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충 피아제는 12개월 이전의 아기에게 보자기 안에 장난감을 숨기는 걸 계속 보여주면 장난감이 안 보여도 보자기를 들춰서 찾아낼 수 있지만
눈 앞에서 보자기 안의 장난감을 꺼내서 다른 곳에 옮기는 걸 보여줘도 시야에서 장난감이 사라지면 다시 애꿎은 보자기만 들추는 걸 발견했음.
피아제는 이런 '대상영속성'의 부재가 인지발달의 중요한 부분을 설명한다고 생각했지만, 후속연구자들은 피아제의 생각이 틀렸다는 걸 밝혀냈음.
아기는 12개월 이전에도 대상영속성의 개념을 이해하고 사용할 수 있음. 다른 피아제의 연구들이 그렇듯 실험이나 측정 방법에 따라 달라질 뿐임.
그러면 아기가 AnotB 오류를 범하는 진짜 이유는 뭐냐? 이는 대상영속성의 부재가 아닌, 전두엽의 집행제어와 작업기억능력이 덜 발달했기 때문임.
ai가 사전학습된 지식과 주어진 지식(프롬프트)이 서로 간섭될 때 전자가 후자를 덮어버리듯, 아기도 장기기억이 부족한 게 아니라 너무 뛰어나서
눈 앞의 자극(다른 곳으로옮겨지는 장난감)이 사라지는 순간 사전에 학습된 장기기억(보자기 안의 장난감)이 간섭되는 작업기억을 덮어버리는 것임.
이런 장기기억과 작업기억의 경쟁, 상호 간섭은 인지심리학에서 아주아주 중요하고 고도화된 주제라서, ai가 찐빠내기 전부터 다양하게 탐구되어왔음.
앞서 말한 피아제와 후속연구자들의 영유아 인지발달 연구 말고도, 수많은 연구들은 성인이나 전공자들조차 이러한 찐빠를 일으킨다는 걸 확인함.
제가 요즘 갤에서 음운루프가 어쩌고 고깔모자게임이 저쩌고 ai가 찐빠내는 방식은 인간이랑 똑같고 궁시렁궁시렁 대는 것도 다 비슷한 이야기 같지만
학계, 아니 정보처리이론 다루는 인지과학 개론서들에서 얘기하는 내용만 봐도 ㄹㅇ 인간이 찐빠내는 방식이든 찐빠를 극복하는 방식도 조온나 다양함.
이 주제에 더 관심 있는 사람은 '기억의 일곱가지 죄악'(쉑터의 심리학 개론 저자가 쓴 책이라 개론에 나오는 그 내용 그대로 나옴), 사이언스 블라인드(최근 '우리는 왜 세상을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하는가'라는 제목으로 다시 번역됨), 게르트 기거렌처의 책들, 아니면 걍 '생각에 관한 생각'처럼 행동경제학 인지편향 휴리스틱 어쩌구 하는 책들 보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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