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고도 머나먼 고대에는 문명이 발달하지 않아 마법사들도 원시 주술사 수준

역사에 개입할 만한 힘이 없어서 그냥 평범하게 흘러감

그나마 이집트가 번성해서 유일하게 파라오를 기반으로 하는 신성마법체계를 갖췄지만

지나치게 토지적성을 요구해서 본토 밖에서는 큰 힘을 쓰지 못함

이후 시대가 어느 정도 지나서 대충 기원전 수백여년 정도

동양에서는 천자를 중심으로 하는 유가마법이 원시 도술을 밀어내고 메이저로 자리

이후 개화기 직전까지 수천 년 동안 동양 세계를 지배하다시피 함

서양에서는 도시국가 로마가 옛 그리스 신들을 리메이크한 로마 신화를 바탕 삼아서

만신전의 신들에게 가호를 받으며 비교적 원시적인 옛 토착신의 가호를 받는 드루이드니 뭐니 하는 족속들을 대학살

그러나 이쪽도 신의 아들 예수스 크라이스트를 중심으로 새로 태어난 기독교라는 최강의 마법체계에 밀려남

이후 신생 북구 신화나 기타 여러 이단 신앙에 맞서 서방세계를 지배하던 기독교가 직면한 적은 자기 자신

루터를 시작으로 대마도사 베드로의 후예를 자칭하는 교황이 무수히 많은 교파의 도전을 받음

이러한 신교도 마법사들을 등에 업은 왕들에 의해 로마도 몇 차례 불탐

그사이 중동에서는 무함마드를 중심으로 하는 신 체계 이슬람이 도입됨

이미 검증된 유대교라이크 계열이라서 제법 잘나가며 기독교 계열과 나름의 경쟁체계를 갖춤

텡그리 신의 대제사장 칭기즈 칸처럼 때때로 특정한 원시 신앙의 이레귤러가 등장해 나라를 뒤엎기도 하지만

일단 훨씬 더 체계적이고 깊이 있는 마도문화를 꽃피운 서방-중동의 유대교라이크와 동방의 유가 체계는 흔들릴지언정 없어지진 않음

옛날 드루이드들보다 나을 게 없는 아메리카 쪽 케찰코아틀 따위야 말할 것도 없고

근데 이게 본격적으로 흔들리기 시작하는 것이 바로 과학과 합리주의를 기반으로 한 신세대 마법의 등장

특정한 신에게 기생하는 게 아니라 자기 자신을 신격화한다는 점은 원시 도교와 비슷하지만

이쪽은 마법사로서의 능력 측정이나 성장방법 등을 대충 뭉개는 게 아니라 완벽하게 도식화하며 기존의 모든 종교를 압도함

따지자면 약간 신비의 제왕 마법약 승급 같은 느낌

결국 18~19세기를 넘어서며 이러한 신식 마법은 서방세계의 주류가 되며

기술의 발달로 쉽게 동방을 넘볼 수 있게 되는 것은 물론 마도과학 자체가

동북아의 유가체계나 인도의 요가수트라 등을 압도하는 체급을 가졌기 떄문에

동방은 서방의 침략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식민화-개화기를 거치게 됨

덤으로 마도과학은 한정된 자원을 두고 경쟁한다는 특성상 기존의 종교에 비해 더 신비를 철저히 위장함

아돌프 히틀러를 수장으로 한 아리아 우월주의 마법사들과 기타 제국주의 마법사들의 대립에서도 그 존재가 드러나지 않을 정도로

시대가 지나며 21세기에도 여전히 세계의 주류는 마도과학이지만 기존의 종교 기반 마법학 역시 잔존해 있으며

대표적으로 이슬람은 마법학 자체를 테러리즘에 특화시켰고 기독교는 치유 기적에 특화시켜 높은 사람들에게 은혜를 입혀 기부받으며 연명

어느 쪽도 애매한 유학 계열은 그냥 거의 말살 상태에 가깝고 그나마 도술 쪽이 원시유사마도과학 느낌이라 좀 부흥한 느낌

이라는 망상이 떠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