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 의미로서의 패배와 인간찬가의 조응.

이 두 가지는 미는 힘과 당기는 힘에 해당한다. 적대적 타인을 굴복시키려는 힘과, 그 굴복에 저항하는 힘 사이의 싸움은 보고 있으면 즐겁다.

취향이 맞으면서도 맞지 않는 이유가 이거라고 생각하는데.

주인공과 엮인 캐릭터의 면면을 보면

인성좋은 친한 형

삐뚫어져서 집착하는 친누나

정신병자 육수

소꿉친구

애비

이 중 대부분은 굴복해도 맛이 없어

친한 형이건, 육수건, 소꿉친구건, 정치적으로 굴복하는 의미가 하나도 없잖아. 그곳으로 행진하기에는 이야기가 너무 재미가 없어.

그런 면에서 굳이 따지면 현서는 좋았지.

이 정치적 의미로서의 패배란 게, 후피집 감성이랑도 닮았다고 생각하는데, 비루한 인간에게 감정적으로 이래저래 휘둘리는 상태에 놓이게 되는거 완전히 정치적 의미로서 저항을 포기합니다라는 선언이라고 생각해서...

그런 의미에서 터져나오는 순간은 그저그랬지

패배자한테 패배해봐야 그냥 그런 거니까.

그리고 그런 의미에서 애비는 좋았어.

아버지란 거 인간이라기보다도 온전하게 정치적 의미에서의 패배를 상징하는 기호 같은 건데...

이거 감성적으로 아주 좋단 말이지

특히 이 패배와 찬가가 조응한 순간, 조셉이 달려나간거.

으음

대충 이정돈가

패배자의 인간냄새나는 헛소리나 듣고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