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두의 권》의 탄생 배경
일본만화의 원작자
한참동안 요미키리를 설명했는데, 정작 요미키리 <북두의 권>은 어떤 내용일까. 볼 수는 있나? 현재는 모두 절판이지만, <소년 점프>에서 1982년 10월부터 1983년 1월까지 연재된 하라 테츠오의 장편 데뷔작 《강철 돈키호테》(총 2권)의 신장판 단행본과 문고판의 부록으로 두 권에 각각 요미키리 <북두의 권>과 <북두의 권 Ⅱ>가 실려 있다.
일반적으로 요미키리는 32쪽 전후인데 반해 <북두의 권>과 <북두의 권 Ⅱ>는 둘 다 51쪽이나 되는 분량이다. 내용도 지금 우리가 아는 그 작품과는 꽤 다르다. 내용이 다른 건 《북두의 권》의 스토리 담당과 작화 담당의 관계가 다른 작품과 달리 독특하다는 점에서 비롯된다. 일본에서는 스토리 담당을 ‘원작자’라고 부르는데, 이유는 본래 소년만화가 소년소설의 코미컬라이제이션, 즉 만화화 작업에서 출발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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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두의 권》 성립 경위
《북두의 권》의 경우, 부론손은 원작자로 이름이 올라가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작화가인 하라 테츠오가 요미키리 두 편을 모두 만들고 난 다음 이를 바탕으로 장편 연재용 기획을 짜는 도중에 합류했기 때문에 사실상 스토리의 전개, 즉 플로팅만을 담당했다고 볼 수 있다. 명확하게 표기를 한다면 원안·원작·작화 하라 테츠오/스토리 부론손이 된다.
다시 말해 요미키리 두 편은 모두 하라 테츠오 혼자 만든 것이고 사실상 요미키리 <북두의 권>은 그 자체로 완성된 작품이다. 장편 연재로 넘어가면서 세계관을 확장하고 코단의 구성법으로 이야기를 구축하는 플로팅과 확장된 세계의 설정을 부론손이 담당한 것으로 보인다.
니시무라의 증언에서도 이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니시무라는 요미키리 <북두의 권>이 독자의 인기를 얻어 <북두의 권 Ⅱ>가 실렸다고 말한다. 그는 이미 이 시점에서 무대설정, 주인공의 이름과 캐릭터가 결정되어 있었고 북두신권이라는 근본적인 아이디어도 결정되어 있었으니 《북두의 권》에서 하라는 단순히 작화만 한 게 아니라 상당히 비중이 크다고 지적한다. 본래대로라면 스토리작가가 만드는 이야기의 골자나 설정이 이미 결정된 상태였다. 스토리작가를 붙인 이유는 어디까지나 하라의 그림이 치밀해서 주간연재라는 가혹한 스케줄에 맞춰 스토리를 짜는 게 어렵다고 편집부가 판단했기 때문이다.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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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는 <필살> 시리즈가 다시 붐을 이루던 시기이고, <매드 맥스 2>가 막 개봉한 시기다. 정리하면 이렇게 된다.
1979년 5월~1981년 1월 드라마 <필살 시고토닌>(必殺仕事人) 방영.
1981년 5월~1982년 6월 드라마 <신 필살 시고토닌>(新 必殺仕事人)방영.
1981년 12월 26일 영화 <매드 맥스 2> 일본 개봉.
1982년 10월~1983년 1월 만화 《강철 돈키호테》 연재.
1982년 10월~1983년 7월 드라마 <필살 시고토닌 Ⅲ>(必殺仕事人Ⅲ) 방영.
요미키리 <북두의 권 Ⅱ>에서는 <필살> 시리즈에 등장하는 적의 기지와 비슷하게 생긴 기지에 잠입하는 요소가 남아 있다. 그리고 장편 연재에서도 초반에는 여전히 남아 있다.
앞에서 언급했듯 비슷한 시기에 부론손도 <매드 맥스 2>를 봤다. 황야의 무법천지를 영상으로 본 순간 “저기에 켄시로를 세우고 싶다. 이거라면 먹힌다!”라고 떠올렸고, 무엇보다 근대 병기가 없는 세계라면 분명 권법이라는 요소가 최대의 무기가 된다고 느꼈다.
여기서 흥미로운 건 ‘현대극은 안 된다’ ‘근대 병기가 없는 배경이어야 권법이 산다’는 부론손의 감각이, 무협소설의 배경이 주로 명·청대에 머무르는 이유가 근대 이후에는 총이 있기 때문이라는 양우생의 지적과 일맥상통한다는 점이다.
또한 부론손은 캄보디아의 킬링필드 방문 체험이 영향을 주었다고 밝힌다. 대량학살의 여파로 아직도 두개골이 여기저기 굴러다니는 광경을 본 기억이 북두신권이라는 요소와 잘 어울릴 것으로 느꼈다고 한다.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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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미키리에서 장편으로 이어진 공통점
주인공 켄시로의 기본적인 생김새 등은 요미키리에서 장편 연재로 그대로 이어졌다. 하라는 이소룡, 마츠다 유사쿠, 멜 깁슨, 실베스타 스탤론의 이미지를 뒤섞어 켄시로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권법도 거의 동일하다. 장편에 등장하는 북두칠성의 유래와 비공, 북두백열권, 오지열탄, 북두쌍장파 등의 오의는 이미 요미키리에 존재한다.
극의 후반에 호흡법으로 몸을 부풀려 근육질이 되면서 옷을 찢는 유명한 장면도 등장한다. 소년인 켄시로가 어른의 몸이 되는 변신을 통해 오의를 구사한다는 설정으로, 일종의 변신 히어로다. 이때 머리카락도 거꾸로 서게 되는데, 장편 연재에서도 이 설정이 이어지다가 나중에는 항상 거꾸로 선 채로 정착된다. 이처럼 몸이 부풀어 오르고 머리가 거꾸로 서는 연출은 《드래곤볼》의 초사이야인이나 《헌터×헌터》에서 곤이 분노로 일시적 성장을 이루는 모습(일명 곤육맨)으로 이어진다.
서브컬처계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가이드 | 손지상 저
리디에서 자세히 보기:
https://ridibooks.com/books/3162000006
대충 일본과 홍콩과 헐리웃의 액션 영화 드라마랑 이것저것들의 영향으로 북두의 권 파일럿 버전이 먼저 나왔고, 여기에 스토리 작가가 붙으면서 매드맥스2랑 이것저것들의 세계관이랑 이미지들을 인용해서 덧붙인 게 본편이라는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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