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지소설의 고전의 반열에 든 "눈물을 마시는 새"를 읽고..
읽기 시작한 지 이틀만에 독파해낸 책입니다.
단숨에 끝까지 읽게 만든 매력은 여러가지가 있겠는데, 역시 가장 먼저 떠오르는 점이란
흔히 판타지물이라 하면 톨킨, 워해머, JRPG 등지에서 따온 오크/고블린/엘프 등을 등장시키기 마련인데
굉장히 독창적이면서도 각자 개성있는 도깨비, 나가, 레콘, 두억시니라는 종족이 나오는 부분 아닐까요.
이영도 선생님의 상상력이 돋보이는 대목입니다.
챕터 중간에 세계관 설명처럼 나오는 인용구도 세계관 이해를 돕기 위한 곁다리 정도로 생각하기 쉽지만
나중에 결국 전부 큰 줄거리와 이어지게 되는 것도 대단합니다. 복선 회수가 깔끔하다고 할까요.
이 정도야 누구든 다 느끼는 것일테니 더 길게 얘기할 필요는 없을 것 같고..
작중 "왕"이라는 개념이 상당히 곱씹어만해 볼만하여 이에 대한 생각을 좀 적어봅니다.
인간들은 충성을 다할 만한 왕을 섬기며, 그의 영도를 받던 시대를 그리죠.
그러나 동시에 자격도 없으면서 왕을 자처하는 이는 "제왕병자"라 부르며 경멸합니다.
케이건은 왕을 "눈물을 마시는 새"에 비유했죠.
왕은 다른 이들의 눈물을 닦아주는 이도, 함께 울어주는 이도 아니고 그것을 마시는 존재라는 것인데
사람들이 눈물을 흘릴 일이 없다면 왕도 존재할 수 없는 속뜻이 있지 않을까요.
그럼에도 한없이 많은 눈물이 흐를 일이 생기니 인간들은 모두 "눈물을 마시는 새"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이는 분명 조별과제 조장이 필요하다는 말과는 다를 것입니다.
하인샤 대사원에서 모인 군웅들 중엔 자신이 왕이 되려던 자도,
그 자리에 모인 다른 이를 쳐서 자신의 세를 불리려던 자도 있었지만
새로운 "왕"이 결정되자 모두 다른 마음을 접은 채 전쟁 끝까지 함께하였으니까요.
우리네 세상의 인간들보다 순박하면서도, 올곧다고 할까요.
사고방식이 단순해 보이면서도 자신이 정한 길은 쉬이 꺾지 않는다는 점이 눈마새 세계관 인간의 매력이 아닐까 싶습니다.
다시 왕으로 돌아와서, 이번에는 나가의 사회를 살펴보겠습니다.
그들은 심장 적출이라는 기술을 통해 반쯤 불사의 육체를 얻었고 그를 통해 세상의 반을 정복했습니다.
사회구성원 각자가 강한 신체를 얻으니 남성의 지위가 하락하여 전통적인 가족구조가 해체되었습니다.
또한 배신자의 처단을 위해 심장파괴의 권리를 가진 수호자 계급을 만들었고, 사회질서의 유지를 위해 심장파괴는 비밀이 되었습니다.
사실상 총력전을 위해 종족 전체를 개조한 수준이죠.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총력전 체제를 갖추게 된 나가 사회엔 왕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전쟁중에 '대수호자'라는 지위가 등장하긴 하지만, 도시국가간 정치싸움의 산물일 뿐이고 명예직에 가깝습니다.
그렇다면 나가는 자신들의 "은루"를 마셔줄 이가 필요 없는 걸까요?
사실 여기서 생각이 더 진행이 안돼서 리뷰가 늦어졌습니다.
정리하고 보니 두서도 없는데다 결론도 없어서 매가리도 없는 글이 되어버렸습니다만...
더 이상 리뷰가 늦어지는 것도 키도형님께 예의가 아닌 것 같아서 올려봅니다.
댓글 영역
획득법
① NFT 발행
작성한 게시물을 NFT로 발행하면 일주일 동안 사용할 수 있습니다. (최초 1회)
② NFT 구매
다른 이용자의 NFT를 구매하면 한 달 동안 사용할 수 있습니다. (구매 시마다 갱신)
사용법
디시콘에서지갑연결시 바로 사용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