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에 ‘불규칙 바운드’ 경계령이 떨어졌다. 결승전에서 꼭 필요한 안정적 경기운영을 위해서는 내야수들의 집중력이 꼭 필요하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야구 종목이 열리고 있는 겔로라 붕 카르노(GBK) 베이스볼 스타디움은 실제 인도네시아 국내 경기 등에 사용되는 구장이지만 구장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내야 그라운드 상태는 제대로 된 경기를 치르기 쉽지 않은 수준이다.

실제 30일 일본과의 슈퍼라운드 1차전 경기에서는 내야에서 처리하기 까다로운 타구가 많았다. 엉뚱한 바운드가 나오기 때문에 2루수 안치홍이 마지막 순간 캐치에 어려움을 겪는 장면도 나왔다.

대표팀 주전 유격수 김하성은 일본전이 끝난 뒤 내야 상태를 묻는 질문에 “중학교 이후 이런 경기장에서 경기를 해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라운드가 무르기 때문에 스파이크 자국이 그대로 남는다. 단단하게 다져져 있지 않은 것은 물론 내야 그라운드를 조금만 파면 돌멩이가 나온다.

3루수 황재균 역시 30일 경기가 끝난 뒤 “경기 중에 그라운드를 고르기 위해 발로 다지고 있는데 발 끝에 뭐가 걸렸다. 발로 파내 꺼내 밖으로 버리려고 했는데, 돌멩이 크기가 너무 컸다. 이거 파내면 큰 구멍 생길까 싶어서 주변 흙으로 덮어놨다”고 말했다. 

김하성은 “내야 바운드를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에 엄청나게 집중하면서 수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재균은 불규칙 바운드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 대부분의 타구를 앞으로 대시하며 최대한 숏바운드 처리하기 위해 노력하는 중이다. 땅에서 튀는 순간 잡으면 불규칙이 일어나더라도 어느 정도 대응이 가능하다. 타구를 물러서면서 잡으면 위험해진다. 1, 2간 타구를 뒷방향으로 뛰며 잡는 경우가 많은 2루수의 수비가 이런 그라운드 상태에서는 가장 어렵다.

내야 그라운드 뿐만 아니라 마운드 상태도 좋지 않다. 내딛는 발 쪽의 땅이 지나치게 물러 땅이 파인다. 파인 자국에 잘못 딛으면 밸런스 잡기가 어렵다. 마운드의 경사가 지나치게 완만한 것도 문제다. 이용찬은 “내딛는 발이 떨어지는 각도가 어느 정도 생겨야 속구를 찍으면서 던질 수 있는데, 속구 던질 때의 타이밍이 잘 나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포수 양의지는 이날 일본전에서 이용찬의 속구 구위를 체크한 뒤 곧장 변화구 위주의 볼배합으로 일본 타선을 막아나갔다. 이용찬은 “그나마 변화구 제구가 잘 돼 버틸 수 있었다”면서 “역시 의지형이다”라고 말했다.

자카르타|이용균 기자 noda@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