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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스트리머를 혐오할 이유가 있다 감상

자와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5.01.07 14: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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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갤에 쓴거 판갤 백업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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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프로게이머.


대한민국에서 태어난 남성이라면 나이를 불문하고 친숙한 직업일 것이다.


동경하는 대상이자, 생애를 함께한 오락이며, 예나 지금이나 최고의 선수는 시대의 아이콘이었다.


당연하게도 게임을 낮잡아보는 한국 사람들 입장에서는 언짢다.


단순하게 게임을 잘하는 거로 돈을 받아? 심지어 연봉이 억단위야?

딸깍질에 불과한데 게임에 자질이 있다는 이유로 너는 양지에 있고 나는 방구석에 쳐박혀있어?

저녀석은 커리어도 없는데 은퇴하고 나서도 방송하면서 잘먹고 잘사네?

최고의 선수라는 놈이 스포츠맨십도 없는데 이게 스포츠임?


pc방 산업이 보편화 되고, 스마트폰 보급률이 가파르게 치솟아 오르는 한국에서 게임이란 절대 빠질 수 없는 취미이자 유행을 선도하는 산업이며.

나처럼 현실의 인연따위 없이 방구석에서 이런 글을 쓰는 아싸찐따히키코모리에게는 최고의 도피처이다.


이런 명암사이에서 프로게이머라는 직업은 자연스럽게 선망과 질시를 한 몸에 받는 직업일 것이다.


그러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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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대여점시절에서 부터 게임판타지라는 장르는 판타지처럼 가상의 세계관을 만들듯 늘 가상의 게임을 만들고 이야기를 전개했다.


가상 게임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는 명맥이 아마도 끊기지 않고 지금까지 내려오고 있다.


굳이 아마도라고 쓴 이유는 내 기억이 불안정하기 때문이다. 아마 기억상으론 어느 시점에서는 대놓고 스타와 롤을 차용한 프로게이머 물이 무분별하게 올라왔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게 언제인지는 잘 모르겠다.


마린을 머린이라던가, 문도 박사를 또도박사라던가. 이즈리얼을 애자리얼 애즈리얼 이라고 부르는 등등... 게임을 그대로 가져다 쓰면서 말장난을 하는 소설은 한두개가 아니었고.


내 입장에서는 뭘 기반으로 하든 거기서 거기였다. 기억나는 대다수의 프로게이머 물들의 레퍼런스는 서로 비슷비슷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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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나 지금이나 레퍼런스로 쓰는 것들.


정확한 년도나 인물은 맞지 않지만 대충 이런 느낌이다.


오죽하면 몇년도인지 기억도 안나지만 ts하고 프로게이머나 인방하는 년들이 하나같이 페이커나 임요환 만나서 악수도 하고, 이미지 안 좋은 프로게이머랑 1:1도 이기는 전개가 클리셰처럼 남발되었겠는가.


딱히 남자 주인공이라고 해도 다를 건 없지만.


변주가 있어봤자 임요환 대신 택뱅리쌍이고, CJ나 T1대신 삼성이나 ROX라던가. 작가가 좋아하는 팀이나 선수였고. 도박이나 코인과 연루되지 않은 선수들이었다. 


이를 비꼬려고 '삼선레드는 왜 또도박사를 골랐을까?'라는 디시콘도 있었는데 찾질 못하겠다. 아마 사라졌나보다.(정확히는 세태를 비꼰다기 보다는 다른 이유였는데 아는 사람은 그러려니 넘어가셈)



그러면 가상의 게임(아님)에서 진행되는 경기의 이해도라도 높았나?


딱히 아니었다.


어떻게 경기를 복붙하는데도 이해없이 그냥 옮겨적을 수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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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런 질문이 머릿 속에 떠오를 때마다 차드햄의 명언을 되새긴다.


세상 이치가 그렇다.



2.


그럼에도 가상의 게임에서 펼쳐지는 E스포츠 소설은 꾸준히 나왔다.


현실 경기를 그대로 옮겨적기 싫다는 양심이었을 수도 있고.

스타/롤에서는 못하는 그림과 장면을 그리고 싶었을 수도 있고.

그냥 스타/롤/기타 등등 게임을 모르거나 못해서 그런 걸수도 있다.


하지만 창작이란 것은 늘 그렇듯 어딘가를 모방해온 것이며 가상의 게임이라도 이는 다르지 않다.


작가마다 좋아했던 게임이나 잘하는 게임이 다르기에 꽤 다양한 게임이 나오지만, 웹소설의 한계 때문인지 작가의 역량 때문인지.


전투씬 자체는 좋았을지라도 '게임'에서 가장 중요한 것들은 제대로 묘사되지 않은 게 많았다.


그것은 바로...



3. 


시스템.


같은 규칙과 메카닉 아래 플레이어끼리 상호작용 가능한 구조화된 기능.


단순히 '현실적'이라는 이유로. 근미래의 컴퓨터 기능이 비약적으로 향상되고 캡슐과 VR로 돌아간다는 이유로 뭉개버리는 것들 말이다.


단순하게 유명한 aos게임 3개로 비교해보자.(적어보니 길어져서 그냥 4번 문단으로 내려도 됨)


내가 히오스가 aos중 제일 어렵다고 하면 다들 개지랄 ㄴㄴ 하면서 비웃는데. 사실은 정말로 히오스가 제일 어렵다.

이유? 탈 것 때문이다. 개발자야 이동속도 단축해서 빨리 한타해서 도파민 뽑아내죠? ㅋㅋ 라는 마인드로 만들었겠지만. 그럴거면 맵을 좁게 만들지 말았어야 했다.

맵이 너무나 좁은데 탈 것이 있기 때문에 실수 한 번하면 재도전의 기회가 없다시피 하다. 적한테 보였는데 탈것을 늦게 탔다? 이미 적 3명이 너한테 날아와서 죽인다.  심지어 맵 좁아서 aos에서 딜사이클 계산해야한다.

근데 정글 하나 도는데 워크처럼 1분이 걸리고, 정글은 라인에 나오고.

블리자드 게임 특성상 몇시간 랭크 돌리면 초보자 딱지 때고 '게임에 안 익숙해졌어? 그럼 죽어.'(옵치도 같음)를 시전하는데 그 누가 쉽다고 말할 수 있나.


도타? 오히려 도타가 aos 중 쉬운 편이다. 영웅 컨트롤도 롤보다 덜 발달하고, 게임의 회전속도도 직관적이다. 규칙도 단순하다. 대신 매우 치열한 시야싸움을 하게 만들어서 개인의 힘으로 타파해나갈 수 없는데. 대신 팀이 저능아 동남아친구들이다. 


롤은 도타보다 맵이 복잡하고 맵 곳곳에 여러 서로 공통되지 않은 특수 규칙을 넣는다. 강이 있고, 파란풀 때리면 체력 회복하고, 빨간 풀을 때리면 벽넘고, 파랑걸 죽이면 마나회복량 쿨탐 버프 주고... 그 대신 부쉬라는 특수 규칙을 넣어서 시야 싸움의 분량을 줄였다. 이 부분이 롤이 흥한 이유 중 크다고 생각할 정도로 잘만든 개념이라고 생각하고.

이런 특수 규칙과 기본적인 시스템을 무시하는 챔피언의 등장으로 롤은 위의 두 aos보다 영웅 컨트롤이 더욱 발달했고 세밀해졌다. 아마도 롤에서 제일 어려운 부분이 이게 아닐까 생각한다.


aos 게임 3개만으로도 이런 시스템적인 차이와 다른 방향성을 이야기할 수 있는데... 소설에서는 얼핏 단순해보이는 시스템의 차이로 프로게이머의 플레이가 달라지는 걸 본 적 있는가?



4.


스트혐오는 처음부터 묘사한 게임의 규칙아래서 매우 다양한 기믹과 구도를 보여주려고 노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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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처음 나오는 전장을 설명하고

2) 익숙한 롤 해설식 말투를 사용해 앞으로 나올 경기 양상에 대해 간략하게 이야기 한다.

3) 본격적인 전투가 발생 or 주인공의 행동으로 전장이나 직업에 따른 전투를 묘사한 뒤

4) 주인공이 '주어진 상황'에 맞춰 어떤 다양한 플레이를 보여주는지 중점적으로 서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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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나 스트혐오는 단순히 주인공의 행동과 행동원리만 서술하는 것이 아닌, 경기에 참가하는 주요 인물 하나하나도 맵에 따라 다른 플레이를 하는 것을 보여준다.


나는 이런 부분이 정말 마음에 들었으며, 이것만으로도 스트혐오를 읽을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단순하게 이 파트만 잘 쓴게 아니라 소설 전반적으로 에피소드마다 최대한 다른 양상을 부여해주기 때문이다.



특히나 요정목은 맵의 이점을 통해 전략만 짜는게 아니라 주인공을 이기기 위한 약팀의 전략 구상도 자세히 나와있고, 그림자 전당 맵에서는 같은 이점이 있는 암살자 직업 미러전의 수싸움과 선택이 고스란히 묻어나오는 파트이다.


시야싸움은 이전 그림자 전당 파트에서 자세히 써먹었으니 구태여 나오지 않았는데, 이는 같은 맵을 쓰더라도 전혀 다른 내용을 보여주기에 비교하면서 읽는 재미도 있다고 생각한다.


윗 문장에서 말했듯 '같은 맵을 쓰더라도 다른 장면을 보여준다' 


리뷰를 쓰면서 다시 훑어 봤는데 정말로 각각 에피소드에서 겹치는 장면이 거의 없다. 경기 다음에 나오는 일상씬에서도 정말로 중복이 없다.


이런 양질의 경기내용을 쓰면서도 최근까지 일일 연재를 사수했다는 게 존경스러울 정도로 중복되는 내용이 없다.


나는 스트혐오 제일의 강점은 이런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5.


아마 지금까지 리뷰를 읽었다면 이런 생각이 들 수도 있다.


'게임 묘사에 너무 치중해서 재미없는 소설 아님?'


이 부분도 자신있게 아니다라고 말할 수 있다.


특히나 묘사에 치중한 소설들은 여름의 숲(똑같은 ts프로게이머물)처럼 대체적인 상황을 묘사하고, 주인공의 내적 심리 묘사나 우승만 집요하게 보여주고 마는데.


스트혐오는 확실히 다르다. 정말로 게임 내외적으로 내용이 세세하며 충실하고, 주인공의 트라우마도 혹여나 피폐하지 않도록 완급 조절을 열심히 하면서 빌드업하고, 일상씬도 담백하게 맛있음.


특히나 게임 내 전투나 경기 에피소드마다 등장하는 주요 상대를 차근차근 차례차례 단계적으로 배치해놨는데, 단 한 번의 패배도 없다.


'패배 없는게 당연한 거 아니냐?'싶을 것이다. 맞다.


하지만 프로게이머물이란 것은 나름의 현실성을 부여하고, 동기를 부여하기 위해 랜덤 조지명식에서 처음에 우승자 출신, 국가대표 출신, 커리어는 부족하지만 노련한 노병 등.


이런 캐릭터들을 앞서 배치하면서 주인공에게 패배를 안겨주어서 '아, 나는 우물 안의 개구리구나.' '재능 믿고 골로 갔구나.' 전개를 자주 보여주는데 스트혐오는 그런 것 없이 파죽지세를 달리면서도 더 강한 적이 있고, 아직 문제가 많다는 걸 암시했다.


이 빌드업이 거의 초반에 완성되었다시피 했는데, 그럼에도 패배는 없고 이야기의 플롯을 완성시켰으며 꾸준히 재미와 먼 미래에 대한 기대감을 주는게...


정말 소설에 대한 고민과 준비를 많이 했구나가 느껴졌다. 그래서 최근까지 일일연재를 하면서도 폼이 무너지지 않은 것 같기도 하다.


소설을 자세히 보면 외적으로도 완성된 걸 볼 수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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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경기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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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경기 진행 - 경기 끝 - 해설의 주인공 행동 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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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경기에 대한 인터뷰와 기사 or 커뮤니티 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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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주변 인물들과 일상 or 인방.


일괄적인 플롯을 보이면서도, 매 에피소드마다 변주를 주는게 읽는데 정말 안정감을 주었음.


특히 경기 할 때가 아닐 때도 경기 대신 '게임'에 집중하며, 경기에 볼 수 없던 던전이나 공성전, 필드PK를 보여주면서 소설의 주 이야기를 절대 놓지 않는다.


다른 인방물이나 프로게이머물은 자칫하다간 주 소재가 아닌 다른 길로 빠지기 십상인데 스트혐오는 그런 부분이 없다.



6.


이외에도 추천할 이유가 더 있다.


작중의 가상의 게임인 '인블'과 인블 리그에 빠져들게하는 부분이 탁월하다. 이 부분은 작가가 가진 게임에 대한 이해도가 높기 때문일테고.


초반 에피소드에서 인블이라는 게임이 가지는 성격을 정말 잘 보여준다.


가상의 게임을 묘사하는 작품들은 이런 게임의 형용사적 부분을 묘사하지 못하거나, 다들 알지?하고 뭉뚱그려 넘어가는데 비해 스트혐오의 인블은 독자를 서서히 k-rpg스러운, 소설이니 가능한 다양한 전장과 직업. 그로 인한 인블의 전투에 빠져들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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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단이라면 다들 하는 선수 영입 영상이나 오프 더 레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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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수 만든 깔끔한 대진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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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에 따른 '게임적'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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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태이상 설명과 스킬 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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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 선수의 습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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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 변화 등.


어찌보면 웹소설에 맞지 않는 과도한 설명이다 싶을 정도로 공들여 썼다.


아마 이런 것들을 싫어하는 사람이 있겠지만.


이런 사소한 부분 하나하나가 모여서 인블이라는 게임과, 인블이라는 e스포츠 종목을 지탱해준다.


그럼에도 과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가상의 게임을 묘사하는 소설에게 수반되는 단점을 정말 잘 잡았다.


이런 요소들이 하나하나 다 합쳐져서 나는 정말로 재밌게 읽었다.



7.


지금부터 이야기 할 건 호불호가 많이 갈릴 거다.


그야 #TS #인터넷방송 이지 않은가.


ts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아마도 대부분 무자각암컷행동을 좋아할텐데... 싫어하는 사람도 있을 테니까.


개인적으로는 TS인방 특유의 무자각암컷행동과 그에 대한 반응을 담백하게 잘 묘사했다고 생각하지만, 한 편으로는 꽤 과하다고 느껴질 수도 있다.


보통 암컷행동의 대상은 '시청자'의 한해서 이루어지지만, 스트혐오에서는 동료 선수에게까지 영향을 펼치니까.


이 부분은 아마 호불호 갈리지 않을까?


생각해보니 제목에 TS) 붙여놨는데 호불호 갈릴 사람은 안 들어 왔겠지..?




정리하자면.


다른 프로게이머물에서 찾아보기 힘든 게임을 잘 묘사한 글이 되겠다.


게임만 잘 묘사 했을 뿐만 아니라 다른 요소들도 잘 배치해두었기에 정말 짜임새 좋은 소설이다.


나는 그냥 이런 시스템적인 부분을 잘 묘사한 소설을 개인적으로 좋아해서 오랜만에 리뷰를 썼음.


----


눈마새 1권 4장 중반 읽고 있습니다...


직무유기 하고 리뷰 쓰는 것만 아님을 알아주십쇼...


Q. 애초에 12월까지 읽어야 하는 거 아님?
A. 할말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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