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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1.11.28 01: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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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병이라는 단어를 듣자마자, 헴즈워스 자작은 그 통 같은 몸의 어디에 숨기고 있었느냐고 생각할 정도의 민첩함으로 자취를 감추었다.


코니는 어안이 벙벙했다. ---적발?


확실히 가면 무도회가 건전하진 않지만, 그것 자체는 별로 위법행위가 아닐 터다.


『 이상하다고 생각했어』


스칼렛이 험악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 아무리 이국을 모티브로 한 취향이라고는 해도, 그 아이들은 분명히 분위기가 달랐던 거야. 저건 절대로 노예로 나오기 위한 상품이겠지.』


노예. 대 파리스 제국 시대에서는 당연히 만연했던 그 제도는 아델바이드 건국과 함께 폐지되었을 것이다.


『 아까 졸부 돼지가 말하고 있었겠지? 나뭇잎이 어떻니 하고. 데보라가 어디까지 관련되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 연회는 아마 인신매매의 방패역이 되었을 거야.』


---사랑스러운 얼굴을 한 나이도 차지 않은 아이들. 핥는 듯한 시선을 향하고 있던 가면의 손님들. 저것은, 일종의 경매였던 것일까.


『 자, 수다는 그만. 우리들도 빨리 도망가야 돼. 다행히도, 몬트로즈 저택에는 몇 번인가 온 적이 있어. 분명히 숨겨진 통로가 있었을 거야』


큰 방은 어수선했다. 감이 좋은 사람들은 이미 모습을 감춘 것 같다. 헌병대는 아마 현관 부근에서 주최자측과 실랑이를 벌이고 있을 것이다. 약간의 유예를 거쳐 소란스러운 소리가 점점 가까워져 온다. ---그 단계에 이르러서야 겨우 남은 자들이 사태를 깨닫고, 안색을 바꾸고 도망가기 시작했다. 콘스탄스도 스칼렛의 지시에 따라 걸음을 빨리한다.




그때, 시야의 구석에서 기우뚱 흔들리는 뭔가가 보였다.




움찔하고 몸이 굳어지고, 다리가 얼어붙은 것처럼 움직이지 못하게 된다. 여성이다. 아직 젊다. 코니와 그리 나이 차가 없는, 여성. 그 여성이, 분수처럼 피를 뿜어 흘리면서, 천천히 바닥에 쓰러져 간다. 코니는 눈을 크게 떴다.


쓰러진 옆에서 피가 융단에 스며드는 것이 보인다. 그런데, 누구 하나 그녀에게 다가가려 하지 않는다. 마치 방해라는 듯이 피해 간다. 심장이 경종을 울린다. 아무도 도와주지 않는다. 구해 주지, 않는다.


그 광경을 본 순간, 코니는 튕기듯이 등을 돌리고 있었다.


『 콘스탄스! ?』


도망치는 사람들의 흐름에 거역하듯이 달려 간다.


『 잠깐, 너, 뭐 하는 거야! 』


스칼렛이 뭔가를 외쳤지만, 이제 코니에게는 들리지 않았다. 그 정도로 필사적이었다. 힘껏 여성의 곁에 무릎을 꿇어, 일으킨다. 그 동공은 크게 열렸고, 초점이 맞지 않았다. 오른팔에서 피가 흐르고 있다. 빠끔히 열린 일직선의 그것은, 베인 상처일까. 두근두근 흐르는 피의 기세에 비해서는 거기까지 심한 깊이로는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상처는 검붉게 변색되어 있었다. 왠지 그것이 좋지 않은 것 같아서, 테이블 위에 있던 물병을 뒤집어 달라붙은 피를 닦아냈다. 그리고 상복의 옷자락을 찢어, 그녀의 팔의 뿌리 근처를 힘껏 단단히 묶었다. 장밋빛의 드레스는, 잘 보니 방금 전 스칼렛이, 제인, 이라고 부른 여성의 것이었다. 그 가슴에는 태양의 문신이 있어---


『---그러니까, 내 말이 안 들리는 거야!? 콘스탄스 주제에 건방져! 』


초조한 듯한 질책과 함께 코니의 귀에 소란함이 돌아왔다.


『 헌병이 올 거라고 말하고 있잖아! 빨리 도망쳐! 그런 여자, 방치하면 돼! 아는 사이야!? 아니지!? 그렇다면 너에게는 요만큼도 관계가 없잖아! 』


「 스칼렛」


『 뭔데! 』


여성의 의식은 아직 돌아오지 않는다. 하지만 죽지는 않았다. 고동이 있다. 도울 수 있다.


코니는 꾸욱 입술을 깨물고 고개를 들었다.


「 미안, 버릴 수가 없어요…! 」


성실도 그레일도 관계 없다. 이것은, 그저 콘스탄스의 이기심이었다.


스칼렛이 숨을 멈추고 입을 다문다. 그리고, 콱 하고, 얼굴을 일그러뜨렸다.


『 바보 코니…! 』


스칼렛은, 마치, 당장이라도 울어버릴 것 같은 표정을 짓고 있었다.


『 어떻게 되도 모르니까… ! 잡히면 그걸로 끝이니까… ! 비록 네가 아무것도 하지 않았어도, 잡히면, 순식간에 처형당한다니까…! 』


---그 목소리로, 표정으로, 코니는 아플 정도로 스칼렛의 마음을 알 수 있었다. 가슴이 메어, 무심코 울 것 같아진다. 그렇지만, 그럼에도 코니에게는 이 여성을 버리는 짓은 할 수 없었다. 그러니까 눈물을 참고 소리를 지른다.


「 미안해요, 스칼렛, 미안해요…! 」


『 사과할 정도라면 빨리 도망쳐! 이 분수도 모르는 벽창호…! 』


감색의 군복을 입은 헌병들이 흘러들어 온다. 늦게 도망친 손님들은 저항도 허무하게 가면이 벗겨져, 차례차례로 잡혀 갔다. 향로는 짓밟혀 산산조각이 나고, 천막은 찢어지고, 비명과 노호가 난무하고 있다.


「 네놈, 뭘 하고 있는 거냐!?」


어느새 배후에 서 있던 헌병의 한 사람이 훌쩍 코니의 팔을 잡아 올렸다. 그 용서가 없는 고통에 무심코 비명이 입에서 터져 나온다. 그러나 남자는 개의치 않고, 코니를 억지로 일으키려고 더욱 안간힘을 썼다.


「---윽」


삐걱삐걱 뼈가 소리를 낸다. 숨을 죽이는 그 찰나, 타닥 정전기 같은 것이 터지며 통증이 사라졌다. 남자가 손을 떼어 놓은 것이다. 버팀목을 잃은 코니는 철푸덕 하고 그 자리에 엉덩방아를 찧었다.


「 뭐야…?」


남자는, 자신의 손과 코니를 번갈아 보면서 눈살을 찌푸리고 있다.


『… 뭘 하고 있는 거냐, 라고?』


그 때, 흔들, 하고 코니와 헌병의 사이에 선 것은, 압도적인 존재감을 가진 목소리의 주인이었다.


『---그것은 이쪽의 대사야, 이 천한 사내가』


몹시 아름다운 자수정(아메지스트)의 눈동자가 반짝반짝 빛나고 있다. 흠칫하고 피부에 소름이 끼쳤다. 방의 온도가 급격하게 내려가고 있다. 형언할 수 없는 무서운 감각이, 분명히 있었다.


「--도대체 뭐야, 이 아가씨---」


남자가 경계하듯이 허리에 찬 사벨을 뽑았다. 흐릿하게 빛나는 칼끝을 향해져 숨을 삼킨다. 꾹하고 눈을 감은 그 순간, 갑자기 나타난 낮은 목소리가 그 자리를 지배했다.


「---비무장의 영애 상대로 칼을 뽑다니, 온화하지 않군. 아니면, 그것이 너희들 반의 방식인가?」


심장을 움켜쥐는 듯한 위압감. 귓가를 때리는, 잊혀지지 않는 중저음. 코니는 무심코 감았던 눈을 열었다. 아마, 이것은


「 얼스터 소령!?」


헌병이 놀란 듯이 경례를 취한다.


「 왜, 소령이 여기에…」


「 우연히 다른 건으로 근처에 있었으니까다. 별로 가이너 반의 공훈을 가로채려고는 생각하지 않았으니까 안심해라. 단지 내가 너의 상사라면---이런 잡담보다 부상자의 치료를 우선했겠지만」


그렇게 말하고 랜돌프가 의식이 없는 여성에게 시선을 돌리자, 남자는 당황한 모습으로 곧바로 여자를 안아 올렸다. 그리고 어딘가 납득하지 못한 듯한 표정을 코니에게 향하고---그러나 아무것도 말하지 말고 떠나 간다.


랜돌프・얼스터는 주저앉은 채인 코니가 시야에 들어오자 한쪽 눈썹을 훌륭하게 치켜올렸다.


「 또 자넨가, 콘스탄스・ 그레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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