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우울한거 말고 하드보일드한 얘기 하자 얘들아

Kyle_Miller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06.30 01:34:06
조회 42 추천 0 댓글 6



우리동네는 쓰레기동네다.



소설이 아니고 실제 우리동네 이야기다.



예전에 이 썰을 본 놈이 있겠지만, 인상에 남는 사람 이야길 해보고싶다.



석호 형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왼쪽 손가락이 한 마디씩밖에 없는.


내가 초등학교 3학년때였던가, 중학교 등교거부 후 공업단지에 일하러 갔다가 손가락을 다 날려먹었다더라.




초3때 당시에 야인시대라는 드라마가 유행했었다.


초딩들은 김두한 쌍칼 구마적 신마적으로 편을 갈라 패싸움놀이를 하는게 유행이었고, 비비탄총은 교양이었다.



우리동네엔 다른 동네에는 없는 시크릿 캐릭터가 하나 더 있었는데,


그게 석호형이었다.



석호 형은 말하자면 깍두기 포지션이다. 팀원이 없이 혼자 싸우되 다구리를 맞아도 피가 까이지 않고.


왼쪽 손가락이 없어 왼손은 못 쓰지만 오른손이 존나쎄다는 설정의.




실제 석호형은 그런 낭만깡패같은 스타일이 아니었다.


비쩍 마르고, 등은 굽고, 안색은 항상 흙빛이며 눈이 퀭한.


마약사범같은 몰골이었다.


중학생인데 술냄새를 풍길 때도 있었다. 비틀대며 초등학교 등하굣길에 나타나서, 치렁치렁한 치마 입은 여자애들을 와락 껴안거나 하기도 했다.




그러나 여하간에 초딩들에게 석호 형은 전설이었다.


초딩들 특유의 호들갑에 의해 석호 형이라는 사람은 전설의 싸움꾼으로 부풀려져 있었으니까.




그런 석호형은 어느날 소리소문도 없이 자취를 감췄다.


정말로 동네에서 사라져버렸다.





내가 석호형 소식을 들은 건 대학때였다.


살도 뺼 겸, 운동삼아 무에타이를 시작했다가 격투기 선수를 해보고 싶어서 정말 진심으로 운동을 했고.


어리석은 생각이긴 하지만 내 자신이 얼마나 강한지 가늠이 가질 않아서 상대를 필요로 했다.



그래서 관장님 몰래 시내의 나이트클럽 밀집한 동네에 가서 조폭 찌바리들을 들쑤시고 다녔다.


그러다가 한 번 경찰한테 된통 걸려서 연행된 적이 있는데, 거기서 운좋게도 사촌 매형을 만났다.


90년대 중반부터 충북 지역광수대에서 근무한, 그당시 25년 경력의 베테랑 강력계 형사였는데.


매형의 도움으로 어찌저찌 풀려났다.


사실 내 혐의는 기업형 조직폭력단 가담에 대한 죄목이었는데, 실제론 나이트 삐끼 수준의 말단 찌바리들에게 시비를 걸던 입장이라 어차피 혐의없음이다...


여하튼. 중요한건 이게 아니고.




매형에게 우연찮게 석호형 이야길 들었다.


니네 동네는 왜 이렇게 말썽을 피우냐며 운을 떼었는데.


조폭얘기를 하다가 옛날에 우리동네 외곽에 조폭들이 싸구려 마약을 숨겨놓던 창고가 있었단 이야길 들었다.


내가 알기로 그곳은 씨디 공장이었다. 야인시대 놀이 할 때 애들 규모가 많으면 꼭 거길 가서 놀았기 떄문에 기억하고 있었다.


나 거기 잘 안 다고, 어릴 떄 가서 놀았던 곳이라고 얘기했더니.


매형이 기겁을 하며 그러더라. 거기서 손가락 없는 아이의 시신이 나왔다고.


그 창고의 서류상 주인되는 사람의 아들이었다는데, 조폭들이 창고에서 보관중이던 마약에 손을 댔다가 맞아 죽었다나.



손가락이 없다는 말을 들은 순간 바로 알았다.


석호 형이라는 걸.




술주정만 부린 게 아니라 마약에 손을 댔었구나..



그 이야기를 듣고, 매형에게 다시는 싸움질하고 다니지 말라고 꾸중을 들은 뒤로, 나는 싸움질을 멈췄다.


진짜로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릴 때의 우리들에게 석호 형은 김두한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전설 그 자체였지만.


실상은 조폭들한테 두들겨맞아 죽은 어린애였던 것이다......






추천 비추천

0

고정닉 0

0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외모와 달리 술 일절 못 마셔 가장 의외인 스타는? 운영자 24/07/01 - -
공지 [판단대] 판타지 갤러리 단편 소설 대회 [22] 해연화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4.06.30 953 18
공지 판타지 갤러리 이용 안내 [207/1] 운영자 21.09.02 33447 35
6115935 임테기 들고 행복해하는거 머랄까.. 비현실감?? 매우찐하게드는듯 저지능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30 4 0
6115934 캣맘은 앞으로 사회악으로 지정하기로함 하치.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29 4 0
6115933 알렘빅글 판단대 챠리 비슷한 느낌이네 [1] 24생공김정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28 13 0
6115932 이춘복 판단대 보면서 정신나간 소재 있을까 떠올려봤는데 가난한청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28 14 0
6115931 🌑 섹파 만든법 공유~ ㅇㅇ(220.127) 07:26 4 0
6115930 한국판 AV 본인 작품 리뷰하는 여배우.jpg ㅇㅇ(220.127) 07:26 3 0
6115929 보테배 이로하 농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2] 엘켐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25 19 0
6115928 🌑 섹카오톡 레전드.jpg ㅇㅇ(220.127) 07:25 5 0
6115927 헌혈한지 3일됐는데 내 팔 왜이러는 [2] 화참자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25 15 0
6115926 안녕 [2] ㄹㅋㄹㅋ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23 9 0
6115925 재능이 고갈된 이후라는거 확실히..... 좀 그거그거임. [1] 저지능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23 22 0
6115924 그동안 공떡 앱이랑 사 이트 여러개 쓰면서.. ㅇㅇ(220.127) 07:23 2 0
6115923 ◆ 의외로 잘 주는 유부녀 많습니다. ㅇㅇ(59.11) 07:23 3 0
6115922 얼퓌기 [2] PSHR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23 8 0
6115921 눈 한쪽만 뜨고있으니 확실히 거리감이 이상해지네 엘켐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22 9 0
6115920 누우면 기침 나는 게 식도염 때문이었다고??? 생물학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22 17 0
6115919 미야옹 뫄야옹 야오오옹 애오옹 아옥 [4] 하치.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21 13 0
6115918 시...시발 심장이 떨려 [4] 쌍니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19 33 0
6115917 아니 나 왜 작계로 배치 받은거지 이제보니까??? [11] 모하비배달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18 35 0
6115916 인싸들은 공공장소에서 대화 안부끄럽냐? 미드と애니の노래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18 15 1
6115915 부산 사는 사람 있어? [2] 벚꽃축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17 16 0
6115914 나 고3 때 학원 쌤이 AV도 예술이 될 수 있다 했는데 [2] 구르미엄마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17 25 0
6115913 고장난 핸드폰이 계속 알람 쳐울리는거 ㅈ같네ㄹㅇ 구르미엄마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15 11 0
6115912 최애의아이 2기 왤케빨리나옴?? [2] 라스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15 27 0
6115911 요즘 글이 약간 그거 같음 [9] ‘파타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14 56 0
6115910 신성 로마 제국.jpg 불건전유니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11 28 0
6115909 알렘빅이 사고쳤구나 [1] 투하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11 39 0
6115907 판단대 4000자쓴거 지웟음 고햐쿠엔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10 23 0
6115906 자고일어났는데왜알렘빅이모든걸박살내있냐 [1] 빵케이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10 61 0
6115905 폼포코륀 반룡 대작전!!!!!!!!!!! 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10 9 0
6115904 예비군 가는길.... 힘이 쭉 빠진다 [6] 모하비배달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05 67 0
6115903 작가는 무인카페에 간다 [4] 은하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04 33 0
6115902 편돌이 주휴수당 받고 5일 제안받았는데 [4] 화참자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03 28 0
6115901 이건 ‘알렘빅 컴퍼니’네요 [1] 24생공김정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01 48 0
6115900 블아 캐릭터 임신하면 태아 헤일로 사타구니에 생길듯? 미드と애니の노래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01 19 1
6115899 얼퓌기!! [4] YAMATO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7:00 15 0
6115898 버스늦을까봐전력질주했다 [1] 섬망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56 13 0
6115897 망국 막는거 어려운거 요즘 조선이 보여주네 ㄹㅇ 미드と애니の노래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54 17 1
6115896 귀곡 좆같은 건 내 주머니 뒤지던 놈이 역으로 증오품고 [1] 한은수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54 19 0
6115894 알렘빅 글 여기에서 폰 떨굼 [1] 생물학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52 54 0
6115893 귀곡 여캐 돌리고 있어서 쌍수하잔 애들 다 한남으로 보임 [5] 한은수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51 28 0
6115892 진짜 B찍으면 스타 더이상 얘기안함 [1] 쌍니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50 11 0
6115890 페르소나3 리로드 할까.... [2] 저지능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49 18 0
6115887 1400토스한테도 발리던내가 1900토스를 잡았다고?? [2] 쌍니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45 27 0
6115886 알렘빅 글 어지럽네 스즈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44 23 0
6115885 얘들아 나 엄제현인데 잘 잤니? 좋은 아침이야. [10] 엄제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44 26 0
6115884 카드파괴란 카드 진짜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이구나 [6] 까름칙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44 44 0
6115883 님들 컴 이거 어떤거같음? [5] 화참자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6:43 44 0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