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판갤에 자비로운 마음으로 사다리를 내려주시는 키도님 고맙습니다.

그리고 죄송합니다......

개인사로 인해 2개월이나 리뷰가 밀린 점, 변명할 수가 없습니다....

별 내리는 왕국의 니나(이하 '별니나')는 로맨스 판타지 작품입니다.

한국 웹소설로 비유하자면 카카오페이지 여성향 작품들을 꼽을 수 있겠습니다.

예쁜 여자 주인공 한 명, 그리고 여자 주인공에게 들러붙는 미남 여럿.

아주 익숙한 구도죠? 

별니나는 익숙한 장르적 구조만큼 초반 시작도 카카페 로판과 비슷합니다.

신분 속이기? 위장 신분? 

뭐라고 이 클리셰를 부르는 건지는 모르겠는데, 금발 벽안이라는 특이한 외모 덕에 마차 사고로 죽은 포르투나국의 공주 대역을 맡게 됩니다.

이 포르투나국의 공주는 바로 대국으로 시집을 가도록 약속이 되어 있었는데요(안 가면 전쟁나서 왕국 망함)

공주가 마차 사고로 죽어버려, 이 일을 담당하던 포르투나국 2왕자 '아주르' 가 '좆됐다 어떡하지' 하고 골머리를 썩던 와중 우연히 주인공 니나를 발견하게 된 것이죠.

니나는 이제 빈민촌 무지렁이에서 n개월간 왕녀 속성 교육을 받고 완벽한 왕녀가 되어 옆 나라로 팔려가야 하게 됐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마냥 팔려가기만 하면 로판 여주가 아니죠.

미친 매력의 여주인공은 왕녀의 교육을 담당하는 아주르(위에서 언급한 2왕자 본인, 극비 안건이라 본인이 직접 교육함)와 가까워지게 됩니다.

그렇게 서로 사랑하는 사이가 된 둘입니다만, 로판은 원래 사랑이 성공하면 완결이 나는 장르입니다.

아주르가 니나를 사랑하게 된 만큼 니나도 아주르를 사랑하게 됐기에, 아주르가 아끼는 포르투나국이 망하게 둘 수 없었죠.

대국과의 전쟁을 막기 위해 니나는 아주르를 속이고 대국으로 자진해서 결혼 상대로 팔려가는 길을 선택합니다.

원치 않는 시집길에서 눈물 뚝뚝 흘리는 여주인공은 언제 봐도 흥미롭죠......

그럼 이제부터 미친 피폐 무브가 시작되느냐?

그건 또 아닙니다.

알다시피 니나는 로판 여주기 때문이죠.

오른쪽 하얀머리 남자 보이시나요?

이 친구가 대국 1왕자로 니나의 결혼 상대인데요.

결혼이나 여자에는 아무런 흥미도 없고, 오히려 전쟁을 막기 위해 팔려온 신부 후보들을 괴롭히는 걸 즐기는 성격입니다.

로맨스 판타지에는 법칙이 있습니다.

만약 어떤 미남이 여주인공과 첫만남이 개같이 꼬였다? 그 사람은 주인공을 좋아하게 됩니다.

만약 어떤 미남이 여주인공과 첫 만남이 제법 괜찮다? 그 사람은 주인공의 뒤통수를 치게 됩니다. 애초에 메인 남주급이 아니거나

당연히 이런저런 사건을 겪어 이 남자도 니나를 좋아하게 됩니다.

(왕명 개나 줘 장면, 개인적으로 만화 전체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장면이었습니다.)

아무튼 별니나는 이런 식으로 전개됩니다.

아주르(흑발 남주)하고 썸씽 한 스푼 먹이고, 살짝 피폐해집니다.

그 다음에 세토(백발 남주)하고 썸씽 한 스푼 먹이고, 다시 피폐해집니다.

그 다음 다시 아주르가 등장해서 썸씽 한 스푼, 다시 이별 피폐.

다시 세토 등장, 썸씽 한 스푼, 다시 이별 피폐.......

아니 이게 여주인공이야 출근길 버스 환승하는 직장인이야 하는 생각이 들 수 있겠습니다만.

원래 로판 여주인공은 무한 버스 환승을 할 수 있어야 비로소 1인분이 가능해지기 때문에.....

그냥 로맨스 판타지로만 봐도 제법 괜찮은 작품입니다만.

특히 괜찮게 느껴진 점은 긴장감 유지입니다.

여러 로판은 주인공 커플의 썸씽 진도를 빼느라 작중 긴장감 유지라는 부분을 방심하곤 합니다.

세상은 평화롭고, 주인공 커플을 위협할 적도 없는데, 아직 분량은 한참 더 써야 하네?

그 순간부터 주인공 커플은 서로를 끝없이 오해하게 됩니다.

'제발 오해 좀 그만 하고 고백부터 박으라고 ㅅㅂ' 하는 반응이 댓글창을 뒤엎게 되고, 정도를 넘으면 독자들이 대량 탈주를 시작하게 되죠. 

별니나는 이런 문제에서 꽤 자유롭습니다.

작중 정치적 문제로 일어나는 사건이 메인 남주들의 심리적 고민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무슨 뜻이냐? 

여타 로판이 (스토리 파트) → (로맨스) → (스토리 파트) → (로맨스) 의 구성을 띄고 있다면

별니나는 이런 구분 없이 (스토리 = 로맨스) 를 유지한다는 뜻입니다. 

니나는 언제나 위태로운 상황에 처해 있고, 상황은 끝없이 변화합니다. 

템포는 오히려 남성향쪽에 어울릴 정도로 급박합니다.

그래서 남자인 저도 이 만화를 끝까지 볼 수 있지 않았을까 싶지만요.

템포가 빠른 로맨스 장르라는 건 상상 이상으로 재미있습니다.

그래서 여러분도 꼭 한 번 보시라고 추천 리뷰를 쓰는 것이기도 합니다.

사실 전 키도 사다리를 탄 적도 없고요, 사다리 목록에 별니나가 있지도 않았습니다.

그냥 재밌게 읽은 만화 님들도 읽으라고 낚시 좀 했습니다.

책은 사비로 리디북스에서 구매했습니다...

이번에 애니도 나오는 작품입니다.

애니화가 된다는 건 무슨 뜻이냐?

장르 내에서 최소한의 경쟁력은 가지고 있다는 뜻이겠죠.

아니면 수상하게 돈이 많은 중국 대부호가 이 작품과 작가의 팬이거나. 

고민되신다면 2권까지 읽어보시고 결정하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그 부분에 별니나의 정수가 다 담겨있거든요.

긴 리뷰 읽어주셔서 감사드리고, 다시 한번 키도 선생님께 죄송하단 말씀 드립니다.

다음부터는 빨리빨리 리뷰를 쓰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