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텐더는 "알겠습니다, 진과 토닉."이라 말하고서는 바 테이블에서 사과를 한 알 꺼냈다.

남자는 인상을 찌푸리고서는 사과를 베어물었다. "와, 이거 진짜 진 맛이 나는데!"

"반대편도 먹어보시죠." 남자는 바텐더의 말대로 다른 쪽을 베어물더니 "이번에는 토닉이네!"라고 소리쳤다.

술집의 문이 열리더니 깡마른 남자가 들어왔다. 그는 잭 다니엘과 콜라를 주문하고선 사과 한 알을 받았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는 알겠는데, 일단 먹어보라고. 형씨." 깡마른 남자는 옆 손님의 말을 듣고 망설이더니 사과를 깨물었다. "진짜 잭 다니엘 맛인걸."

"그렇지? 반대편도 먹어보라고." 깡마른 사내가 그 말처럼 반대쪽을 한 입 물었다. "이건 콜라 맛이군! 무슨 수를 썼는지는 모르겠지만 대단한데!"

그 때, 땅딸막한 난쟁이가 술집 안으로 아장아장 걸어왔다. "이봐. 여기 바텐더는 그쪽이 무슨 맛을 원하든 그 맛이 나는 사과를 준다고." 깡마른 남자가 말했다.

"어떤 맛이든?" 난쟁이가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말했다. "그렇다면... 보지 맛이 나는 사과도 있나?" 

바텐더는 잠시 테이블 밑을 뒤적거리더니 난쟁이가 주문한 물건을 꺼냈다. 난쟁이는 사과를 크게 한 입 베어물더니, 우거지상을 지으며 사과 조각을 퉤, 뱉었다. "똥같은 맛이잖아!"

"반대쪽을 먹어보세요." 바텐더가 중얼거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