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걸... 집안 곳곳에 점이 찍혀있다.
까만 점이 사방에서 나를 도발하고 있다.

「언니, 질문 하나 해도 될까?」
「뭐니? 플랑드르」
「어째서 모두들 점을 찍고 다니는 거야? 이 방도 곳곳에 악취미적인 점이 찍혀있는데」

언니는 일순 정색하였다.

「역시 머리에 이상이 있군... 파츄리에게 알려야겠어」

언니는 내가 듣지 못하게 하려는듯 작게 말했다.

「이상한걸... 모두 몸에 점이 찍혀있어」

검은 듯하면서도 하얀 듯한 곳곳에 퍼진 점이 내 시야의 움직임에 맞춰 일렁인다.
보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지 않다.

침대에도 점이 있다.
손가락으로 건드리려 하자 손끝이 밀려들어간다.

「ー아아」

가는 물체로 누르면 더 깊이 밀려들어갈 것 같아서 손톱으로 꾹 눌러보았다.


『쿵』

둔탁한 소리를 내며 침대가 조각났다.
섬유인데도 종이처럼 깔끔하고 날카롭게 조각나버렸다.


점을 꾹 누르는 것,

종이를 가위로 자르는 것처럼, 간단히 잘려져버린다.

침대도, 의자도, 책상도, 벽도, 유리컵도.....
아마 생물조차도───


──아아, 지금까지 모르고 있었다.
세계는, 넝마조각과도 같아 굉장히 무너지기 쉬운 곳이었다는걸.


그 점은 아마 나에게만 보일 것이다.
다른 녀석에겐 보이지 않아...
그러니 괜찮아.
하지만 나에겐 보이는걸?
무서워 무서워 무서워 무서워
나, 이상해져버릴 것 같아...

그리고 2주가 지났을까.
아무도 나에게 다가오지 않는다.
그로부터 2주가 지나서도...
2주가 지나서도, 2주가 지나서도,
495년이 지나서도──

오직 나만이 넝마조각같은 세계를 살아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