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루는 거 이전에,

애당초 그게 '펑크'일 수 있는가,

즉 우리에게 타자적인 대상으로 여겨지기는 하는가 싶은 걸 묻고 싶네요...

단적으로 말해 사이버웨어 입은 사무라이 같은 거 보고 '오 낯설다'라는 느낌을 받긴 하냐고.

좀 노골적으로 말하자면, 사이버펑크 절정기의 사펑에서도 이런 건 하나도 안 낯설었기 때문에

무슨 태양계 전반에 야스본위제, 즉 오이란의 성적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쿠폰을 제공하는

금융 시스템을 정착시킨 것으로 막대한 권력을 얻었고

그 지도자가 자기 몸을 생물학적으로 개조해서 자궁에 쾌락만을 느끼는 뇌가 하나 더 달려있고 하다가

마지막에는 아예 은행 본사 건물과 융합한 살덩이 형태로 스스로를 개조해서

모든 것에서 쾌락을 느낄 수 있도록 궁극진화한다던가 하는...

그 정도 정성은 들였단 말입니다.

막말로 그냥 일본을 중국으로, 혹은 다른 제3세계로 기계적 번역해 봤자

그게 어떤 펑크적 요소가 될 수 있냐는 생각밖에 안 든다.

결국 타 문화를 해체해서 그걸 편견 어린 시선으로 바라보고, 멋대로 재해석하고,

그걸 기괴하게 묘사하는 것이 펑크 장르의 가장 중요한 부분인데

1. PC주의자들은 그런 '편견 어린 재해석'을 극혐하고

2. 백래시 종자들은 그냥 참신한 타 문화만 등장하면 PC라고 지랄을 떨기 때문에

이런 게 나올 수가 없는 게 문제일 뿐이라고 생각함...

이건 꽤 진지하게 하는 소리인데,

소설에 무협 요소 나왔다고 댓창에 쉬샤우둥 등판하는 꼬라지 보면

이제 더 이상 펑크는 장르로서 성립할 수 없는 시대가 된 것 아닌가... 싶을 때가 있어요.

높은 성의 사나이에다 대고 독일군이 왜 패망할 수밖에 없는지 설명하고 있는 꼬라지라고 해야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