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발생한 연희동 싱크홀 사고 전에 전조 현상이 보였다고 한다.
뉴스에 나온 사고 발생 직전 영상에는 도로를 달리는 차들이 꿀렁이는 장면이 보인다.
구청 담당 부서에 점검을 요청한 신고도 있었다고 한다.

어제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보여준 의료 사태에 대한 상황 인식은 마치,
도로를 달리는 차들이 덜컹거리는 전조 현상이 염려된다는 신고를 받은 구청이나 서울시의 책임자가
그거 괜찮다고, 문제 없다고, 사고 나지 않을 거라고 장담하는 모습 같았다.

어제 대통령의 모습은 전직 대통령이 2019년 국민과의 대화 행사에서 "부동산 문제는 우리 정부에서는 자신있다고 장담하고 싶다"
고 했던 모습도 연상시켰다.
두 대통령은 문제 해결 방식이 틀렸다는 전조 현상이 보인다는 지적에는 눈 감고 귀 막고
'내 정권에서 이 업적만은 남겨야겠다'는 집착을 놓지 않는 공통점이 있다.

부동산 가격 폭등도 국민의 삶을 고통스럽게 하는 긴 휴유증을 남기지만 의료 대란은 국민 생명과 건강에 불가역적 파탄을 초래하기에 훨씬 더 공포스럽다.
건강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는 것이고 생명은 곧 모든 것이다.

어제 기자회견에서 본 대통령은 갈라진 차도에 차량이 빠지는 사고가 발생할 때까지 멈추지 않을 것 같다는,
아니 사고가 난 후에도 '그래도 우리는 멈추지 않겠다'고 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불러일으켰다.
국민의 생명보다 대통령 본인의 업적이 우선이고 본인의 의지 관철이 먼저라서 지금 아무것도 안보이고 안들리는가, 라는 우려와 불안에 떨게 했다.

한동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