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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수구사응와아님?앱에서 작성

ㅇㅇ(117.111) 2021.10.01 17:36:29
조회 26 추천 0 댓글 0
														

이불 속에서 일어나 창밖을 보니 아직 새벽인 듯하다. 주변은 많이 밝아졌지만 해는 아직 산등성이를 넘지 못하고 있었다.



크게 숨을 들이쉬며 기지개를 켜자, 침대 옆에서 부스럭 소리를 내며 여자가 고개를 들었다.







"일어났어?"



"으음, 아직 졸리긴 하지만요."







올리비아. 올리비아 스카레드. 대미지구즈 왕국의 공작가 당주이며, 얼마 전 내가 도움을 준 여자이다.



가문을 집어삼키려던 외숙부로부터 구해준 이후로 나에게 애정공세를 펼치던 중 어젯밤 처음으로 그녀와 관계를 맺었다.



그녀와는 친우 사이로 지내려 했건만, 설마 술을 먹이고 방에 최음향까지 준비해둘 줄은 몰랐다.







"자기, 어제는 기분 좋았어요?"



"...너무 좋았어."



"후훗, 그럼 오늘 저녁에도 한 판?"







올리비아는 드디어 나와의 정사에 도달했다는 사실에 기쁨을 숨기지 못했지만, 나는 그녀의 말에 바로 정색했다.







"미안하지만 나는 비처녀와 하지 않아."



"네?"



"처녀가 아니게 된 이상 너와는 할 수 없어, 미안하다."







올리비아의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내 말이 무슨 소린지 파악이 안되는 모양일 테지.



멍하니 굳어있던 그녀는 곧이어 말뜻을 이해했는지, 얼굴이 시뻘게진 것도 모른 채 나를 향해 소리쳤다.







"제 처녀을 가져간 사람이 바로 당신이에요! 당신이 제 처음이라고요!!"



"규칙에 예외를 둘 순 없어."







나는 씁쓸함을 삼키며 고개를 저었다. 이렇게 되리라 알고 있었지만 어떡하겠는가.



처녀가 아니게 된 올리비아는 더 이상 빛나지 않는 것을.







"나는 준비를 마치는 대로 이곳을 떠날 생각이야. 그동안 고마웠어...bye."



"그...그게, 무슨!"







나는 올리비아가 말을 채 끝내기 전에 일어나 방을 나갔다. 방 안에서 계속해서 무슨 말을 하는 것 같았지만 귀를 기울이진 않았다.



내게 가치를 잃어버린 그녀에게 더 이상 감정을 주어서는 안되겠지...





저택을 나서며 방금 전의 올리비아에 대해 생각했다.



금을 녹여내 실로 짜낸 듯한 머리카락, 여명을 담은 붉은 눈동자는 타오르는 불속에 잠긴 루비처럼 더없이 빛났다.



그녀의 미모는 잠에서 깬 지 얼마 되지 않았음에도 전혀 퇴색되지 않았고, 그대로 눈웃음이라도 짓는다면 만인의 마음을 휘어잡겠지.





허나 나에게 그런 건 아무런 가치를 갖지 못한다. 아무리 고운 비단이라 한들 흙탕물에 빠져버리면 걸레와 다를 바 없다.



더러워진 걸레를 들고 와 재질이 어떻고 가치가 어떤지 설명한들 눈에 찰 리가 있을까.







"기다려요!!"







저택의 대문을 여는 찰나, 뒤에서 올리비아가 헐떡이며 달려오고 있었다. 얼마나 급했는지 신발조차 신지 않아 발이 다 까져있었다.



어젯날의 그녀였다면 깜짝 놀라 발을 살피고는 서둘러 진료를 받게 했겠지만, 지금은 그저 안쓰럽고 조금 추해 보였다.



미안하게 됐지만 비처녀인 그녀가 나에게 사랑을 품게 된 이상, 이곳을 떠날 수밖에 없다. 달려오는 모습을 무시한 채 폴리모프를 풀고 달렸다.





- 부디 행복하게 살기를...



"!!!"





순식간에 올리비아와의 거리가 벌어졌다. 앞으로 그녀를 볼 일은 없겠지. 망연해하는 모습에 그저, 나 없이도 그녀가 행복하기를 빌었다.







*****







백은 빛 갈기가 휘날렸다. 인간이던 이족보행에서는 도달할 수 없는 속도로 네 다리가 대지를 박찼다.



이제부터 어디로 가야 할까 고민할 필요는 없었다. 바람에 스쳐 지나가는 처녀 내음이 나를 인도할 테니까.



가자, 처녀를 찾아서. 멀리, 저 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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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유니콘이다.



장갤념글 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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