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충 닉 적은 종이보다는 책갈피 있으면 있어보일 거 같아서 찍은 사진)

짧은 만화이기에 어떻게든 빠르게 읽고 빠르게 쓰게 되었다.

하지만 길게 남기기에는 무언가 재밌게 읽은 만화는 아니었다 그럼에도 꽤 인상 깊어서 이걸 위주로 이야기 해볼까 한다.

<니아 언더 세븐>은 가난해서 영양실조까지 걸리는 재수생 마유코와 그녀에게 들러붙어 뻔뻔하게 식객 노릇을 하는 최하층 계급 우주인 니아의 일상을 그리는 개그만화다.

외계인이 지구에 내려와 사는 시대, 우주인의 모선이 땅에 떨어진 들깨꽃 마을을 배경에 뻔뻔하고 병맛스러운 외계인들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그런 슬럼가에서 벌어지는 시끌벅적한 이야기들과 다르게... 만화의 분위기는 꾸준히 우울하다

색감, 정돈되지 않은 그림체 등.

빈곤함을 개그로 승화시키는 내용에 비해 그림은 우중충하다 못해 꽤 음울한 기색을 띄고 있다.

어쩌면 만화가 나온 01년(국문판 발행일 기준)의 특징일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그래서 가볍게 읽기에는 힘들었다.

컷의 흐름은 분명히 개그지만 빈곤함과 주인공이 처한 현실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만화는 2권 내내 이런 방식의 개그를 깔고 간다.

내용도 대부분 니아가 빈곤한 상태에서 자신이 하고싶은대로 하면서 벌어지는 상황을 그린다.

개그를 빼고 본다면 정말로 꼴사납고 짜증 나는 행동의 연속이다.

다른 외계인들도 마찬가지이다.

그런 제멋대로의 외계인들 속에서 주인공 마유코는 주변의 모든 것에 제약을 받는다.

돈, 가족, 친구, 외계인, 들깨꽃 마을, 친척, 샛방살이, 공부, 미래...... 모든 것에 제약을 받고 고민한다.

그래서 작중의 외계인들은 미래에 대한 걱정을 버리고(혹은 의도적으로 무시하며) 생각없이 일을 저지르는 것과 반대로

외계인으로 인해 구석으로 내몰린 사람들을 보여준다.

마유코 말고도 마유코 주변의 사람들도 외계인으로 인해 슬럼가가된 들깨꽃 마을에서 겨우 연명중이다.

후반부의 내용을 보면 이런 내용을 개그를 뺀 채 다루는 에피소드가 있다.

이는 스포일러니 다루진 않겠다.

내 생각에는 <니아 언더 세븐>은 90년대말에 보이던 변화에 대한 불안을 승화시킨 만화가 아닐까 생각한다.

맨 뒷편의 작가의 만담을 보면 그저그런 개그 만화일 수도 있겠지만...

여느 사람들의 작품들처럼, 그리고 당시 우후죽순 나오던 작품들 처럼

다수가 향유하고 있던 불안을 배경을 그리고 자신만의, 혹은 일상물 특유의 개그를 펼쳤다.

이런 이야기이기에 읽는 동안 꽤 깊은 우울감을 느끼지 않았나 싶다.

그런 이야기라서 마지막이 조금 어영부영 끝나는게 아닌가 싶고, 그걸 매꾸기 위해 번외편이 들어간 게 아닐까? 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래서 인상은 깊었지만 그저 그런 만화였다.

아무래도 이 시기에 나온 고점을 너무 인상깊게 보고 여러번 봐서 그런 것도 있을 수도 있고.

이런 일상개그만화의 패턴을 너무나 많이 봐서 지루하게 느낀 거일 수도 있다.

어쩌면 엔딩이 너무 흐지부지 '열심히 살아야지..' 느낌이라 마음에 안들어서 그럴 수도 있겠다.

이 부분은 리뷰를 쓰면서 눈치챈 건데 니아가 남캐가 아니라 여캐임을 방금 알게 됐다.

글에 사진을 올리며 '니아의 가슴 부분이 좀 튀어나온 거 같은데...' 싶었는데.

니아에 집중해서 만화를 훑어보니까 여캐가 맞는 것 같더라.

무튼 그런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