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계인이 있다고 생각해?”
 
 또 시작이다.
 소녀의 질문은 언제나 뜬금없고 갑작스러웠다. 그렇다고 내용이 알차냐하면 그것도 아니었다. 흔히 하는 말로 정말 뜬구름 잡는 내용의 이야기랄까.

 “몰라. 우주는 넓으니까 있을 수도 있겠지.”
 
 내 소양이 깊었다면 더 멋진 대답을 해주었겠지만 안타깝게도 나는 그렇게 똑똑한 사람이 아니었다. 그렇다고 딱히 멍청한 것도 아니니까 보통 고등학생이 대답할 수 있는 수준은 딱 이 정도가 아닐까.
 
 “난 말이지, 있다고 확신해.”
 “그래?”
 “응.”

 확신이란다.
 나는 소녀의 말에 피식 웃고 말았다. 꼭 어린아이가 산타클로스는 있다고 말하는 어투와 비슷했기 때문이다.

 “그야 있을 수도 있지만 아무래도 확신할만한 주제는 아니지 않아?”
 “아니, 있어. 네 말대로 우주는 넓으니까.”

 그녀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하늘에서 별똥별이 떨어졌다. 그러자 주변에서 환호성과 카메라의 셔터음이 산발적으로 일어났다.

 오후 9시 8분.
 수십 년 만에 찾아온 거대한 유성우가 한국을 거쳐 간다고, 며칠 전부터 뉴스에서 주구장창 알려준 시각이었다.
 나도 마찬가지지만, 소녀는 하늘에 수놓아진 별똥별의 무리에 눈을 떼지 못했다.
 별똥별이 빛나는 이유는 별이 높은 온도가 되어 타오르면서 빛을 뿜어내기 때문이라는데, 제 몸을 불사 지르는 광경이 이토록 아름다울 수 있다니 그저 놀랍기만 했다.

 “저기.”
 “왜?”
 
 떨어지는 별똥별을 계속 바라보며, 소녀가 나를 불렀다.
 
 “우주가 그렇게 넓고 외계인도 그만큼 많다면, 어쩌면 별똥별이 떨어지는 날에 고백을 하는 외계인들도 있지 않을까?”
 “그게 무슨 말이야.”
 “응, 나 너 좋아한다고.”

 펑!

 마지막 별똥별이 떨어지고 누군가가 준비해둔 폭죽이 하늘로 올라가 터졌다. 그렇게 큰 폭죽은 아니었지만 바로 옆에서 터졌기에 귀가 잠시 멍멍해졌다.
 가슴이 두근거리고 얼굴이 화끈거렸다. 크게 의식하지는 않았지만 나 역시 소녀를 좋아하고 있었다.
 그러나 나는 쉽사리 대답하지 못했다.
 누구라도 이 상황에 처한다면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지 않을까? 혹시 평소에도 많이 하던 장난일지도 모르는 일이고.
 나는 폭죽 소리를 핑계 삼아 소녀의 고백을 미루려고 했다.

 “때릴 거야.”
 “응?”
 “폭죽 소리 때문에 못 들었다고 말하면 때릴 거니까.”
 
 어두워서 잘 보이지는 않았지만, 아마 소녀의 얼굴은 나만큼이나 붉지 않을까.
 다만 얼핏 스쳐본 소녀의 얼굴은 어딘가 슬퍼 보였다.

라노베 갤 념글 추억삼아서 보는데 이게 아직 남아있네

그때 글 되게 못썼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