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조인식 기자 = 두산 베어스 외야수 정수빈(28)이 한층 성숙해져서 돌아왔다. 

최근 경찰청 생활을 마치고 복귀한 정수빈은 7경기에서 타율 0.391, 2홈런 10타점 1도루로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외국인 타자 스콧 반 슬라이크가 사실상 전력 외로 분류된 가운데, 정수빈은 주전으로 외야를 지키고 있다.

지난 1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있었던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KT 위즈와의 경기를 앞두고 만난 정수빈의 표정은 밝았다. 얼굴이 좋아 보인다고 말을 건네자 정수빈은 "야구가 잘 되면 표정이 밝을 수밖에 없다"고 답했다.

몇몇 선수가 들어오고 떠나긴 했지만, 정수빈이 입대할 때와 비교해 팀 구성이 크게 달라지지는 않았다. 정수빈 역시 "(동료들이) 어제까지 같이 있다가 다시 본 것 같다고 하더라. 개인적으로도 시간이 빨리 갔다고 생각한다"며 재적응에 전혀 문제가 없음을 간접적으로 표현했다.

경찰청에서 보낸 2년간 어떤 변화가 있었냐는 물음에는 마음의 변화를 가장 먼저 언급했다. "가기 전에 성적도 안 좋아 야구에 흥미를 조금 잃기도 했지만, 성적 고민 없이 야구를 하면서 야구에 대한 마음가짐도 많이 바뀌었다"는 것이 정수빈의 생각이다.

2년간 자리를 비우는 것이 야구선수에겐 치명적일 수 있다. FA도 2년 늦춰지고, 팀에 없는 동안 다른 선수가 주전을 차지해 복귀 후에도 위협이 될지 모른다. 하지만 정수빈은 '얻은 것'에 대해서만 말할뿐, '잃은 것'은 이야기하지 않았다. 뭔가 잃었다는 느낌이 없어 보였다.

다소 민감한 주제였지만, 피해가지 않았다. 입대하면서 경력이 잠시 끊기는 게 아쉽지는 않았냐고 묻자 정수빈은 "선수들마다 다른데, 특A급 선수는 군대에 가는 것이 아쉬울 수도 있겠지만 나에겐 새로운 기회였다"고 덤덤히 말을 이었다.

지난해 우승을 놓쳤던 두산은 정수빈의 복귀로 정규시즌 우승을 굳히는 동시에 한국시리즈를 위한 전력 보강도 확실히 했다. 정수빈은 팀이 14년 만에 우승을 차지한 2015년 한국시리즈에서 왼손 검지손가락이 찢어지는 부상을 입고도 투혼을 발휘해 MVP를 따냈던 가을사나이다.

정수빈은 "지난해 팀이 우승하지 못해 아쉬웠지만, 올해 같이 우승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주전 경쟁에 있어서는 "(지금 주전이라고 해서) 앞으로도 주전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경쟁해서 이겨야 한다. 새로운 마음으로 임할 것"이라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