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를 했는데

내가 최애의 아이를 전부 사 모았다면

이걸 전부 팔겠다고 내놨는데 안 팔려서 괴로워하는... 그런 상황이지 않을까?

같은 이야기를 하다 문득 책장을 보니

역내청이 꽂혀 있었음.

1~10권까지. 중간에 외전 두 권껴서 총 열두 권.

사실 나는 몇 년 전에도 역내청을 정리하려고 했음.

뭔가 집에 있는 책 중에서 정말 다시 보지 않을 것 같은데 책 상태가 너무 좋은 책을 꽂자면

역내청이 1위였거든.

그래서 저걸 어케 처리해야 하지.

완결까지 없어서 처분이 어려운데.

판갤에 무료나눔이라도 하면 가져갈까?

하니까 그 아는 동생이 그럼 자기를 달라고 해서

그 친구에게 주기로 함.

근데 그 친구가 그러더라고

가끔씩 읽으면 낭낭한 소설인데 왜 굳이 정리를 하냐고

그래서 말했지.

예전에 그냥 볼 때도 버거웠는데

지금은 내가 하치만의 감성을 견뎌낼 자신이 없다고.

역내청은 한 때 정말 재밌게 보긴 했음.

애당초 판갤을 떠났다가 돌아오게 된 계기가 역내청 팬픽 때문이었으니까.

근데 위에 이야기한 것처럼

사실 처음 볼 때도 뭔가 재미는 있지만 '그래, 이 나이 때는 이럴 수도 있지' 하는 좀 꼰대의 시선으로 봤었는데

최종권을 너무 질질 끄는 행태에 좀 질려버려서 + 결국 마지막권을 사기 전에 어떤 결말이 나는지를 알아버려서 뒷권을 사지 않은 케이스임.

여담이지만 나는 당시에 하치만과 유키노가 이어져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이유는 단순했음.

유이는 하치만과 안 이어져도 걍 잘 살 거 같은데

유키노는 하치만과 안 되는 순간 레알 애가 망가질 거 같아서였음.

뭐 아무튼 결국 유키노 결말이 났지만

생각했던대로 결말이 났음에도 결국 역내청 마지막권을 보지 않았음.

돌이켜보면 내여귀도 마지막권 내용은 아는데 막상 마지막권은 보지 않았는데

뭔가...

저런 일상 러브 코미디는 나친적, 역내청, 내여귀 저것들이 전부 미완일 때 막 몰아서 보다가

저 세 작품이 다 엔딩이 지랄이 나면서 결국 안 보게 된 거 같은.

그나마 끝까지 재밌게 본 건 토라도라인데 이건 애니를 먼저 본 터라 결국 소설은 보지 않게 된 케이스.

근데 지금 생각해봐도 초반부 타이가는 미친년이 맞는데

당시 라노베 히로인들은 개썅년이거나 미친년인 경우가 은근 많았던 거 같은.

요즘 나오면 당장 욕 먹고 버로우 타게 될 히로인들인데...

과거가 야만의 시대였던 걸까 아니면 현대 오타쿠 시장이 나약해진 걸까

아무 생각 없이 의식의 흐름으로 써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