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것 ████████ 천*3』, 『이것은 초록색 천입니다』」

그렇게 말하며, 소년은 불안한 듯이 나를 본다. 너무 그런 시선을 받으면 내 안의 가학심이 자극될지도 모르는데. 좀 더 자신의 매력을 이해해야 할 텐데, 라는 쓸데없는 생각을 하면서 나는 분석을 한다. 굳이 긴 문장을 말했다는 것은 나름대로 중요한 의미가 있을 것이다. 액센트가 마지막에서 두 번째 단어에 강하게 걸려 있던 것을 보면, 그 부분이 의미상 중요할지도 모른다. 앞의 흐름으로 보면, 아마 올바른 의문문을 나에게 가르치려는 것일 것이다. 전에 했던 것처럼 수식어를 넣을 곳을 비우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된 문장으로서의 질문 방법을.

「나」「먹다」「사과」를 의미하는 세 단어를 사용하여 단순한 문장을 만드는 것을 생각해 보자. 단, 사과는 나를 먹지 않는 것으로 한다. 일본어라면 「나는 사과를 먹는다」가 된다. 영어는 「I eat an apple.」, 독일어라면 「Ich esse einen Apfel.」이다. 여기서 영어와 독일어에서 단수 부정관사가 붙어 사과가 하나라는 정보가 추가되는 것은 그다지 중요한 일이 아니다.

영어와 독일어는 「나」「먹다」「사과」 순서로 단어를 나열하고 있다. 고등학교에서 수능 영어 문법을 겉핥기로 배운 사람을 위해 말하자면, 영어는 주어Subject-동사Verb-목적어Object의 SVO형 언어라고 할 수 있다. 참고로 독일어는 본질적으로 일본어와 같은 주어Subject-목적어Object-동사Verb의 SOV형으로, V2 어순이라는 규칙을 적용함으로써 겉보기에는 SVO형처럼 보인다는 설명을 들었을 때 나는 여대생이 밖에서 함부로 해서는 안 될 욕설을 내뱉었다.

이런 문장의 나열을 어순이라고 하는데, 이 어순이 제멋대로인 언어도 있다. 예를 들어 라틴어. 물론 일반적인 어순은 있지만, 굳이 그걸 무시하고 단어를 뒤죽박죽으로 바꿔도 문제가 없다. 억지로 한국어로 예를 들자면 「나는 먹는다」「사과를」처럼 단어 하나에 품사를 의미하는 요소를 포함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을 굴절어라고 한다. 한편 영어는 이런 어순을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단어 내에 품사를 나타내는 요소가 고대 영어에 비해 줄어들었다. 이것이 더 진행되어, 단어만으로는 품사를 완전히 알 수 없게 된 경우에는 고립어라고 불린다. 일본어는 매우 대충 말하면 그 「중간」에 해당하는 교착어로, 단어의 앞뒤를 바꿈으로써 의미를 추가할 수 있다.

굴절어는 단어 하나에 품사의 정보를 넣어야 하므로, 활용표가 복잡해진다. 예를 들어 일본어에서는 「먹다」는 「먹어」「먹고」「먹으면」「먹어라」와 같은 형태가 되지만, 라틴어의 동사 「edo나는 지금 먹는다」는 「edis너는 지금 먹는다」, 「editis너희들은 지금 먹는다」, 「edetis너희들은 미래에 먹는다」, 「edemini너희들은 미래에 먹임을 당한다」로 변화한다. 물론 이건 아주 일부분이다. 영어처럼 3인칭 단수 현재형일 때만 s가 붙는 것과는 비교도 안 된다. 라틴어의 활용표는 그야말로 「표」라고 부르기에 적합하다.

이세계왔는데 말 안통해서 말 배우는 과정을 하나하나 다 서술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