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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맘에 드는 소설 전투씬.jpg

ㅇㅇ(175.206) 2021.12.14 23:21:46
조회 125 추천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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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이 진동하는 소리가 들리더니, 온 사방의 장갑이 찌그러고 그슬린 전차 두대가 도착했다. 한대는 k-1 전차였고 나머지 한대는 놀랍게도 k-2 전차였다. 용케도 살아남았구나 생각했었는데 차체에 ‘시제 2호’란 글씨가 새겨져 있었다. 그들은 그것을 불타는 창원에서 빼왔다고 했다.


우리는 서면대로의 시작인 송상현 동상을 공격 집결지로 삼았다. 양정과 초읍, 연지동등 서면 주변에 잔존한 모든 부대가 마지막 공격에 나섰다. 그들은 우리보다 먼저 공세에 나섰으며, 전차를 동반한 우리는 일종의 후속적 주공이자 초월부대였다. 공세가 서면의 북쪽에 집중되어 있을 때 우리는 단 시간안에 서면사거리 안으로 진입해야 했다.


하지만 그 누구도 그것이 성공할거라 생각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것은 적의 매복조의 사격과 동시에 현실이 되었다. 선두에선 k-1 전차의 포탑에 섬광이 번쩍였다. 후속하던 k-2 전차는 연막을 터뜨리며 포와 기관총을 쏘아댔다. 하지만 적이 어디에서 쏘는지 알 수가 없었다.


광장을 빠르게 주파해야 했으나 우리는 곧바로 돈좌 되었다. 적의 대전차 미사일과 로켓이 우리가 방패막으로 삼는 가여운 엄폐물로 향해 날아들었다.


우리는 여전히 적이 어디있는지 찾지 못했다. 암흑 속에서 싸우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몇 군데 섬광이 보이는듯한 건물에 카빈 소총을 쏘았다. 하지만 아무런 효과가 없었다.


한 명이라도 더 피난민을 바다 넘어로 보내야 한다고 자원했다던 k-1전차의 전차장은 불타는 포탑에서 상체를 마치 다 빼내지도 못한 채 불에 타올랐다. 그의 코에서 끓어오른 체액이 몸 밖으로 빠져 나와 쏟아졌다.


선두에선 전차와 그 주변으로 한 ‘타칭 첨병 중대’는 고립되었다. 적의 박격포가 쏟아지자 우리 중대는 더 이상 전진하지 못했다. 대대가 양분되었다. 우리가 할수 있는건 박격포를 피해 건물로 들어가는 것뿐이었다. 고립된 그들은 부숴진 차들 뒤에 웅크린 채 우리들을 바라보았다.


구원할 수 없어.


그들도 알았을 것이다.


K-2 전차에 포탑에 로켓포가 스쳐 지나가 송상현 공 동상을 부숴버렸다. 동상의 파편이 광장으로 우수수 쏟아졌다. 그들은 후퇴 할 수도 구원을 바랄 수도 없다. 동상의 머리가 우리 앞으로 굴러왔다. 고립된 그들은 당황하지도 절망에 빠진 표정도 짓지 않았다. 그저 체념했다는 듯 무표정했을 뿐이다. 사이로 무언가 고함 소리가 들리더니 그들이 일어서기 시작했다.



“대한민국 만세!”


“자유민주주의 만세! 자유대한 만세!”



그들은 엄폐물을 넘어 전진하기 시작했다. 그와 함께 마지막 남은 전차 한대도 탑재된 모든 화기를 전방으로 쏟아내며 전진하기 시작했다. 포연과 폭음 속에서 그들의 함성소리가 들렸다. 그것은 함성이라기 보다는 울부 짖는 것에 가까웠다.


광장의 낙엽이 이리저리 흔들리고 가을 바람에 나뭇가지가 웅웅거렸다. 그 사이를 병사들이 고함을 치며 달려갔다. 그리고는 하나 둘 낙엽과 함께 저버렸다. 총성과 함성 비명과 굉음소리가 진동했다.


그것은 나에게 있어서 황홀하기 까지 했다. 형용할 수 없는 감정이 들었다. 내가 그들에게 할 수 있는 것은 보이지 않는 적을 향해 카빈탄 몇발을 내주는 것뿐이었다. 그렇게 대한민국의 마지막 공세는 실패했다.


우리는 다시 양정역으로 돌아왔다. 대대장은 중위가 되어 있었다. 대대는 이제 스무명이 채 남지 않았다. 부산진구와 그 인방의 병력들은 모두 시청으로 집결하라는 명령이 떨어졌다. 중국군은 이제 부산항에 거의 도달했고, 그들은 이제 정치적인 선전물을 찾고 있었다. 우리는 양정역을 버리고 시청으로 걸어갔다.



“부산지구 방어 사령관 이낙현 소장이다. 모든 병사들은 현 위치를 반드시 고수하라 반복한다 모든 병사들은 현 위치를 기필코 고수하라.”


“숨막히는 고통도 뼈를 깎는 아픔도 승리의 순간까지 버티고 버텨라 우리가 밀려나면 모두가 쓰러져 ---“



999k에서 나온 사령관은 이젠 소장으로 바뀌어 있었다. 그의 목소리는 기운이 다 빠져있었다. 그는 부산에 있긴 한 걸까? 그의 말을 끝으로 군가가 흘러 나왔다. 그것은 독전가라기 보다는 절규처럼 느껴졌다.


시청이 가까워지기 시작 할 즈음에, 추락한 전투기 한대가 대로에 처박혀 있었다. F-15K 전투기였다. 추락한지 얼마 되지 않았는지 훤히 들어난 제트엔진의 팬 블레이드가 방금 끈 선풍기마냥 천천히 회전하고 있었다.


콕핏 속에선 탈출하지 못했는지 조종사가 계기판에 머리를 처박고 죽어있었다. 다 감기지 못한 그의 눈이 길가를 응시했다. 그의 눈은 마치 나를 쳐다보는 것 같았다. 짓이겨진 얼굴 탓인지 나를 노려보는 것 같기도 했다. 너는 왜 죽지 못했냐 하고 묻는 것 같았다. 나는 그의 눈을 피해 걸었다.


시청 주변엔 적어도 양정역 보단 훨씬 정교한 방어선이 펼쳐져 있었다. 마지막으로 모든걸 쥐어짜낸 모양새였다. 금정산과 황령산 등지에서 저항하던 병력을 포함해 부산진구 근교의 싸울 수 있는 모든 병력이 집결했다.


M47 전차가 토치카가 되어 포탑만 내 놓은 채 시청 앞에 놓여있었다. 전차병들은 포탑에 콘크리트를 발랐다. 대로변엔 K-1 전차가 한대 서 있었다. 중위가 전차가 남아있냐고 물었다. 차체 옆에 앉아 있던 전차병들은 이 전차가 K-1A1 포탑과 K-1 차체를 결합한 잡종 K-1으로 구동계통이 고장나 움직이지 못한다고 했다. 전차병들은 차체 주변으로 모래 포대를 쌓았다. 군기를 해하는 소위 ‘겁쟁이’라 불리는 자들은 전봇대와 가로수에 매달려 있었다.


우리는 담당구역을 할당 받았다. 시청 안이었다. 우리는 해병들과 함께 있었다. 나는 그들에게서 드디어 K-2 소총을 받았다.


그들은 해병 1사단의 잔존병으로, 낙동강 전선에서 처음 중공군을 맞았고 부산까지 내려왔다. 해병들은 K-2 소총을 머리위로 들어올리며 군가를 불러댔다. 그들의 사단은 반토막이 났지만, 겉보기론 그들은 사기가 충천한 것 같았다.


나는 처음에, 북쪽에서부터 수많은 부대를 바꿔가며 내려온 나만큼 실전을 겪지 않았기에 이런 상황에도 아직 투지 따위가 남아있겠거니 생각했다. 예비군으로 소집된 후, 행정적인 부대를 거친 뒤 한자리 숫자의 사단에 배치되었다. 그때는 나도 군가를 부르고 소리를 질러댔다.


낙동강에 있을 때는 두 자리 숫자의 이름 모를 동원사단으로 바뀌어 있었다. 그 때부터 내 말수는 줄어들었다. 부산에 와서는 내가 무슨 사단에 편제되어 있는지 조차 알지 못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해병 그들의 눈이 두려움으로 가득 차있음을 깨달았다. 그들은 군가를 쥐어짜고 있었다.


시청내부엔 경찰들도 소총이나 권총 따위를 들고 우두커니 서 있었다. 시내에서 보던 경찰 복 그대로를 입고 있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것은 뭔가 언벨런스 하면서도 안쓰러웠고 불합리했다.


우리가 있던 양정이 떨어졌고 곧이어 시청에 당도한다는 소리가 들렸다. 방어준비를 하고 있는 병사들 사이로 손수레가 이리저리 다녔다. 그 안엔 위스키와 브랜디 따위의 양주들이 들어있었다. 인근 주류 매장과 마트 등지에서 털어온 것들이라 했다.


종이컵에 양주가 따라졌다. 헤네시 꼬냑이었다. 그것들은 우리에게 딱 한잔씩 허락 되었다. 빈 병 들은 바로 수레에 담기어져 화염병을 만드는 곳으로 보내졌다. 몸이 따뜻해졌다. 병사들은 간만에 서로 웃어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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