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강남의 어느 룸쌀롱에서 용식이 접대부와 술을 마시고 있다.

"너 내가 누군 줄 알아?"

"알지 오빠~, 유튜브 잘 보고 있어."

"내가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 데 말이야."

"오구오구 인플루언서님."

"근데 내가 요새 짜증나는 일이 있어."

"뭔데?"

"건식이 알지?"

"음, 가수."

"우리 와이프가 건식이한테 여자를 소개시켜줬거든."

"그 늙은 아저씨한테?"

"우리 덕분에 건식이 결혼했잖아."

"아, 결혼 뉴스 봤어, 이제 생각난다."

"근데 걔네 부부가 얼마나 쪼잔할 줄 아냐?"

"왜?"

"우리 와이프가 소개 답례로 가방 하나 사달랬거든."

"무슨 가방?"

"있어, 천만원짜리 명품 가방."

"천만원?"

"야, 천만원이면 걔네한테 껌값이지."

"아 수백억대 부자니까."

"근데 걔네 부부가 입 싹 씻고 모른척하더라."

"가방 못 받았어?"

"그래~! 그깟 가방이 뭐라고."

"나빴네."

"무시하냐? 우리 부부를 무시하냐고!"

"당연히 기분 나쁘지."

"아우 열받아."

"그러고보니 나도 건식이한테 당했는데."

"무슨 일 있었어?"

"3년 전쯤에 룸쌀롱에서 만나 같이 놀았단 말야."

"응"

"그리고는 얼마 후에 운명처럼 비행기에 함께 탔거든."

"오오 반가웠겠네."

"갑자기 마주치니 막 설레더라."

"그래서?"

"문자를 보냈지, 저도 비행기 탔어요 ㅋㅋㅋ."

"그랬더니?"

"아 글쎄, 답장도 없고 그냥 씹더라고."

"저런."

"무시하냐? 내가 접대부라서 무시하냐고!"

"진짜 나쁜놈이네."

"내 말이."

"이런 나쁜놈은 혼내줘야 돼."

"그럼."

"나한테 다 맡겨."

"어떻게 할 건데?"

"야 뭐 건식이 약점 없냐?"

"글쎄."

"잘 생각해 봐"

"없는데."

"없으면 만들면 되지."

"아, 그러네."

"건식이랑 3년 전에 룸쌀롱에서 만났다고 했지?"

"응."

"그 때 성폭행 어때?"

"성폭행?"

"응, 너가 제보하고 우리 유튜브에서 터뜨리는 거야."

"제보?"

"이참에 건식이 아주 골로 보내 버리자."

"너무 쎈 거 아냐?"

"그 정도는 돼야 한 몫 단단히 챙기지."

"한 몫?"

"건식이한테 건물 두 채가 있거든."

"건물?"

"건식이 음해해서 건물 한 채 뺏아 버리자."

"건물을?"

"잘 되면 너 10억 챙겨 줄게."

"10억씩이나?"

"진짜."

"와 너무 좋다."

"그 건물이 얼마나 비싼데 10억쯤이야."

"근데 역공 당하지 않을까?

"역공을 왜 당해?"

"거짓말이니까."

"걱정 마, 우리 뒤에는 조직이 있어."

"조직?

"막강 조직."

"조폭?"

"에이 그런 찌끄레기 말고."

"그럼?"

"너 안기부 알아?"

"안기부가 뭐야?"

"어유, 그런 게 있어."

"무시하냐?"

"하하, 아니 무시하는 게 아니고."

"잘 될까?"

"아무 걱정 말고 너는 눈물만 흘리면 돼."

"아 내가 연기는 좀 하지."

"중요한 건 일관성이야."

"일관성?"

"계속 일관되게 성폭행을 주장하는 거야."

"음."

"그리고 중간에 건식이한테 돈을 요구하면 안돼."

"왜?"

"돈을 요구하면 순수성을 의심받거든."

"알았어 오빠, 내가 잘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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