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다가 깨서 울었다 - 판타지 갤러리

자다가 깨서 울었다앱에서 작성

ㅇㅇ(125.246) 2024.08.18 03:42:49

조회 20 추천 0 댓글 0

내가 지금부터 아무리 잘 산다고 해도

소꿉친구와 알콩달콩 풋풋하게 보낸 청춘의 기억은 만들 수 없잖아

옆집사는 그 아이와 벽을 사이에 두고 네트워크 대전을 하지도 못했고

처음으로 만든 가정수업에서의 요리를 나눠먹으며 너 요리 뒤지게 못한다 결혼 죽어도 못할듯 ㅋㅋ 이런 농담을 나눌 수도 없었지

비가 내리는 날, 우산 하나를 사이에 두고 서로 어깨로 밀치면서 그만 달라붙으라고 옥신각신하며 집에 가는 경험을 과연 내가 미래에 할 수 있을까?

마침 그날따라 엄마 오늘 늦게오니 옆집가서 놀고있어라라는 메모가 붙은 현관문

서로 물에 빠진 생쥐꼴로 방에 틀어박혀, 순서대로 샤워하고 맞는 옷이 없어 큰방에서 그 아이가 가져온 아빠 옷을 입고 서로 부끄러움에 말없이 앉아있다가 흘깃흘깃 쳐다보는 그런 기억을 무슨 기억으로 대체할수있냐는 말임 대체

처음으로 자전거를 탈 수 있게 된 날, 자전거 뒤에 올라타는 소꿉친구는 어때

야 이 돼지야 빨리 내려 너 타니까 못가겠어라고 너스레떠는 나의 옆구리를 쿡하고 찌르고 나 그렇게 살쪘나라고 진지하게 물어보는 그 아이에게 뭐라고 대답할지 모르고 얼버무리면 그 기분은 어떨까 대체

넌 분명 서로 같은 중학교에 배정받으면 분명 아 또 너랑 같은 학교냐고 질렸다는 표정을 지을거야 나도 마찬가지고

그럼에도 저녁을 먹고나면 서로 자신의 방에서 벽에 기대고 앉아 이야기를 나누겠지 주말에 교복맞추러가자라고

그 아이의 첫 교복모습은, 내 첫 교복모습은 서로가 가장 먼저 보게되겠네

쓰다가 아련해서 또 울어버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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