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서와 현서는 매우 유사한 기제를 보임

민서는 롤의 세계에 심취해 있으면서도 이딴 쓰레기 게임을 진지하게 하고 즐기지 못하는 스스로를 매번 환멸하며

순수하게 롤을 재미로서 즐길 수 있는 광기의 대행자 조셉을 자신의 행동의 위임자로 삼음 (롤 세계의 아버지)

그렇기에 조셉은 민서가 현실 세계에서 갈등을 느낄 때 결코 자신의 목소리를 내지 않음

반면 민서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현실 세계의 아버지는 '그 사람'이라 불리며 아버지로서 설정될 수 없음

현서는 현실 세계에서 성공했지만 그 성공한 방법을 결코 좋아하지 않으며 민서와 마찬가지로 아버지를 자신의 행동의 위임자로 삼음 (현실 세계의 아버지)

민서는 자신이 현실 세계에서 뒤떨어져 있다는 불만족을 해소하고자 자신보다 떨어지는 시청자의 고민을 비웃으려 하고 그 뒤에도 강혁을 대하는 태도에서 크게 달라지지 않음

현서 역시 민서를 현실 세계의 낙오자로 데리고 사는 데에서 만족감을 느끼며 그런 민서가 현실 세계에서 인방 세계로 나아가고자 하자마자 바로 민서의 위치를 인방 세계에서 현실 세계로 재조정하고자 함

그래서 현서는 그 현실에서의 우위와 별개로 결코 자기 의지로 인터넷에서 '아버지의 법'을 실천하려 하지 않음 그건 민서의 독립적 우위를 잠시라도 인정하는 것이기에

박민서-조셉 관계는 한민서-조세핀 관계로 잠시 변형되었다가 바로 사라지는데 이는 민서가 자신을 여전히 박민서로 보되 한민서에 대한 자의식이 매우 희박하기 때문

이따금 민서의 머릿속에서 울리는 조셉이 아닌 목소리는 예상하건대 조세핀의 목소리로, 조세핀은 민서가 롤과 마찬가지로 여캠의 세계에 깊게 빠지면서도 이를 환멸할 때 자신의 행동에 대한 목소리를 듣고자 할 때 존재했으며, 더이상 그런 여캠이 아니게 된 상황에서 바로 억압됨

실제로 민서가 자신을 여성 한민서로 인식하고 있는 장면에서 조셉을 부르려는 시도는 늘 실패함 그건 그녀의 아버지가 아니기 때문

남성성-롤의 세계에서 여성성-여캠의 세계로 나아가는 것은 그러나 둘 다 현실로부터의 도피이기에 민서가 조세핀의 목소리를 듣게 되는 순간, 민서는 TS되기 전 완전히 낙오된 채로 완결된 상태로 돌아감

이를 해소하기 위해선 결국 민서의 실제 아버지를 아버지로 받아들이며 현실 세계의 우위를 되찾아야 하지만 일단은 요원해보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