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년 10월 말, 나는 생전 느껴본 적 없었던 신체증상과 죽을 것 같은 공포로 인해 처음 공황발작을 겪고 약 1년 반 동안 정신과를 다녔다.

죽을 것 같았지만 '죽지 않는다' 는 그 말을 믿고 내 와이프와 딸을 위해 어떻게든 극복하고 싶었다. 그래서 헬스를 시작했다.

사실 태어나서 지금까지 쭉 멸치였고 결혼하면서 살이 좀 붙었으나, 타고난 어좁이에 팔다리가 가늘어 키가 184이긴 하지만 누가봐도 왜소해 보인다는 말이 늘 컴플렉스였다.

그래서 이것들을 극복하고 싶었다.

그렇게 약 2년이 지난 현재, 체중은 82 까지 불었지만 몸은 여전히 마음에 들지 않는다. 어깨는 여전히 좁고 팔은 운동을 안한 남자 보다도 가늘어 보인다.

그렇지만 솔직히 남들이 얘기하는 점진적 과부하, 식단, 고중량을 제대로 실천했다고 말할 수는 없다.

운동 중에 심박이 조금만 올라도 당장 도망가고 싶을 정도로 공포심에 사로잡혔던 적이 많았고, 안그래도 예민한 신경이 조금만 운동을 무리하면 더 예민해져 그 날은 잠을 제대로 잘 수가 없었다. 한세트만 더 하자고 속으로 되뇌일 때, 마음에선 언제라도 불안과 공황이 덮칠 준비를 하고 있었던 것 같다. 그 다음 세트를 하기 위해 1분을 쉬면서 내 속에서는 정말 많은 싸움이 일어났다.

근데 그래도 했다. 그렇게 일주일에 최소 3번, 1시간씩은 무조건 했다.

밀리터리 프레스 40kg 5회, 바벨로우 60kg 10회, 스쿼트 70kg 5회, 벤치 60kg 6회, 데드리프트 80kg 5회. 이게 내 현재 5대 중량이다.

누군가는 나약하다고 할 수 있는 수치지만, 그동안 나를 죽일듯이 좀먹는 것들을 극복하고 이 고통이 도대체 언제 끝날까 라는 걱정과 두려움, 공포를 이겨내 온 결과다.

다음 달에는 좀 더 늘어난 중량을 기대하면서 혹시라도 이 글을 본 사람들의 작은 응원을 받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