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판붕이.... 첫 취직시도 하고 왔다.......

페트렌코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10.07 17:19:49
조회 90 추천 0 댓글 9



때는 저번달 말....


판붕이는 대학(지방에 있음)을 졸업했으나....


자취방의 계약 기간이 아직 한참 남았다는 이유로 지방 소재 자취방에 틀어박혀 이런저런 단기 알바를 하며 삶을 허비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아버지께서 전화를 거시며(자주 일어나지 않는 일임)


판붕아. 너도 이제 대학을 졸업했으니 자립을 해라.(생애 처음 들어보는 말임) 라고


강력히 권고를 하셨다...


여기서


자립이란 과연 무엇인가?????????


그것은 알바나 하면서 자취방에만 틀어박혀 있는 삶은 아닐 것임이 확실했다...


생각컨대 그것은 분명 취직을 의미하는 것이었으리라......


사람은 일반적으로 대학을 졸업하고 나서는 취직을 한다고 한다......


과 동기 누구는 졸업하기도 전에 공기업을 합격했다....


고등학교 동창 누구는 로펌 사무실에서 일한다...


판붕이의 내다버린 수 개월은


죄악감으로 돌아와서 판붕이의 대가리를 존나게 후려쳐대기 시작햇다....


통화 종료 직후 판붕이는 허리를 빨딱세운 뒤 구직 사이트를 뒤져보기 시작한다....


이력서도 썼다...


자소서도 썼다...


낮에는 온종일 구직 사이트를 들여다보다가....


밤이 오면 밥을 먹고 게임을 하며 불안감과 죄악감을 잠재웠다......


그러다가 이틀 전


OOO 회사에서 이력서를 열람했다는 알림이 십수 개쯤 쌓였지만 면접 제의는 오지 않던 그날


판붕이는 갤에다가 투정을 부리고야 만다....


누가 제발 나 좀 데려가다오~~~~~~~~~~~~~~~~~~~


몇 분 뒤에 댓글이 달렸다....


눈높이를 낮추면 취직이 쉽다고 한다....


그렇다


눈높이를 낮춰야 했다....


취업 시장의 경쟁자들은 살면서 온갖 다종다양한 스펙을 쌓아온 것이다...


내가 그들과 제대로 경쟁이 될 리가 없었던 것이다....


그래 그러면


하지만 그렇다면 눈높이를 어느 정도로 낮추어야 하는가??????????


그것을 판붕이는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댓글을 단 갤러도 그건 알 수는 없었을 것이다.... 그렇게


구직사이트를 들여다보다가 머릿속이 엉망진창이 된 판붕이는


이력서를 대충 아무데나 난사해버린 뒤 침대에 드러눕고야 말았다....




그리고 오늘 점심에 전화가 왔다.


면접을 보러 오라고 했다.


진짜로 눈높이를 낮추니 바로 연락이 와서 판붕이는 신기했다.


면접 가능한 시간대를 물어보길래 이번 주 쭉 시간이 빈다고 했다.


휴대폰 너머의 여직원은 오늘 한 시 이후에 사무실에 오라고 말하며 문자로 사무실 주소를 적어줬다.


판붕이는 헐레벌떡 구글맵으로 길찾기를 해서 버스를 타고 면접 장소로 갔다.


가는데


짧은 터널을 지나 주변을 둘러보니 거기는 공단이었다.




면접을 보러 갔으니까 일단 면접을 보긴 해야지.


버스비가 아깝잖냐.


나랑 같은 버스를 타고 온 또래는 자동차 어쩌고 써있는 건물을 향해 사라졌다.


나는 거침없이 내달리는 츄레라와 포터를 피해 오르막길을 걸었네.


크고 넓적한 건물들. 유리창 너머의 기계 장치들.


자동문이 열리고 쭈볏쭈볏 기어들어가자 여직원이 나를 쳐다보았다.


옆쪽 방으로 들어가서 앉아 계시라고. 그런데 앉아 계시란 말을 내가 들었던가 나는 잘 기억이 나지 않았다.


그래서 방 안에 비치된 물건들을 서성이며 관찰해보았다. 이 공장에서 생산되는 공산품의 샘플들을.


흥미가 깊은 건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멀뚱멀뚱 서 있기는 좀 그랬으니까.


짧은 시간이 흐르고 나자 공장장이 방 안으로 들어왔다.


나는 조금 큰 소리로 인사했다 그래야만 할 것 같았어서.


공장장은 내게 앉으라고 권유했다. 이번에는 제대로 들렸어서 나는 소파에 앉았다 공장장도 소파에 앉았다.


공장장이 내 이력서를 몇 번이고 넘겨보더라. 무언가 석연찮은 구석이 있는 듯


몇 가지 상투적인 이야기를 하고 난 뒤에 내 학력 사항을 짚었다.


어째서 여기로...?


학교에 대해 묻는 게 아니라 우리가 앉아 있던 여기에 대해서 묻는 거였다.


왜 여기로 이력서를 냈느냐고.


빠른 시일 내에... 경제활동을.... 시작하려고... 했다.


나는 그런 식으로 이야기를 했다.


그 말만으로는 공장장의 의문이 풀리지 않은 듯 했지만


어쨌든 공장장은 공장 일과 공장에서 일이 돌아가는 방식에 대해 간략히 설명해줬다. 그리고 페이에 대해서도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나는 열성적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대학에서 배운 몇 없는 스킬이다.


여하튼 설명을 끝낸 뒤에 공장장은 아직 풀리지 않은 의문을 풀고 싶었던 것 같다.


대체 왜 너는 여기다가 이력서를 냈느냐. 일자리가 그렇게... 없나?


그때쯤 내가 앉은 소파는 이미 돌침대같은 감촉으로 변한지 오래였다.


이런저런 대답을 하긴 했는데 속 시원한 답변이 되지는 못한 모양이지.


공장장이 이력서의 학력사항을 다시 한 번 보았다.


공장장의 입에서 지나가듯 한 마디가 튀어나온다.


나도 여기 다녔는데.


어.


어....


다른 상황이었다면 어느 학과 나오셨느냐고 발랄하게 물어봤을텐데.


이렇게 어색하고 뻘쭘한 순간이 앞으로 몇 년은 없을 것 같았다.

 



공장에서 나온 후에 핸드폰을 켰다.


부재중 전화가 서로 다른 번호로 다섯 개는 더 와 있더라.


내가 엊그제 몇 곳에 이력서를 넣었는지 확인해보았다.


지금도 핸드폰 울리는데 전화 안 받는 게 나을 거 같다........





추천 비추천

0

고정닉 0

0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요리 경연 프로그램에 나가도 될 것 같은 스타는? 운영자 24/10/07 - -
6598742 네 변의 길이가 같고 직각이 4개 있는 정사각형.jpg [7] 김정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38 73 0
6598741 모리칼리오페가 스페이스마린2 하는 영상볼래? 김해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38 9 0
6598739 나는 독재자라고 엎는게 이해가 안됨 ㅇㅇ(221.157) 19:38 19 0
6598738 바시소 3기 내달라고씨발ㅋㅋ [3] 박철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37 27 0
6598737 크산테 대사 왤케 멋잇야 ㅇㅇ(116.34) 19:37 9 0
6598736 술을 안먹다보니깐 여행 가면 밤에 할게 없더라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37 15 0
6598735 갤떡 때문에 18세기 사파비 왕조 이란 대역이 땡기는군 [2] ㅇㅇ,(58.29) 19:37 17 0
6598734 버튜버 보는 일남충 평균.jpg [5] SHIRAYUKI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37 56 1
6598733 딩카족<<<이거 키만큰 개하꼬 원주민마을인 줄알앗는데 [1] 수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37 30 0
6598731 왜 댓글 알림이 안오지 사이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37 11 0
6598730 근데 걍 이슬람 연구를 전혀 안한것도 문제긴함 [2] 재일교4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37 43 0
6598729 아오 니들이 자꾸 개슬람 어쩌고 하니까 ㅇㅇ(121.145) 19:36 22 0
6598728 하마스한테 포로로 잡힌 네게브 [3] ㆁㆁ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36 51 0
6598727 이런 웨딩드레스 입힐 수 있음?.jpg [6] 김정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36 76 0
6598726 중동은 그래서 세속주의 + 기독교인이 반미인 경우도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36 20 0
6598725 시드 시리즈 지구연합 너무 불쌍한데 [1] 도도봉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36 13 0
6598724 와 방충망에 모기 다닥다닥 붙어있는 거 레전드네 [1] 지름코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36 14 0
6598722 그래서 쇼타~여리여리한 남캐가 주인공인 소설 뭐 없음?? [2] 을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36 15 0
6598721 개스라엘이 없었다면 세상이 5% 정도 평화로워질것 [1] ㆁㆁ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35 17 0
6598720 미국 근데 ㄹㅇ 외교보면 좀 병신같음 ㄹㅇ [6] YAMATO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35 65 0
6598719 지도겜 루거요가 보면 비명지를 무언가를 만드는중 불건전유니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35 17 0
6598718 20대 씹덕 한남이면 그냥 신주쿠공원이나 가는게 맞음 [2] 벽!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35 37 0
6598717 근데사실 미국 이슬람권 정책이 이상한게 아니긴함 [2] gozaus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34 40 0
6598714 나 jk인데 카와사키가 그렇게 구경할게 많았다던데 [3] 나는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34 22 0
6598713 이거 개가 악어 공격하는건가? D4C서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34 23 0
6598712 최애의 아이 실사 포스터 공개.jpg [6] ㅇㅇ(124.55) 19:34 65 0
6598711 "헤에..." [1] ㅇㅇ(211.234) 19:34 24 0
6598710 아니 근리릭빠바박 진짜 미쳣네 [1] 위씽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33 53 0
6598709 난 밖에서 누가 이상형 물어보면 이치카라고 함 고햐쿠엔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33 20 0
6598707 와 인포딕 다해줬잖아때는 영상편집 굉 장 히 힘뺀거였노 [1] 빵케이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33 58 0
6598706 제발 납치당해서 ts된 다음 재벌가에 팔려가고 싶다 고기마스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33 18 0
6598705 지미카터 이십새기 오래살아 세탁된게 어이없음 ㅇㅇ(116.34) 19:32 25 0
6598704 세상이 밉다 그냥 세상이 상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32 17 0
6598703 조센징이면서 팔레스타인 지지한다고 하는놈들 ㄹㅇ 뭐하는놈들일까 [3] 김해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32 73 1
6598702 크리스피글보니까 바나나론 생각나네 D4C서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32 18 0
6598701 주문하신 젖통 이치카 [4] α센타우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32 63 0
6598700 요즘 페도녀석들이 기승을 부리는군 [4] 박철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31 31 0
6598699 이치카 젖통 존나커서 차분한 미인 인상 다 날라가고 ㅇㅇㅇ(121.161) 19:31 49 0
6598698 이번주가 ㄹㅇ 유동쟝 와타시 죽는 주구나 [5] ㅇ0ㅇ(219.251) 19:31 46 1
6598697 솔직히 바이든 잘하지않냐 미국물가가 조금 올랐 ㅇㅇ(116.34) 19:30 11 0
6598695 오모테산도 시부야 하라주쿠<<할거없던데. [4] 시구르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30 32 0
6598694 플스5 프로가 아직도 한달이나 남았어 김해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30 15 0
6598693 길가던 미소녀가 TS시켜주고 나좀 키워줬으면좋겟네. [3] 수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29 25 0
6598692 미국 이슬람정책은 맨날 똑같은 실수 반복의 연속임 [9] gozaus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29 83 0
6598691 이 버튜버 약간 저지능이 좋아할느낌인가 파모똥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29 24 0
6598689 늘 있는 WWE~ 고햐쿠엔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29 21 0
6598688 지뢰계 < 이거혹시 조선오피녀 같은걸 모에화한거냐 [1] 익숙해져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28 59 0
6598687 신주쿠가 어디야? 사부야 같은데야? [6] ㅇㅇ(116.34) 19:28 34 0
6598686 아이고 건붕이들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도도봉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28 18 0
6598685 씨발 내일만 일하면 한글날이다 [7] 김해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28 37 0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