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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인생 은근히 파란만장했음.

쌍니은(믿어서행복해질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1.11.21 18:10:52
조회 986 추천 11 댓글 84
														


중딩때 가정환경 박살나고

형은 군대가고 엄마는 사라지고 아빠는 술마시고

아빠랑 둘이 단칸방으로 이사갔는데

어찌저찌 반쯤 도망치듯이

하루종일 게임하면 아빠가 술마시다가도 뭐라하니까

공부하는척이라도 한다며 하루종일 도서실에서 빌린책만붙잡고 그걸로 도피했음.

근데 중3쯤되니까 너무 정신적으로 힘들어서 인문계가서 공부는 도저히 못할거같은거임

그래서 마이스터고로 갔는데

1학년 여러 공작기계 다룰때 되니까 적성에 조오올라안맞았음.

나 운동신경 하나도없는 몸치에 몸다치는거 굉장히 무서워하는 쫄보인데

눈앞에서 쇠 갈아버리는 절삭기계들 코앞에서 왔다갔다 해대니 미칠거같고

측정기구 쓰는것도 어느정도 손재주있어야하는데 그런것도없고

하다못해 나사조이는것도 제대로 못하니 미칠지경이더라


이때 자퇴를했어야했는데

집안사정 더 박살나가지고 이젠 집안구석 들어가기도싫은데 아빠한테 자퇴한다고 도저히 말을 못하겠는거임.

그래서 그냥 다니면서 최대한 학교에 오래있는거 찾아보니까

기능대회 준비하는? 기능반이라고 있는거임(공고다녀본사람은 알거임)

성적 별 상관없다길래 들어간다음

3학년 전국대회 나갈때까지 개같이구름

당시 전국대회 동메달 이상은 삼성전자에서 특채로 채용해가기로 했거든

먹고는 살아야하니 적성에 안맞아도 어떻게 열심히 하긴했음.

나름 기계가 설계파트도있고 코드짜는파트도 있어서 그런부분 최대한 잘해서 손재주없는거 커버치려했는데

뭐 결국 전국대회 개같이멸망하고 좆소취업함


20살에 좆소 들어가서 이것저것 알아봤는데

아무리봐도 시발 대기업다닐거면 마이스터고가 전문대보다 나은점을 못찾겠는거임

취업처 : 전문대>>>>마이스터고

초봉 : 전문대>마이스터고 

50대인식 전문대>마이스터고 (걍 공고인줄암)

20대인식만 전문대<<<<마이스터고

좆소사장님이 그래도 뭐 오자마자 설비 교육보내고 이것저것 가르쳐주려고 하셔서

괜히 민폐끼칠거같아서 그냥 바로 탈주함.(회사 총 9일다녔음. 월급 40만원주시더라. 미안했음...)

그리고 전문대로 들어감

예상대로 1학기보내고 하루종일 롤만했는데 학점 4.4나왔고

토익공부하라길래 대기업취업 성적을봤더니 500점이상이면 씹가능이라길래

이게 뭐냐고 존나 기분좋아진채로 다음학기 전액장학 얘기들으며 20살에 입대부터함


군대가서 대가리가 존나깨짐

전문대다니다왔다하면 개빡대가리 보듯이 보는게 느껴지고

나름 괜찮은 마이스터고 다니다가 왔다하면 인식부터 달라지는거

20살에 저렇게 정리해놓고 들어간거긴한데 먼가 그게 현실로 와닿으니까 머리가 아팠음.

그래서 그때 다시 생각해봤지

애초에 대기업이고뭐고 나랑 이쪽 기계생산하는쪽이랑 적성이 하나도 맞는게없는데 정말 이게맞는걸까하고

다시생각해보면 아무리 그래봐야 전문대출신 생산직들이랑 그사람들끼리만 일해야할텐데

군대 부사관이랑도 못해먹겠다고 하는 내가 그걸 할 수 있을까 하고


그렇게 고민하다가

상병쯤달고나니 이제 부대간부들이 전문대다닐거면 그냥 항공정비로 입대하라고 꼬시는거임

그때 간부들 계정 다 알아서

간부들 연봉 몰래 검색해봤는데, 당장 내가 업무 대신처리해주는 준위 소대장 연봉이 세전 8천이었음. 나중에 연금도 월 300씩 나올테고

진짜 조건만보면 너무 괜찮은거같은거임... 싫어할 이유가 없는수준으로

물론 분명 괜찮은 조건이지만 내가하기는 절대로 싫었음.

군생활 체질에 하나도 안맞고, 솔직히 부사관들 마인드도 별로 마음에 안들어서

근데 그렇게 머릿속으로 생각하다보니까 갑자기 번뜩이더라

전문대로 취업해도 상황이 똑같을거라는걸

어짜피 적성에는 하나도 안맞는거 알고있고, 마인드는 전문대나와서 생산직하고있는 선배들이 더 심할텐데

내가 부사관을 어떻게, 왜 까고있는거야.


그때부터 뭐라도 하겠다며 군수하겠다는 후임이(1단원만 풀려있었음) 사다둔 수능특강 수학 당직설때마다 풀기 시작함

물론 제대로 푸는건 없었지만 당직서다보니 심심하기도 해서, 중딩때 생각하면서 앞에 기본개념보면서 풀었던거같음...

그렇게 지내다가

22살 4월에 전역앞두니

이제 진짜 정해야하는거임

진지하게 수능 다시볼까 그냥 복학할까

근데 이게 수특이라도 좀 풀어보니 알겠더라고

도대체 어디서부터 얼마나 해야할지 감도안잡힌다는거

당장 이차식 인수분해하는데도 한세월이걸리는데

재수포기했다는애도 이런건 눈으로 바로바로 하고 있는데

진지하게 중졸 검정고시도 나보단 지식이 많을텐데 무슨수로 따라잡냐고.

또 경제적으로도 

재수학원은 월 100만원 나간다는데

거기 따라갈수있을지도 모르겠고

전문대 다니겠다고 엄마한테 생활비랑 등록금받은채 한학기 보낸건데 이걸 또 어케감당하냐고


결국 감당못하고 전문대 복학했음.

근데 시발 진짜 미치겠는거야

그놈의 수능특강때문에

고등학교 잘못선택하고 20살에 군대로 끌려갔다 나온게 전분데

애들이랑 영어시간엔 be동사 외우고 중1때했던 길찾기 수행평가하고있고

정역학이라고 이름붙힌시간은 그냥 교양시간+산수시간이고

전문대 끝나고 시간날때마다 ebsi 강의들으면서 수특이라도 풀기 시작했는데

여전히 답도없더라.

답도없는데 먼가 도저히 놓을수가 없어서 미치겠는거임 매일매일

결국 엄마한테가서 집에서 재수할테니 그냥 생활비만 해달라고 부탁함.

다행히 엄마가 들어주셨는데

이게 전문대 22살 10월이었음

이때도 사실 개빡치는게

마음을 더 빨리먹었으면 걍 병장 말출 4월말때부터 거의 반년을 더 확보할수있었는데

+ 괜히 자취방 계약한거때문에 엄마 통장에서 200만원은 더 빠졌고 등록금도 장학금 씹혀서 백만원인가 내야했을거임.

아무튼 그렇게 얘기하고


재작년 11월부터 메가패스 결제해서 고1수학부터 다시공부하기시작함

근데 막 2달만에 수학 이과진도까지 다나간거임

와 시발 1년이면 높은대학 다 되는거아냐? 나 혹시 천재인거아냐? 싶어서

이제 국어 탐구도 건드리기시작했는데

2달뒤에 수학 다시보니까 진짜 완전히 포멧돼서 아무것도 모르는상태로 바뀌어있었음.

그렇게 작년 수능전까지 21 30번 한문제에 하루씩 꼴아박으며 어떻게 수학은 복구했다 생각할때쯤

수능 2주전이었고

급하게 작년 초에 1회독한게 전부였던 국어탐구 다시 기출문제 펴봤는데

역시나 하나도모르고

피눈물흘리면서 머리에 쑤셔박으며 수능보러갔고

국수영물지 44544맞고 멸망함.


개인적으로 시간 부족해서 안될건 알고있었는데

23살 군대안갔다치면 오수할나이 군대 2년빼도 삼수할나이인데

왠 지잡대나 받아줄법한 성적표 받으니까

그냥 눈물만나더라고

솔직히 피똥(진짜쌌음 치질걸림)싸게 노력했거든

수학 하나만 더하면 다른과목하자 한번만 더하면 다른과목하자 계속 기도하면서

매일 꼴아박은건데

그 해 초에 이차방정식 인수분해도 제대로 못하던새끼가 가형수학을 어케 정복하겠냐고.

그렇게 마음속으로 핑계대면서도

고딩때 공부안한애들도 다 핑계있을테니 뭐라 할말도없고

또 자기비하만 하면서 성적표 찢어버림...


그냥 1년 더하겠다고 말하고 24살에 1년더함...

이때가 올해인데 진짜 멘탈 개작살남

스트레스는 스트레스대로 오지게받는게

중딩때 친구들은 이제 군대갔다와서 4학년이고

우리학군이 공부를 오지게못해서 수시로 대학을 잘가니까

중딩때 나랑 성적비슷했던애들 지거국 상위과들 다 문부수고 들어갔는데

운좋으면 중경외시도 어떻게 뚫고 갔던데

난 왜 마이스터고 하나 잘못들어간게 그렇게 잘못이었나

아니 어디서부터 잘못된건가

걍 지금 이러고있는게 본인 분수도 모르고 자꾸 깝치는거 아닌가

걍 왠 이상한 열등감에 사로잡혀서 24살먹고 이짓하는거 아닌가

진짜 지금도 별로 달라질건없지만

이렇게 인생이 서글플수가없는거야

불면증도 쌔게왔고 자꾸 생활패턴 망가지니까 독재라도 다닐까 생각했다가 그것도 접었어

도저히 멘탈 유지할 자신이 없더라

당장 친구들만봐도 열등감이 오지는데

나보다 공부잘하는 고3 재수생 삼수생들이

24살인 나 4등급쳐받는거보면서 어떤식으로 볼지 상상만해도 소름끼쳐서...


진짜 정신병원이라도 다녀야하나 싶을정도로 열등감 너무 오지게 사로잡혔음

당장 한 친구는 20살에 뭐 없었지만 4년동안 알바 안가리고 열심히해서 통장에 몇천은 모아놨고

중소라도 꿋꿋이 다녔던 친구들은 병역특례받고 통장에 당연히 몇천씩 모아놨고

대기업다닌친구들은 뭐 말할것도없고

멀쩡히 4년제 나온애들은 4학년이니 토익자격증 취업얘기하고

당장 전문대애들도 졸업해서 생산직이니 페이는 굉장히 괜찮게받고있고.

근데

나는 지금 24살쳐먹고

고졸에

경력도 아무것도없고 공부도 그냥 빡대가리고

공부라도 해야하는데 도저히 집중이 안되는거임. 안하면 인생이 좆되니까 진짜 어떻게든 매일 하긴했는데

몸은 갈수록 망가지고

진짜 자기비하가아니라 눈물만 흐르는거야

솔직히 차라리 방탕하게 놀았으면 모르겠는데

나름 인생살면서 방탕하게 놀았던기간은 한번도 없었거든...

퇴근하시면서 엄마얼굴 볼때마다 미칠거같고

공부열심히하라면서 어쩌다 용돈 툭툭 받았는데 그날 문제 안풀리면 진짜 미칠거같고

수능관련 공부할때말곤 1초라도 생각하기싫어서

그냥 모든 언급을 끊었음. 누구랑 대화하더라도 절대로...



이 정신병 극복했을때가 두번있었는데

노피아에 잠깐 야설쓸때

걍 살면서 잘하는게 하나도 없다고 생각했는데

비록 인기는 없지만 누군가 글봐주고 댓글달아주니까

디시에서말고도 어떻게 소통이 되니까

그냥 왜인진 모르겠는데 그때부터 생활패턴이 돌아왔음.


그 다음은 마학간볼때임.

신기하게 마학간 읽고나서 정신병이 사라지고

그제서야 공부가 조금씩 되기 시작했음

그 전에는 진짜 생각도 하기싫어서

기계적으로 매일 아무문제나 붙잡고 푸는게 전부였거든...


사실 나 중학생때 소설로 도피했다고 했잖아?

그 시작이 글쟁이가 중딩때 쓴 습작 텍본이었음(프린세스메이커 vii, 아스갈딘이야기 구버전)

글이랑 1도 관련없는삶 살았는데, 딸치겠다고 네이버에서 야한거 찾다보니까 우연히 글쟁이 야설을 발견했어.

고작 활자라는게 이렇게 재밌을 수 있구나 하고 진심으로 재밌게 보고나서

그거 보고나서 내가 판타지 좋아한다 생각하고 도서실에서 해리포터빌림. 그게 미치도록 재밌어서 그때부터 책읽기 시작했어.


여기까지왔으면 나름 감동적인 수능대박으로 마무리되야하는데

수능은 살짝 망해서 대충 지거국 들어갈거같음.

사실 망했다곤하지만 이제 그리 기분나쁘진않은게

최소한 이제야 4년제대학나와서 취업은 멀쩡히 할 수 있는 조건이 맞춰진거 같아서 그래.

원래 전과목이 다 컨디션따라 1~3 요동쳤어서 그냥 올3등급 안받은걸 다행으로 여겨야겠지.


원래 친구랑 술한잔까고 할얘기인데

이제 친구들이랑 술마시려해도 애들이 너무 어른이되어버리고 다들 살아온인생이 너무 달라서 서로 공감이 안되더라

그래서 판갤에다 적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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