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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승호 기자(두산 담당 기자), 이효봉 해설위원 출연

- 주말 두산과 엘쥐 경기 얘기

이효봉 해설(이하 이) : 엘쥐는 잘 나가다가 두산을 만나서 항상 꼬꾸라졌다. 올해 연승을 하다가도 두산을 만나서 8연패, 8연패, 6연패, 5연패를 했고 이번에도 두산에게 지고 3연패에 들어갔다. 두산전 15연패인데 전후로 이어지는 경기들을 계산해보면 올 시즌만 총 32패를 했다.

안승호 기자(이하 안) : 엘쥐가 코치진까지 전부 농군패션을 하며 나왔지만 별 의미 없이 졌다.

이 : 이런 연패의 가장 큰 요인은 멘탈의 영향도 분명히 있지만 결국은 전력이 완전히 밀린단 소리다.

안 : 엘쥐는 몇년전부터 두산의 팀컬러를 모방하려고 했다. 선수 구성도 비슷하게 하려고 노력은 했지만 오히려 어설프게 비슷한 전형으로 싸우다 보니까 전체적으로 두산이 한수 위라는 것만 느끼고 선수들이 더 심리적으로 압박만 받는 것 같다. 마치 공한증을 보는 것 같다.

이 : 엘쥐는 4경기 남았는데 어차피 포스트시즌은 물 건너 갔고 차라리 두산전 한 경기에 모든걸 올인하는 것이 맞다.

엘쥐는 항상 시즌 초에 반짝하고 떨어지는데 그 것이 144경기를 치룰만한 선수층과 준비가 안된단 소리다. 다른 하위권팀도 3-4월에는 잘하지 않는가?

- 두산 우승에 대한 이야기

안 : 두산도 계산대로 출발한 시즌은 아니다. 유희관, 장원준 선발 양대 축이 무너졌고 용병 타자가 없는 상태에서 운영했다. 하지만 두산은 이걸 당연하다는 듯이 극복했다. 이것이 필연인지 우연인지는 알 수 없지만 결국 결과를 놓고 보면 엄청나게 16시즌보다 더 빨리 우승을 확정 지으며 달려 나간 시즌이 되었다.

이 : SK와 삼성이 왕조를 세웠고 두산은 4년 연속 KS 진출을 했지만 개인적으로 지금 두산의 전력을 보면 향후 7~8년은 더 KS를 나갈만한 전력이라고 생각하고 명백하게 두산 왕조의 시대이다.

안 : SK와 삼성 왕조 시절을 전부 기자로 취재하고 경험했지만 두산은 이들과 다르게 한마디로 정의할 수 없는 특이한 팀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두산은 그 들만의 문화가 존재한다. 보통 신인들이 처음 데뷔해서 활약을 하기 시작하면 나는 슈퍼스타가 되겠다는 꿈을 꾸며 어깨에 힘도 들어간다.

근데 두산 선수들과 이야기 해보면 김재호, 오재원, 김재환, 최주환 등 선배들이 백업부터 차근히 올라가는 과정들을 후배들이 지켜보고 그 것을 당연하다고 여기기 때문에 일약 스타가 아닌 2군 정착 -> 1군 백업 -> 1군 레귤러 순으로 다른 선배들처럼 한 단계씩 단계를 밟으며 올라가기를 원한다.

두산 선수들을 만나면 맨날 하는 소리가 자기는 스타가 아니며 3~4년 후에도 지금처럼 경기에 나가서 달리고 게으르지 않게 꾸준하고 싶은 것이 목표라고 말한다.

이 : 두산은 정말 대단하다. 이미 우승을 확정 짓고 모두들 두산이 최고라고 말한다. 그리고 개인 성적만 놓고 봐도 슈퍼스타 급이 즐비한 팀이다. 주변에서 그런 소리를 계속 들으면 우쭐할 만도 한데 오히려 우승을 확정한 날에도 남아서 자율적으로 특타를 하는데 더 이상 무슨 말을 하겠나?

안 : 두산은 찔러도 피 한 방울 안 나올거 같은 느낌이다. 여태까지 왕조의 팀이랑은 느낌 자체가 다르다. 거의 10년을 거쳐서 만들어진 팀 분위기가 있기 때문에 이는 다른 팀이 한 두명의 프런트나 선수가 따라하겠다고 따라 할 수 있는 팀컬러가 아니다.

이 : 해설로 현장에서 일할때 많은 선수들과 인터뷰 했지만 두산 선수들은 자만이 없었다. 박건우, 김재환, 최주환, 허경민 등 인터뷰 하면 항상 본인은 부족하다고 말하기 바쁘고 내일 당장 어떻게 될 지 모른다고 하면서 먼저 연습을 한다. 과연 다른 팀에서 지금 두산 선수들 정도의 성적을 낸다면 그렇게 말하고 계속해서 노력을 할 수 있을까? 라는 의문이 든다.

안 : 방금 말씀에 매우 공감한다. 지난 주 LG전에 쓰리런 홈런을 친 최주환 선수를 만나 얘기하니 홈런 친 것은 안중에도 없고 본인은 오히려 그 이 후에 삼진 당한 타석을 얘기하며 안타깝다고 하는 점만 봐도 이 팀의 분위기와 선수들의 마인드를 알 수 있다. 이런 선수들에게 무슨 말을 더 하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