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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20일 내기패배 선언문입니다.

혜.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1.11.21 04:07:18
조회 1647 추천 76 댓글 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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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반드시 박살낸다.'


한 사내를 향한 그 말을 마음에 새긴 건 언제부터였을까요?


정말 언제부터였더라, 하고 생각했을 때 떠오르는 내기는 6년 전 제가 고등학교 3학년이었을 때. 수능이 한 달 남은 시점에 치른 '8만자 빡글 내기'입니다.

(기억이 정확하지 않아, 아마 9만자 내기였을지도 모릅니다.)


그 이전에도 사소한 레이스는 몇 번쯤 했겠지만, 원통함을 곱씹은 것. 판타지 갤러리의 목마라는 인간을 '쓰러뜨려야 할 적'으로서 음으로 인식한 것은 그때가 분명하다고 할 수 있겠지요. 여러 사람들의 응원이 있었습니다. 저 놈 코를 납작하게 해줘, 하고 저의 승리에 흔쾌히 Fate/Zero 전질을 베팅한 작가님도 계셨지요. 한때 Fantasy Gallery의 족장이라고까지 불렸지만 지금은 떠나버린 야속한 사람입니다. 어떤 사람은 제가 진다면 사람들 앞에서 여성용 스타킹을 신겠다 호언장담까지 했지요 (대체 어떤 연유로 그런 발언을 했는지는 저도 모르겠습니다)


걸려온 싸움에서 도망치는 수치 앞에 수능이 대수냐. 건수만 생기면 바로 수능 따위 던져버릴 생각 만만이었던 저는 흔쾌히 핫식스와 레쓰비를 가득 사와 독서실에서 승리를 쟁취하기 위한 미친 빡글의 투쟁을 시작했습니다. 중간에 내기 중계를 어머니에게 걸려 구타를 당하기도 했지요.


하지만 결과는 패배.


싸움이 끝난 뒤 그의 시선에 담겨있던 '버러지.' 라는 세 글자는 저를 충분히 발끈하게 만들었고, 저는 한 번이라도 저 위에서 내려다보는 시선을 발아래에 깔아뭉갠 뒤 '너 개못하잖아'를 시전하기 위해 끊임없이 승부를 걸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저는 흉측한 사이트에 흉측한 의상을 입은 모습이 박제된 일도 있었고, 갤러리에서 치킨 파티를 연 적도 있었으며, 30만원을 보낸 적도 있었고, 60만원을 보낸 적도 있었습니다.


그러다 요 몇 달간 앉은 자리에서 백 수십만원을 벌어들인 '목마'님께서는 지금은 잠깐 잔고가 부족해서 내기를 못 거니 기다리라는 전형적인 도박 피해자 같은 제 모습을 보다 못해 "네가 1화를 쓸 때 만원을 주는 건 그대로 하고, 1화를 못쓸 때 만원을 받는 건 갤에 1000자 이상의 패배 선언문을 쓰는 것으로 하자."라는 제안을 해오셨습니다. 저는 그런 건 동등한 조건이 아니라며 거절했으나, 사실 속으로는 코웃음을 쳤습니다.


이 남자 진심인가.

걸려있는 게 돈 정도 뿐이니 그렇게 끝났던 것이지, '공개적 패배선언' 같은 사나이의 프라이드가 걸려있는데 내가 단 하루라도 패배를 허용할까.

퍼펙트 게임으로 패배당할 셈인가. 깔아뭉개야 할 적수를 상대로 그런 공허한 승리는 원하지 않는데...


하지만 결과는 패배.


아직은 내기 2일차. 하루는 세이프, 하루는 아웃으로 1:1의 막상막하 스코어라고도 할 수 있지만, 오늘의 결과가 패배인 건 사실입니다. 11월 20일의 김혜음은 버러지처럼 빡글하지 못하고 목마에게 패배했습니다. 11월 20일의 김혜음은 앞으로도 영원히 목마를 이길 수 없습니다. 지금부터 제가 죽을 때까지 누구에게도 패배하지 않고 승리만을 반복한다 할지라도 이 사실만은 그대로 남을 겁니다. 11월 20일의 김혜음은 패배자였습니다.


저는 여기서 공개적으로 제 패배를 선언합니다.



..하지만 11월 21일의 김혜음은 어떨까?


제가 단언할 수 있는 건, 아마 이 글이 판타지 갤러리에 올라오는 마지막 패배선언문이 될 거란 사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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