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계곡의 나우시카. 7권까지 다 봤습니다. 간단 소감.

바람계곡의 나우시카. 7권까지 다 봤습니다. 간단 소감.앱에서 작성

유로지바

2024.09.21 20:19:50

조회 65 추천 2 댓글 4

바람 계곡의 나우시카를 만화로 보는게 어른이라는 말을 아마 10년 전쯤 읽은 책에서 본 적이 있다. 딱히 이 만화를 본다고 어른이 된다는 것은 아니지만, 짧은 시간에 담아내야 했으며 갈등 해결방식이 상당히 순진한(혹은 위험한)방법이었던 애니메이션 판과의 차이점을 나타내는 말이 아닐까.

나우시카는 특별한 능력을 가지고 있으며 사람들을 이끄는 카리스마성을 가진 리더지만, 멸망해가는 세계에서 끊임없이 전쟁을 일으키며 스스로 자신들의 터전을 부수는 자들을 속 시원하게 막을 방법은 없다. 이러한 싸움을 멈추는 방법은 '일단은' 평범한 인간인 유파와 나머지 평범한 사람들의 모임이란 것은 나름 의미심장하다.

한편 자연의 분노로 흔히 해석되던 오무와 부해들에 대한 정체가 밝혀지는 후반부에서는 나우시카가 해낼 수 있는 점이 도드라지는데, 나우시카는 세계의 비밀, 자신들이 거대한 계획의 일부임을 알지만 이를 허무라 치부하며 따르기를 거부한다. 여기서 나우시카가 언급하는 '살아감'이란 그 의미를 단순 생존에서 확대시키는데 이를 허무에서 생겨난 오무가 가지게된 자애와 연관시키면 이 만화를 읽을 때 보았던 여러 생물들을 사람과 동치시킬 수 있지 않나.

이처럼 나우시카는 사람들에게 어떻게 살아가야할지를 안내하는 이정표가 되긴 하지만, 결국 인간 스스로가 낳는 문제에 대해서는 초인에 맡기는 것만이 아닌 스스로가 나서 해결해야한다고 정리할 수 있지 않을까. 애니메이션 판의 문제 해결방법과는 대비되는, 수많은 고뇌와 죽음을 겪은 다음에야 깨닫는 교훈이라는 점을 충실하게 그려낸 만화라고 생각.

피곤했는데도 마지막에 책을 덮으면서 재밌게 봤단 생각했는데, 요즘 시대라면 차라리 이 만화를 가지고 애니메이션을 길게 만드는게 좋지 않았을까. 인간에 대한 자연의 분노만을 담기에는 오무라는 동물에는 조금 더 의미가 깊기도 하고...극장에 거는거 전문이라 그런걸까요.

다만 그림체가 수더분하다 해야할까...말끔한 타입은 아니다보니 복잡한 물체에 사람이 섞이면 참 알아보기 힘들었단 생각을 합니다. 얼굴들이 죄다 비슷비슷하단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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