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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라즈 아즈사가 배신했다가 궁금한 사람은 봐라 ㄷㄷㄷ앱에서 작성

(모리어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07.27 22: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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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



아즈사가 사고를 쳤다.

보급품 확보 중에 민간인을 건드렸다는 이유로, 혼자 명령을 거부하고 게릴라를 벌여서 5명의 부상자를 만든 모양이다.

상부에서는 화가 머리끝까지 나서 아즈사를 처벌 부대에 보내겠다고 통지해왔다.

처벌 부대에 가면 끝장이다. 죽는다.

그녀에게 엎드려 빌고, 채찍으로 아랫배를 20대 얻어맞는 선에서 무마했다.

바지를 끌어올려 입으니 흉터자국은 가려졌다.



아즈사를 불러 엄하게 타일렀다.

힘 없는 정의감은 헛되고 헛되니까 헛짓거리 하지 말라고.

아즈사는 착하고 좋은 아이지만, 정의감이 너무 강해서 문제다.

얘기를 듣고도 납득한 표정이 아니었다.



지금은 작전을 준비하느라 이런저런 트러블이 많을 때다.

놔두면 또 문제를 일으킬 것 같아서, 원래 내가 가기로 했던 트리니티 잠입 임무에 아즈사를 대신 보내기로 했다.

부디 잠깐이나마 아즈사가 행복했으면 좋겠다.



( 2 )



미사키가 사고를 쳤다.

또 자살하겠다고 등대 꼭대기에 올라가서 내려오질 않은 모양이다.

훈련 도중에 급히 불려가서 미사키를 설득해야 했다

이번 작전만 끝나면 분명히, 반드시, 꼭 행복해진다고 마구 소리쳤다.

미사키는 내 말을 무시하고 뛰어내렸다.

간신히 두 팔로 받아냈지만, 양팔이 모두 골절되었다.



미사키가 또 자살시도를 했다는 소식이 상부에 들어가면 큰일이 날 것 같아서,

내 선에서 은폐했다.

그러다보니 의무반을 갈 수가 없었다.

내색하지 않고 골절된 팔로 오후 훈련을 소화했다.

찬물로 샤워할때 보니 양쪽 팔꿈치가 모두 시퍼렇게 퉁퉁 부어 있었다.

많이 아파서 조금 울었다.



( 3 )



바퀴벌레는 한파에도 죽지 않았다.

오히려 증식해서, 생활반 침상과 바닥 곳곳에서 그 더러운 더듬이를 흔들어댔다.

더 이상 견딜수가 없어서 부대원들과 함께 숙소의 바퀴벌레 제거 작업을 했다.

아무런 의미도 가치도 없는 주제에 생명력만 쓸데없이 질긴 것이 우리 같다고 히요리가 말했다.

꾸중을 해야 했지만, 제때 꾸중하지 못했다.

맞는 말이라고 은연중에 생각해버렸기 때문이다.



우리의 학교 아리우스는 빈곤하고 춥고 어둡다.

길가의 아이들은 인근 군부대에서 나온 담배꽁초가 섞인 잔반으로 국을 끓여 먹는다.

간단한 상비약조차 없어서, 누구 한 명이 감기에 걸렸다 하면 모두가 감기에 걸리기 때문에, 교정에는 언제나 흐느끼는 듯한 기침 소리가 가득하다.

전부 트리니티에게 배신과 차별을 당했기 때문이다.

작전이 끝나면, 우리 모두 이 빈곤한 생활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그걸 위해서라면 뭐든지 할 수 있다.

나는 바퀴벌레를 콰직 밟아 죽이면서 다짐했다.



( 4 )



히요리가 사고를 쳤다.



숙소 바닥에 구멍을 파고 몰래 반입금지물품을 모았던 것을 들킨 것이다.

그 물건들은 별달리 대단한 것은 아니었다.

강가에 버려진 패션잡지, 여자애들 잡지 같은 것들이었다.

색이 바래고 꾸깃꾸깃하게 접힌 잡지들 중에는 5년이 지난 것도 있었다.

관리자들은 그것을 빼앗아서 불태웠다.



누군가한테는 쓰레기조차 못 되는 물건인데도, 히요리는 불타는 잡지를 보면서 세상이 떠나가라 울었다.

마음이 아팠다.

세상이 우리 몫으로 남겨준 것은 저런 쓰레기밖에 없는 것인가. 저런 쓰레기도 빼앗아가는 건가.



밤새도록 강변을 뒤졌다.

간신히 버려진 잡지를 한 묶음 찾아냈다.

새벽녘까지 훌쩍대고 있던 히요리를 깨워서 몰래 잡지를 건네주었다.

작전만 성공하면 잡지의 최신간을 모두 사주고, 나아가서 그 잡지에 나오는 예쁜 옷을 다 사주겠다고 약속했다.

히요리는 어색하게 웃으면서 기왕 사는 김에 리더 옷도 사라고 말했다.

함께 바다에 가자고도 했다.



약속했다.

거짓말은 아니었다.

작전만 성공하면, 모두 할 수 있을 테니까.



( 5 )



아츠코가 사고를 쳤다.



훈련 중에 갑자기 빈혈로 쓰러졌기에 조사해봤더니, 오른팔에 주사자국과 멍자국이 엄청나게 있었다.

채혈의 흔적이었다.

그녀가 약속을 깨고, 아츠코의 로열 블러드를 마구 뽑아댄 것이 틀림없었다.

화가 머리끝까지 나서 그녀의 방에 달려가서 따졌다.

약속과는 다르지 않냐고, 우리가 작전만 성공하면 아츠코를 안 건드리기로 하지 않았느냐고 했다.



그녀는 비웃으면서 아츠코가 자발적으로 피를 판 거라고 했다.

요새 이상하게 부식과 급식이 잘 나와서, 작전 직전이니까 보급을 잘 해주는 건가, 했는데

그게 아츠코가 우리에게 숨기고 피를 팔아서 받은 거였다고 했다.



그러니 자신은 잘못한 것도 계약을 깬 것도 없다고 했다.

어른의 정론이었다.

부들부들 떨다가 돌아와서, 아츠코의 뺨을 때렸다.

다시는 이런 짓을 하지 말라고 했다.

아츠코는 얌전히 잘못했다고 사과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뭘 잘못했다는 걸까.

혼을 냈지만 나도 잘 모르겠다.



( 6 )



어느새 작전이 내일로 다가왔다.

잠이 잘 오지 않아서 일기를 끄적여본다.



어렸을 적에는 나도 많이 울었다.

평범한 아이들을 보면 부러워서 하염없이 들여다보기도 했고,

죽고 싶어서 옥상에 올라가본 적도 있다.

그때마다 마음 속으로 간절히 바랬다.

누군가 대단하고 훌륭한 사람이 나타나서, 내가 겪는 모든 고통을 해결해주고, 구해주기를.

하지만 아무리 기도해도 그런 사람은 나타나지 않았다.



그럼 내가 그런 사람이 되어주자고 생각했다.

그렇게 생각하니 삶의 의미를 찾은 것 같았다.

그 일념만으로 10여년을 살아온 결과, 가족 비슷한 아이들이 몇 명 생겼다.



그 아이들이 내가 괴로워했던 것과 같은 생각으로 괴롭지 않았으면 좋겠다.

아직 늦지 않았으니까, 이제라도 평범하고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다.



내일 작전이 끝나면 다같이 은퇴계를 제출하기로 했다.

작전이 끝나고 나서라면 그녀도 우리를 붙잡진 않을 것이다.

그럼 우린 뭘 할까.



아즈사는 정의감이 강하니까 경찰이 되었으면 좋겠다.

히요리는 의외로 패션감각이 좋으니까 모델이나, 사진 기자가 되면 좋지 않을까.

미사키는 책 읽는걸 좋아하니까 사서가 되면 좋겠다.

아츠코는 꽃을 좋아하니까, 함께 노력해서 꽃집이라도 차려줘 볼까.



나는 뭘 하지.

생각이 잘 나지 않아서 한 시간째 펜을 톡톡 두드렸다.

거창한 꿈은 잘 생각이 나지 않아서, 작은 목표를 세웠다.

작전이 끝나고 나면 곧 크리스마스다.

크리스마스에 모여서, 케잌을 잘라서 먹고, 같이 축하를 하도록 하자. 보통 사람들처럼.



드디어 작전일 아침이다.

해가 밝아오기 시작했다.



이 작전만 성공하면, 모두 행복해질 거야.



( 7 )



시라스 아즈사가 배신했다.

우리보다, 만난 지 2주밖에 안된 보충수업부 친구들이 더 중요하다는 모양이다.



시라스 아즈사가,

배신했다.



작전은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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