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방영할 때는 미치게 재밌게 봐서 정신 못 차렸는데, 끝나고 몇 개월 지나서 보니까 내용이 좀 허무맹랑하다는 생각이 들더라. 

내가 좋아하는 아이돌이 자살해서 죽은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자기를 좋아해서 자기 때문에 범인한테 당해서 죽은 거였다. 그리고 자기가 좋아하는 아이돌이 자기를 먼저 좋아했는데 근데 그걸 나는 눈꼽만큼도 몰랐다? 너무 말이 안 되는 설정이야......

그 아이돌 살리려고 타임머신 타고돌아갔는데, 돌아가서 한다는 게 그 아이돌이 나를 먼저 좋아했다는 걸 알게 돼서 그 아이돌을 살리려고 걔를 자기한테서 억지로 뿌리치고 자기도 범인한테서 살기 위해 용쓴다? 그게 말이 되나? 이 드라마에 미쳐있었다는 게 놀랍다는 생각이 들었다.

차라리 돌아가서 과거서부터 곁에 아무도 없던 그 아이돌에게 힘이 되어주는 그런 역할을 하고 다시 현재로 돌아와 혼자 있던 그를 가까스로 살리는 그런 스토리로 갔다면 아예 처음부터 이 드라마는 제작 아니 편성되지 못했겠지. 그건 너무 뻔하니까. 그렇게 하면 편성 자체가 되지를 못하니까 정말 솔직히 말도 안 되는 설정을 한 건 알겠는데 그래도 이해 못하겠다.  

그래서 그렇게 과거와 현재를 막 왔다갔다해서 선재 업고 튀어가 결론적으로 뭘 말한 건지를 모르겠어. 

과거에 그냥 지나쳤던 시간과 순간들을 다시 지나면서 그것의 의미와 소중함을 깨닫는다는 뭐 그런 의미로 기획의도가 되어있는데 그것 자체는 나쁘지 않은 기획의도이나, 솔직히 내가 좋아한 아이돌이 나를 먼저 좋아했다는 게.....그게 너무 말이 안 되고 근데 그 설정에 그렇게 아시고 빠져드세요 설정했다는 게 좀 짜증이 나는 거 같애. 그래 내가 지나온 순간들에서 내가 잘 모르고 그냥 무심코 지나쳤던 것들에 대해 얘기하는 건 좋은데, 내가 좋아한 아이돌이 나 좋아했던 걸 모르고 지나쳤는데 그걸 다시 지나오면서 알게 된다라......암튼 좀 그렇다ㅎ  

돌아가서 뭐 시계를 거꾸로 돌리고 앞으로 돌리고 해서 알게 되고 뭐 그런 설정은 좋았다고 생각하고 좋았어. 근데 아무래도 저런 것 때문에 주변에 물어보면 선재 업고 튀어 안 봤다고 하는 사람들이 많았지 않았나 싶다는 거지.

역시 제대로 된 판단을 하려면 멀찌감치 좀 떨어져서 봐야 해. 선재 업고 튀어 열심히 본 사람으로서 그냥 나의 생각과 감상평을 얘기하고 싶었고 선업튀 본방사수 했지만 앞으로 일부러 찾아서 감상하지는 않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든다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