬 가슴속은 언제쯤 다시금 붉은 피를 터뜨릴지,

오늘도 가련한 미이라의 손가락은 차가운 모래더미를 더듬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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