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거지론에 내재된 도태남의 심리>

남초 사이트에서 열광하는 설거지론은

연봉과 자산은 별로고 얼굴과 몸매는 예쁜 여자가,
젊었을 때는 잘생긴 남자들과 연애를 하며 놀다가
나이가 들어 결혼적령기가 되면
못생기고 스펙이 좋은 남자와 사랑 없이 결혼하며
자신의 남편을 잡고 사는 걸 말한다.

그들은 연애를 많이 한 예쁜 여자들을
남이 먹다 남긴 잔반 그릇이라고 취급하면서,
그 그릇과 결혼하는 건 그릇에 남아있는 잔반을 설거지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남편을 사랑하면 그릇이 아니니
만약 돈 많은 남편을 진심으로 사랑한다면
그릇이라는 용어에 화가 날 이유가 없다고 말한다.

지극히 여성혐오적인 시선과 사상이 베이스로 깔려 있기 때문에 설거지론에 해당이 되든 되지 않든 여성이라면 화가 나는 게 당연하다.

그렇다면 인기 없고 스펙 낮은 남자들은
이 추잡한 설거지론에 왜 이렇게 열광을 할까?
이유는 아래와 같이 다섯 가지가 있다.

1. 예쁜 아내를 둔 스펙 좋은 유부남을 비웃으며 합리화할 수 있음

2. 자기는 거들떠도 못 봤던 예쁜 여자들을 걸레일 거라고 망상하면서 그릇이라고 욕할 수 있음

3. 그럴만한 능력도 안되면서 '그릇들 설거지 안하게 돼서 다행이다' 하며 자기위로를 할 수 있음

4. 상위 남자들이 예쁜 여자와 결혼하는 걸 주저시킬 수 있음

5. 스펙 낮은 여자들의 사회적 지위가 올라가는 걸 막을 수 있음

이 중 4번과 5번에 대해 더 알아보자.

•4번
본능으로 보면 스펙이 낮은 자신은 번식에 불리하기 때문에,
상위 스펙 남성이 설거지 소리가 듣기 싫어서 예쁜 여자와의 결혼을 주저하도록 하고
결과적으로는 스펙이 안 좋은 자신들이 짝짓기에 유리해지고 싶은 심리가 보인다.
그래서 설거지남, 퐁퐁남, 퐁퐁단이라는 비하용어를 만들어 상위 남자들을 걱정해주는 척하며 견제하는 것이다.

•5번
스펙이 낮은 여자가 스펙이 좋은 남자와 결혼하여 사회적 지위가 올라가는 것이 배가 아프다. 자신들은 그럴 수가 없기 때문이다.

자기보다 스펙이 좋은 남자들을 욕하기보다는 그 남자들이 호의를 베푸는 여자들을 욕하는 건 많은 남자들에게 익히 보이는 풍조다.

예를 들어 롤이라는 게임에는 '여왕벌'과 '혜지'라는 여성 비하 단어가 있다.

여왕벌은 실력이 안되는 여자가 실력이 좋은 남자에게 애교를 떨며 게임을 이겨서 결국 자신의 랭크를 올리는 걸 욕하는 단어다. 실제론 일부러 애교를 떠는 여자는 거의 없고 여자에게 잘 보이고 싶어서 잘하려고 하는 남자들이 있을 뿐이다.

혜지라는 용어는 여자가 비교적 쉬운 캐릭터를 하면서 실력이 좋은 남자와 같이 게임을 하며 자신의 랭크를 올리는 여자들을 비하하는 것이다.

이처럼 다수의 남자들은, 여자의 호감을 얻기 위해 남성이 물심양면으로 지원하여 여자의 지위 등이 올라가는 것을 매우 싫어하며, 그것은 결코 여자의 잘못이 아님에도 그들이 욕하는 대상은 여자다. 노력 없이 이득을 취한다며 매우 분노한다.

설거지론은 스펙이 안되는 여자가 자기보다 스펙이 좋은 남자와 결혼을 해서 사회적 지위가 높아지는 게 싫은 마음이 표출된 거다.

그들은 설거지론을 펼치며, 남자들이 더이상 스펙이 안 좋은 여자들에게 물심양면으로 지원하는 것을 하지 않길 바란다. 남자들이 이제 바뀌어야 한다고 말한다. 스펙이 안 좋은 여자들이 손쉽게 지위가 올라가는 것이 배 아프기 때문이다.

이렇듯, 설거지론에는 스펙이 낮은 남자들의 뒤틀린 여러 심리가 내재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겉으로 봤을 땐 사랑 없이 살며 아내에게 잡혀 사는 유부남들을 조롱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자신은 루저가 아닌데 자신을 선택하지 않은 여자들을 속물로 비난하는 본성에 여러 열등감이 섞여 표출된 것이다.




도태 한남이라 화났으면 개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