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키도햄숙제] 오카자키에게 바친다 감상문앱에서 작성

루시아거짓요양원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08.31 23:32:01
조회 45 추천 0 댓글 4
														

1ebec223e0dc2bae61abe9e74683706d22a04983d1d7cbbbb7c1c41e4810ab8be03dcd718f8f1ca77b90865f0cdbba64996d61

누군가에게 삶을 바치지 않고서는 견딜 수 없는 시절이 누구에게나 존재하는 법이다. 시간이 지난 뒤에, 한 발짝 물러서서 다시금 생각해 보면, 그건 참 서글픈 일이다. 그 누군가가 지금은 없다는 것은 말이다.

***

춘추시대 말기, 진(晉)나라에 예양이라는 이름의 선비가 살고 있었다. 당시 진나라는 육경(六卿)이라고 불리는, 여섯 개의 가문이 권력을 잡기 위해 서로 내분을 벌이고 있었다.

춘추오패라 불리던 진 문공의 시대도 저문 지 오래로, 과거의 영화는 아스라히 사라졌으나, 그럼에도 망한 부잣집조차 삼대는 간다고 하지 않았던가. 옛적의 부귀와 성가는 껍데기만 남았으나 그마저도 가히 열국의 제후들을 능할 정도였으니, 이를 손에 넣기 위한 싸움이 얼마나 치열했을지는 가히 짐작을 할 수 있으리라.

예양은 식객으로 진나라를 돌아다니며, 많은 가문을 섬겼다. 처음에는 범씨를 섬겼으나, 범씨의 범길역이 그를 알아주지 않자 이내 발걸음을 중항씨의 문중으로 옮겼다. 그러나 중항씨의 중항인 역시 예양을 귀히 여기지 않았다. 그럼에 예양이 지씨를 섬기고자 다시 몸을 움직였다. 지씨의 지백은 예양의 진가를 알아보고 그의 능력을 높이 사 심복으로 등용했다. 그제야 선비는 주인을 섬겼다.

지씨는 힘을 크게 일으켜 한씨, 위씨, 그리고 조씨를 상대했다. 조씨의 조양자가 군사를 이끌고 지백을 치니 이내 지씨는 무너지고 지백은 전사했다. 그의 일족 역시 몰살당했다. 진나라는 한나라, 위나라, 그리고 조나라의 삼진(三晉)으로 갈라졌다.

조양자는 지백의 머리를 베고 그 수급을 취한 뒤 가마솥에 넣어 오랜 시간을 삶았다. 마침내 피륙이 골상에서 떨어지자, 그는 지백의 두개골에 황금을 두르고 옻칠을 발라 술잔으로 삼았다. 하여 그러니 예양이 조양자에게 원한을 품었다.

예양은 사로잡힌 포로로 분장해 조양자의 집으로 잠입했다. 그다음에는, 집안의 노비와 옷을 갈아입고 변소의 벽을 고치는 시늉을 하였다. 조양자 역시 사람이었다. 그 역시 먹고 마시고 자며, 싸야 했다. 예양은 바로 그 시간을 노렸다.

조양자 역시 범인(凡人)은 아니었다. 못 보던 얼굴의 노비가 수상한 낌새를 보이고 있으니 그는 즉시 청지기와 호위를 불러 추포하게 했다. 그래서 예양이 붙잡혔다. 가신들이 말렸으나, 조양자는 그를 풀어주었다. 그의 충을 높이 사서였다.

집으로 돌아온 예양은 양잿물을 삼키고 얼굴에 옻을 칠했다. 그리하여 목소리는 쩍쩍 갈라지고, 얼굴은 울긋불긋하게 돋아오르니, 누가 보아도 거렁뱅이였다. 그의 아내조차 알아보지 못할 지경이 되자, 그제야 예양은 안심하며 길을 나섰다.

조양자가 진나라를 멸하고 조나라를 세우자, 그 도읍을 한단으로 정했다. 새 도읍에는 언제나 건물들이 새로이 지어졌다. 옥(屋)과 당(堂)의 대들보가 일어서고, 저(邸)와 청(廳)의 주춧돌이 누웠다. 들이 있으면 길이 났고, 골이 있으면 다리를 드렸다. 그날도 여느 때와 같은 날이었다.

새로이 지어진 다리가 있어, 새로이 조의 국군이 된 조양자가 그 다리를 가장 먼저 지나기로 하였다. 그러나 조양자는 교각에 발을 올리지 않았다. 가신이 조심스레 물으니, 그가 대답하였다. "불길하구나."

과연 그는 범인이 아닌지라, 하인과 군병을 시켜 주위를 샅샅이 뒤져보니, 다리 밑에 예양이 시체로 분해 숨어있었다. 가슴팍에는 날카로운 보검을 한 자루 품고 있었다. 아내도 알아보지 못한 얼굴을, 조양자는 알아보았다.

조양자가 물었다. "나는 일전에 너를 한번 풀어준 적이 있다. 그럼에도 이렇게 다시 마주하게 되니 참으로 놀라울 지경이다. 너는 이전에 범씨와 중항씨를 섬기지 않았느냐. 지백 역시 그들과 다를 바 없는 범부였는데, 왜 너는 그를 위해서만 이렇게 깊은 원한을 품고 나를 해하려 하느냐."

이에 예양이 대답했다. 士爲知己者死. 선비는 스스로를 알아주는 이를 위해 목숨을 바치는 것이다.

이에 조양자가 눈물을 흘리며 그를 예자(豫子)라 칭송하였다. 그를 죽일 수밖에 없음에 슬퍼하자, 예양이 오히려 이렇게 답했다. "그럼으로써 공은 내 섬김을 받을 자격이 있소. 그러나 오늘 공과 신 중 둘 중 하나는 죽어야 할 따름이니, 내가 공의 옷자락이나마 베고 죽는다면 지백께 부끄러울 일은 없을 것이오."

이 말을 들은 조양자는 겉옷을 벗어 예양에게 내렸다. 그러자 예양이 크게 기뻐하며 그 옷을 크게 한번 베고, 이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조양자가 애석해하며 그의 가솔을 극진히 돌보았다.

***

자방이 한 고조에게 머리를 숙였고, 운장과 익덕이 한 소열제에게 충성을 다하였다. 하후복파는 죽을 때까지 조가를 섬겼으며 육군실은 송 소제와 함께 애산에서 명을 달리했다. 감히 이르니, 선비가 알아주는 이를 위해 목숨을 바쳤으니 그들은 기뻤을 것이다.

그러니 오카자키에게 야마모토 역시 그랬을 것이다. "난 아마 야마모토의 인생에서 조연이 되기 위해 태어난 거라고 생각해." 인간은 조연으로 살기 위해 빚어지지 않았다. 조연으로 사는 것을 선택할 수 있을 뿐이다. 오카자키는 바로 그 길을 선택했다.

그럼으로 오카자키는 기뻤을 것이다. 이를 의심한 사람은 오직 야마모토뿐이다.











8


키 도 키도 만화 세뱃돈 8월 사다리 감상문 독후감 후기


추천 비추천

0

고정닉 0

0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지금 결혼하면 스타 하객 많이 올 것 같은 '인맥왕' 스타는? 운영자 24/10/28 - -
6717095 반룡 앞주머니에서 금괴 압수했다 [4] α센타우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14 30 0
6717094 내가 럽코물에서 제일 싫어하는 설정이 그거거든? [6] 그냥-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14 57 0
6717093 주술회전 엔딩은 무난하게 맛있지 Kyle_Miller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14 21 0
6717092 실베 이거 오... STGM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14 14 0
6717091 추측) 괴담동보는데 이준 인하윤은 부부였던거 아닐까 [1] 우주멍멍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14 36 0
6717090 xx빵먹기기싸움이란거멈추면안되는거냐.....? [5] 나는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14 24 0
6717089 츠카츠키 리오가 이렇게 입고 트릭 오어 트릿하면 [3] 푼제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13 44 0
6717088 떡밥회수 다하고 무난하게 완결냈으면 갓만화가 맞긴하지... [2] 레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13 33 0
6717087 ㄹㅇ 최애 썰 도는거보니 시체 싸대기도 스포 떴다는 말이 있는데 [2] ㅇㅇ,(58.29) 19:13 57 0
6717086 대형견미소녀에서 가슴을 빼면 뭐가남음? [4] 재미교쓰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13 37 0
6717085 그 금발 소꿉친구 여자애랑 흑발 빡통미인 여자애 나오는 럽코 [2] ㅇㅇㅇ(121.161) 19:12 22 0
6717084 메카말딸이때못봄ㄷㄷ 퓌캬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12 20 0
6717083 원피스 궁금증) [5] 양지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11 23 0
6717081 님들아 주키니호박은 머해먹어야 맛잇삼? [9] 방방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11 29 0
6717080 갑자기 뭔 지드래곤 신곡이 알고리즘에 친필사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11 17 0
6717079 근데 걍 이거 엔비 말이 맞네 [11] 콥등이0.1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11 89 0
6717078 배트맨 vs 다스베이더 영상 이거 좋더라 [4] 그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10 35 0
6717077 아포토시스한테강간당하고싶네... 레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10 15 0
6717075 누울동안bgm으로틀애니추천받음 나는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10 11 0
6717074 최애 떡밥인 김에 최애의 아이 빵 먹어야쥐 ㅋㅋ [2] 루잭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10 33 0
6717073 앵자 카페모션이 레전드임 진짜 [1] ㅇㅇㅇ(121.161) 19:09 33 0
6717072 블랙프라이데이에 살거추천좀 [13] 파모똥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09 39 0
6717071 그녀석 참 모순적이군 [7] D4C서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09 57 0
6717067 데스노트는 영화판 엔딩이 진엔딩급 아니냐 [1] 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08 30 0
6717066 오늘 저녁은 마트육회인ㄷ 모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08 13 0
6717065 jtbc에서 지금 윤석열 탄핵 방송하네 [1]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08 39 0
6717064 결말 이야기할때마다 게게가 참 아쉬움 [11] 자와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08 66 0
6717062 아 그 만화 제목 찾았다 [2] KYOUYAMA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07 32 0
6717060 앵자 씨랑 찐~한 로맨쓰를 찍고 싶구나야 [2] 루잭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07 49 0
6717059 붕스잘알만 들어와보셈 [3] 엔하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06 32 0
6717058 홈즈가 몰래 알려준 중녀 코스프레 야노 트위터 개꼴리네 ㅇㅇㅇ(121.161) 19:05 36 0
6717057 리나미짤 이건 진짜 닥장같네 [1] 투하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05 45 0
6717056 최애아이 이제 아쿠아 환생체 낳는 애가 히로인 대전 최종승자냐??? ㅇㅇ,(58.29) 19:05 23 0
6717055 데스노트 영화가 씨발이었구나. [18] Kyle_Miller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05 89 0
6717054 아니 메카말딸 배꼽있네 [4] 강강수할래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05 46 0
6717053 원피스 아카이누 현상금 50억이라는데ㄷ [2] 삐리릭빠바박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05 50 1
6717052 서부 아까 올린 용사만화 누가 그린거임? [4] 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05 33 0
6717051 암흑왕이 가짜엑스칼리버 박아놓은 설정 좀 좋앗음 D4C서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05 20 0
6717050 최애 그림스포 뜬거 진짜 존나 웃기네 ㅋㅋㅋㅋㅋㅋㅋ [14] Dante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04 104 0
6717049 아니 토스에 미수거래 생겼네ㅋㅋㅋㅋ [4] 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04 54 0
6717048 요즘 밥 2그릇 먹고 바로 누움 가오렌쟈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04 12 0
6717047 노르르상이 퇴근후 마주하게되어버린 재앙.man [2] 무명소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04 33 0
6717046 님들 그거 앎? [2] 군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04 17 0
6717044 맥날 왔는데 해피밀 인형 퀄이 심각하게 나쁘네 엉엉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04 22 0
6717043 디시에서 한녀 거른다 << 이말은 왜하는거임뇨 ㅇㅇ(211.205) 19:04 23 0
6717042 내일이면 금요일이란거임 [1] 홈즈,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03 15 0
6717041 시골쥐인데 오늘 거리에 지름코드도 좋아할법한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03 14 0
6717039 브로냐 모녀덮밥은 미시브로 먹어야하나 농농브로 먹어야하나.. [4] 유열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03 28 0
6717038 남자 묶어놓고 강제로 좆 빠는걸 뭐라고함? [2] ㅇㅇ(211.234) 19:03 32 0
6717037 아 근데 치지직 중간광고때문에 에드블럭 깔고싶네 [1] 다들안녕(판스퍼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03 18 0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