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마해영 객원기자] 

정규시즌 1위로 한국시리즈에 직행한 두산은 SK를 기다렸다. SK는 넥센과 플레이오프(PO)를 치르며 실전 감각을 끌어올린 반면 두산은 연습경기만을 치렀다. 타자들이 얼마나 빨리 실전에서의 타격감을 되찾느냐가 최대 관건이었다.

두산은 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SK와의 한국시리즈 1차전에 예상했던대로 베스트 라인업을 들고 나왔다. 경기감각이 문제라고들 하지만 개인적으로 큰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대부분의 타자들이 첫 타석만 지나면 시즌 모드로 들어간다. 그보다는 경기를 치르며 타격감을 확실히 조율한 SK 타자들이 초반 더 매섭게 방망이를 돌렸다고 보면 된다. 1회 한동민의 투런포만 봐도 그렇다. PO에서 좋지 않았지만 PO 4차전 홈런으로 손맛을 확실히 되찾았고 3연속경기 홈런을 터뜨렸다. 

두산 역시 1회 박건우와 김재환이 삼진을 당하긴 했어도 이후 타석부턴 제 스윙을 하는 모습이었다. 1회에는 SK 선발투수 박종훈의 도망가는 투구를 예측하다 승부가 들어온 까닭에 삼진을 당했다. 2회 2사 만루에서 나온 허경민의 타구는 2스트라이크 이후라 맞히는 타격으로 휘둘러 우익수 뜬공에 그쳤다. SK의 운이 좋았다. 역시 한 바퀴를 돈 3회 두산 타선이 터졌다. 1사 1, 3루에서 최주환이 1타점 적시타를 터뜨렸는데 가장 좋은 타격자세를 보여주고 있다. 첫 타석에서도 3루수 강승호의 수비에 운 나쁘게 걸렸을 뿐 좋은 타구를 날렸다. 오래 쉬다가 경기를 하면 타석에서 공을 많이 보는 게 중요하다. 최주환은 풀카운트까지 가는 접전 끝에 6구째를 공략해 적시타를 터뜨렸다. 

파울을 많이 치고, 정타로 맞아 나가면 정상적인 타격감을 찾았다고 보면 된다. 빨리 볼과 스트라이크 판단이 되도록 선구에 집중해야 된다. 갖다대는 콘택트 위주의 타격은 도움되지 않는다. 파울이든, 헛스윙이든 100%로 자기 스윙을 해야 빨리 감을 찾을 수 있고 자신감을 끌어올릴 수 있다. 최주환과 정수빈, 오재원 등이 그런 모습을 보여줬다. 최주환은 5회 1사 만루에서도 앙헬 산체스의 초구를 공략해 2타점 적시타를 뽑았다. 바뀐 투수의 초구를 공략하는 것은 배짱 없이는 어렵다. 양의지도 몸이 나가지 않고 제자리 회전을 잘시켜 좋은 타구를 만들어내기 때문에 금방 감을 잡았다. 대체로 포수들이 공을 잘보고 코스에 대한 노림수도 좋은 편이다.

반면 김재호는 베테랑이면서도 두산 타자 중 가장 좋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타격밸런스를 찾는 모습도 없고 선구도 되지 않았다. 알면서도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게 야구이긴 하다. 3-5였던 7회말 1사 만루에서도 김재호는 병살타로 찬물을 끼얹었다. 안타 하나면 동점도 가능했지만 김재호는 왼발이 열리며 스윙하다보니 타구에 힘을 싣지 못했다. 그 전 무사 만루에 나선 오재일도 욕심을 내며 왼손에 너무 힘이 들어가 삼진을 당했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첫 경기였다. 두산이 괜히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한 게 아니다. 잘 되지 않았던 점을 2차전부터는 빠르게 보완해 나오리라고 본다.

마해영

성남 블루팬더스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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