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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2일 내기패배 선언문입니다.

혜.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1.12.03 15:24:01
조회 1519 추천 50 댓글 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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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youtube.com/watch?v=aV52MayCP5U






이런 옛날 이야기가 있습니다.


숲길을 걷고 있던 한 남자는 갑작스런 소나기에 급히 나무 밑에서 비를 피합니다. 나무는 점점 젖어가지만 남자는 전혀 걱정하지 않았습니다. 비가 새기 시작하면 다른 나무 밑으로 피하면 된다 생각했으니까요.


“그놈 완전 멍청하네요.”


멍청하다니요? 왜 그렇게 생각하시나요.


“나무가 젖어서 비가 새면 주변에 다른 나무들도 다 비슷하겠죠. 그때 가서 다른 나무로 어떻게 피해요?”


놀랍군요. 맞습니다. 빗물이 남자의 어깨를 조금씩 적시기 시작할 즈음엔, 다른 나무들도 똑같이 다 젖어 비를 피할 곳이 없어지고 말았습니다. 결국 남자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물에 빠진 생쥐 꼴이 되고 말지요. 이 이야기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이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대가리가 나쁘면 몸이 고생한다 아닌가요?”


비슷하지만 다릅니다. 머리가 좋고 나쁘고의 문제가 아니죠. 남자가 가만히 서서 시간을 죽이는 게 아니라, 비를 피하기에 더 좋은 곳이 없을까 끊임없이 생각했다면 나무들이 다 젖기 전에 다른 적당한 장소를 찾을 수도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남자는 상황을 더 나아지게 할 생각 없이 다 끝날 때까지 바보처럼 서있기만 했죠.


다시 말해 생각을 포기한 겁니다. 


이 이야기의 교훈은 사고를 멈추지 말라는 것입니다. 결과가 어떻게 될지 머릿속으로 상상해보고 더 나은 행동을 선택할 수 있는 게 인간의 훌륭한 점이니까요. 아무런 생각 없이 그냥 멈춰있다면 그건 인간이 아니라 그냥 버러지라는 표현이 어울리겠죠. 그런 의미에서 어제는 뭘 하셨나요? 


“…….”


굳이 대답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친구와 리그 오브 레전드 팀파이트 택틱스, 통칭 롤토체스를 하며 즐거운 하루를 보내셨지요. 어른이 되면 서로 바쁜 일정에 연락이 뜸해지다 서먹해지는 경우도 많은데 지금도 몇 시간이나 게임을 같이 할 수 있는 친구가 있다니 참 좋은 일입니다. 


그런데 혹시 생각이란 걸 멈추고 계시진 않으셨나요? 자신이 당장 소나기를 피해야 하는 급박한 상황에 처해있다는 자각은 없으셨나요. 제가 당신을 인간이라 불러야 할까요 버러지라 불러야 할까요?


“1등만 하고 열심히 쓰려 했는데.”


아하, 그렇군요. ‘이 나무가 다 젖어도 그때 가서 다른 나무로 피하면 될 거야!’ ‘저녁의 내가 시간을 허비했어도 밤새 제대로 하면 될 거야!’ 긍정적인 사고방식 아주 좋습니다. 하지만 그 다른 나무도 그때쯤엔 비에 다 젖어 소나기를 피할 수 없을 거란 건 모르고 계셨나 보군요? 게임을 끝내고 어제 자정에는 어떻게 됐나요?


“전날 밤도 샜었어서 빡글을 위해선 10분 휴식이 필요하다고 잠깐 침대에 누웠다 곯아떨어져 버렸습니다.


정말 안타까운 실책이군요. 버러지 김혜음 님의 계획은 이론상 완벽했을 텐데 사소한 변수 하나 때문에 일이 틀어져 버렸어요. 그런데 버러지 님께선 아까 소나기를 피하는 남자의 이야기를 듣고 뭐라고 말씀하셨던가요?


“그놈 완전 멍청하네요…?”


그래요. 스스로도 그렇게 잘 알고 계실 줄은 몰랐습니다.


그러니 완전 멍청한 버러지 김혜음 님에게 더 이상의 롤토체스는 없습니다. 연재 재개 전까지 롤토체스를 한 판이라도 돌렸다간 제 손에 뒤집니다. 

이제부터 당신 몸은 제가 관리할 거니 그렇게 알고 계시기 바랍니다.





..여기까지가 오늘 내면의 수라와 나눈 대화였다. 


유감스럽지만 나는 이제 죽는다. 그리고 내 몸뚱이는 지옥에 떨어져 수라가 대신 빡글 기계로 사용할 것이다.


너무 슬퍼하지 마라. 누구도 원망하지 마라. 그저 당신들과 함께한 시간이 즐거웠다는 걸 알아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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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od bye 롤토체스.


나는 너를 사랑했었다.




2021년 12월 2일의 패배자 


김 혜음(수라) 拜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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