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에서 가장 뛰어났던 타자/투수를 뽑는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이다.

당장 단순성적으로 나열하는 사람, 과거의 야구는 수준이 낮다며 아예 배제하는 사람도 있겠고 

무엇보다 사람마다 선수의 능력치를 볼때 보는스탯의 가중치가 다르기때문.

이렇듯 통계를 기반으로 하는 성적으로도 최고의 투타를 뽑는것은 무척 어려운일인데 

하물며 주관이 깊이 관여하는 '가장 멋있었던 선수' ' 가장 ㅈ같았던 선수' 등을 선별하는것은 어떻겠냐ㅋㅋㅋ 

하지만 적어도 NPB에서는, '가장 또라이였던 야구선수'를 이가와 게이로 선정하는데 이견이 없다

이글의 주인공 이가와 게이. 

흠... 약간 범상치않은 포스가 느껴지기하지만 최고또라이 타이틀 붙힐만한 외모는 아닌듯해보인다

우선 이가와 게이가 프로야구 선수를 지망하게 된 계기부터가 남다른데 

단지 실황 파워풀 프로야구 게임에 자신을 등록시키고 싶어서와 학교에 축구부가 없어서였음

올해 발매된 실황 파워풀 프로야구. 94년도부터 NPB선수들의 성적을 토대로 매년 새게임이 나옴

어찌됐든 이가와는 고교졸업후 한신입단에 성공하며

요시! 목표달성! 실황 파워풀 프로야구 게임에 자신이 등록되게된다

그렇게 목표를 이뤘나 싶었지만... 

어느날 동생과 동생친구가 실황 파워풀 프로야구 게임을 하는데 

유심히 게임하는것을 지켜보던 이가와는 동생과 동생친구가 자신을 쓰지 않는것을 발견하고 그 이유를 물었음

그랬더니 동생曰 

"마쓰자카가 능력치가 높아서 쓰기 편하지만 형은 쓰레기라서 못씀ㅇㅇ" 

라는 소리를 듣게됨 

이가와는 그 소리를 듣고 분노, 게임능력치를 올리기 위해 미친듯이 훈련했고 결국 에이스급 투수로 성장하게된다

그렇게 이가와는 토종에이스로 한신의 중흥기를 이끌고 (물론 우승은 못시킴ㅋㅋㅋ) 

이가와의 활약에 반한 양키스가 큰맘먹고 4600만달러를 (연봉 2000만, 포스팅비용 2600만) 지불했지만...

5년계약기간 동안 꼴랑 16경기 72이닝 남짓을 소화하는 씹먹튀로 전락하고만다.

그 충격과 분노가 얼마나 컸는지 아직도 양키스팬들에게 이가와 게이에대한 추억을 물으면 욕지거리를 들을수있음

비유하자면 두산이 파레디스와 5년계약을 맺은셈. 당연히 중도방출은 없다.

감이 확 오지?

여튼 얘가 유명한 까닭은 위의 사례에서 보듯이 정신세계가 괴짜도 보통괴짜가 아니었기 때문인데

워낙 기행의 종류가 다양해서 목록들은 위키의 도움을 받았음. 수위있어서 안써있거나 생략된 부분은 내가 보충했다

찾아보면 더 나올테니까 심심한 돡붕이들은 함 찾아봐봐

1)

당시 한신은 신인들에게 싼값에 기숙사를 제공해줬었는데 대략 입단 3-4년차까지 기숙사 생활을하고 그 시기가 지나면 자연스럽게 거처를 구해나갔음 

하지만 이가와는 입단 5년차가 지난후에도 기숙사에 붙어있다가 결국 구단에서 나가라며 강제퇴소를 당했다

아 그때 이가와가 아직 에이스로 각성하기 전 쩌리시절이라 돈이 없어서 그런거 아니냐고?

이가와가 쫓겨난 시즌이 03시즌후인데 02시즌 이미 14승을 찍으며 에이스대열에 합류했고 03시즌은 무려 20승을 찍은 특급에이스였음

물론 이렇게 순순히 퇴장당하면 이가와가 아니겠지?

이가와는 싸고 편하게 지낼수 있던 기숙사를 끝까지 그리워했고 

굳이 좋은집을 구할 필요를 못느끼겠다며 한신구장 주차장 구석에서 텐트치고살면 안되냐고 구단에 문의함

당연히 구단에게 혼나고 사건은 일단락...

2)

그리고 오프시즌 겨울, 뜬금없이 한신 타이거즈 유니폼의 세로줄무늬를 가로줄무늬로 바꾸자고 제안함 

당연히 거절당함. 

그 사실을 납득하지 못한 이가와는 그해 겨울 훈련에 혼자만 가로줄무늬 유니폼을 입고 등장.

감독에게 욕한사발 먹고 다시 세로줄무늬 옷을 입음.

3)

한참 시즌을 치르던 중, 돌연 연승중에 머리를 깎지않겠다고 선언함. 

그리고 실제로 12연승(약 3개월)동안 머리를 깎지않았고 머리가 엄청나게 지저분해짐

보다못한 노무라 감독이 제발 좀 머리깎고 오라고 호통을쳤고 

감독과 기싸움하던 이가와는 하는수없이 머리를 깎고왔다

달랑 1cm만

결국 장발의 더벅머리를 보다못한 한 팬이 손수 이발비를 편지에 부쳐줬고

이가와는 '무려' 2cm나 깎고 옴. 

처음보다 1cm를 더 깎은 까닭은 팬의 요청이라 성의를 보여야했다고.... 

또한 이가와는 본인의 취미세계가 타의 추종을 불허할만큼 확고했는데 

그 내용은 리모콘 헬기 갖고놀기, 축구비디오 수집하기, 축구분석하기, 만화보기 ,게임하기가 되시겠다

이어지는 이가와의 기행

* 야구잡지의 선수선물코너에 부러진 헬기의 날개를 보냄

* 2005년 인터뷰에서 올해의 목표: "호나우딩요"

* 잡지와의 인터뷰에서 축구(올림픽)에 대해 진심어린 조언과 팀전력에 대한 심도깊은 토론을 함

* 4년연속개막투수의 감회를 묻는데 일본축구대표팀이 이겨서 다행이라고 대답

특히 게임과 만화에 관해선 어지간한 오타구 뺨치는사랑(?)을 보였는데 이누야샤와 명탐정 코난은 무슨일이 있어도 본방사수했다함

위의 경우는 파생된 일화가 꽤나 많은데 

기다리던 게임이나 만화를 얻으면 기쁜마음에 다음날 엄청난 성적을 뽑아냈고, 반대의 경우는 경기를 말아먹는 모습도 보였음

1. '2003년 소화 시합에서 완봉, 2004년 소화 시합에서는 노히트 노런 달성.

그 까닭은 경기때문에 코난 스페셜을 보지못해 분노를 발산한거라고

2. 코난 성우가 결혼한 다음날 처절하게 깨지고 맨탈회복을 못해 끝내 2군으로 떨어짐 

3. 히로시마와의 경기가 연장 14회까지 가는바람에 명탐정 코난을 못보게됐고, 다음 등판때 순위와 관계없는 경기였지만 기어이 완봉승해버림

인터뷰에서 명탐정 코난을 못 본 복수를 하기 위함이었다고

4. 파판발매일에 줄서있느라 연봉협상장에 매니저만 보냄.

5. 명탐정 코난을 보기위해 구단 망년회를 빼먹음

그 외 소소한 일화들

* 연봉은 1억엔이지만 평상시 3만엔만 들고다님. 그리고 반드시 대중교통을 이용한다.

이가와의 용돈분석 그래프

* 편의점에서 차(茶) 하나를 사고 천엔을 낸 다음, 거스름돈은 모두 모금함에 넣음.

* "소풍 갈때도 1만 엔 정도밖에 안 가져가요. 돈 모아서 RC카나 리모콘헬기를 사거든요"

* 신죠 츠요시(먼저 메이쟈에 진출했던 내야수, 물론 잘하진 않았음. 어차피 수비요원이긴 했지만...)에게 초밥을 사달라고 졸라서 100접시를 먹어치움

* 도쿄돔의 선수용 식당에는 '이가와 스페셜'이라는 라면이 있는데 된장+간장의 라면. 이가와 이외에는 아무도 안 먹는다. 

다른선수曰 싱거운 미소라멘 / 이가와 曰 감칠맛나는 간장라멘

* 우승여행 희망 앙케이트용지에 혼자 두바이로 적음 이유는 "석유캐는 모습을 보고 싶어서"

* 리그우승 기념상품 (당연히 재팬시리즈 우승이 아니다ㅋㅋㅋ)으로 구단에서 선수들은 메시지를 적은 접시를 준비했는데 

다른 선수들은 "응원해주셔서 고맙습니다" 류의 인사를 적었지만 이가와 혼자 "메리 크리스마스" 라고 씀

참고로 상품은 해가 바뀌어서 발송

* 스프링캠프에서 팬의 자전거를 빌려서 10km 떨어진 연습장에 갔음.

* 웹서핑을 하던 중 옥션에 나왔던 자신의 가짜 사인볼을 발견하고 직접 경찰에 신고함

* 유명아이돌에게 전화가 온적이 있었는데 "그게 누구죠"라 말하고 끊음.

* 초등학교 수학여행을 위해 샀던 물소가죽지갑을 지금도 애용.

* 입단후에도 총각이었던 이가와에게 노무라 감독이 손수 1만엔을 쥐어주며 알아서(?) 총각딱지를 떼고오라 했다고

* 고등학교 시절, 부기와 정보처리 자격증을 땄다. 이유는 야구에서 성공 못했을 때를 대비해서.

* 고등학교 시절, 수십킬로미터거리를 매일 자전거로 등교했음. 하지만 늦잠을 많이 자서 항상 필사적으로 자전거를 탔다고 

덕분에 아침부터 훈련이 되고, 강한 하체를 가지게 되었다고 흐뭇해한건 덤

* 기자들의 질문에 "그 부분은 홈페이지를 보시면 됩니다"라고 답변.

* 벤치로 돌아갈때는 반드시 카메라맨 앞을 지나쳐간다

* 트랙터에게도 추월당할 정도의 마이페이스 운전. 덕분에 길은 대정체를 빚고 합동연습에도 30분 지각.

* 입단 1, 2년차에는 코치에게 계속 혼이났는데 "평생 이 사람과 함께 할 것도 아닌데..." 무시했다고

* 싸인지에 사자성어를 적어달라하면 쓰는 단어는 「어부지리」

이유는...쓰기쉬우니까

* 전기 밥솥 스위치를 누르고 침대에 들어갈 때가 세상에서 제일 행복하다고

* 감독이랑 겸상을해도 자기페이스대로 식사를 함

이렇듯 상당한 정신적내공을(?) 가진 선수임을 확인했지만 불굴의 의지와 철두철미한 몸관리로도 유명했음

이가와는 세리그 우승축하연도 조퇴해가며 재팬시리즈를 대비하는 자세를 보이기도 했으며

40살이 넘었음에도 아직까지 독립구단을 전전하며 프로의 끈을 놓지않고 있다.

무엇보다 이승엽에게 약했던 투수로 한일통산 400홈런을 허용(!)해주신 나름의 허용투수임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