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더 춥게 느껴질 정도로 찾는 사람이 없어요. 법률상식 모자라고 서식도 모르던 시절에나 호황이었지 요즘은 일주일 동안 의뢰 한두 건이 있을까 말까죠.''''
공무원 출신으로 포항 시내에서 P대서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는 60대 대서업자에게 ''''요즘 업계 사정이 어떻냐''''고 물었더니 돌아온 대답이다
경찰서나 시청 등 관공서 앞 골목길 등에 어김없이 줄지어 들어서 있던 대서사무소(속칭 대서방)가 최근 몇 년 사이 급격히 줄어 명맥만 겨우 유지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대서 법률문서 대리작성 의뢰가 갈수록 줄고 있어 이 같은 추세라면 그나마 남아 있는 대서방도 머지않아 추억 속으로 사라질 위기에 놓여 있다.

하루 1~2건 정도만 꼬박꼬박 의뢰가 있어줘도 소일거리나 용돈마련으로 더없이 좋을 직업이지만 대부분의 대서방이 일주일에 1~2건 벌이가 고작이다.

일주일에 고작 한두건 의뢰 사실상 개점휴업

업계 관계자들이 밝힌 ''''좋았던 시절''''에는 법률대서방을 운영하면 돈벌이도 쏠쏠했고 문서와 글을 취급하는 특성상 지식인 대접을 받았으며, 의뢰인들에게 ''''선생님''''이라는 호칭까지 덤으로 들었다.

하지만 굳이 대서방을 통해 민원서류를 작성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국민 학력수준이 향상되고, 인터넷까지 발달하면서 대서방의 서류작성 의뢰는 해마다 급감, 사무실 임대료를 맞추기도 버거운 신세가 됐다.

대개 간단한 계약서가 5천원, 형·민사 고소장 1만~2만원, 횡령이나 사기·배임 등 복잡한 경합사건도 많아봤자 3만원에 불과한데 일주일에 한 두건 손님을 받아 수지타산이 맞을 리 없다는 것.

학력수준 항상 · 인터넷 발달로 손님 발길 ''뚝''

포항남부서 부근 한 대서방 주인은 ''''인터넷만 뒤지면 계약서는 물론 고소, 탄원 등 모든 서류양식을 구할 수 있다더라''''며 서류작성 방법도 자세히 소개돼 있고, 관공서 직원들도 친절하게 잘 안내하기 때문이라고 귀띔했다.

그는 ''''예전 선배들은 이것(대서방 운영)을 직업으로 생각했고, 서민들을 돕는다는 자부심도 대단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하지만 최근에는 그야말로 소일거리 수준 이상은 안 된다''''고 잘라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