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장… 왜 난 과거에 이딴 짓을 해가지고…”

“젠장… 왜 난 과거에 이딴 짓을 해가지고…”앱에서 작성

idea

2025.03.13 04:4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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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빌런.

그게 내 과거 이름이다.

실명도 주소지도 얼굴도 전부 까놓고 모든 커뮤니티를 순회하며 도배글과 혐짤을 난사하던 나는 ‘범죄자’였다.

정말로.

왜냐면 패드립으로 고소 먹은 것만 스무 개가 넘고, 명예훼손은 말할 것도 없다. 아청법에 음란물 유포, 네이버 카페에서 똥짤로 테러하다 계정 밴을 먹은 것도 세번이다.

이런 악질적 행동에 나는 때때로 고소각을 보며 실명과 주소를 언급했고.

혹자는 나를 추정해 사진까지 찍어 유포했다.

인터넷만이 나의 세계였고… 그 곳에서 나는 왕이나 다름 없었다.

게이트가 열리기 전까지.

(중략)

처음 생에선 이것 때문에 내 커리어가 완전히 박살났다.

조금 유명세를 타니 나를 아는 놈들이 저격을 해댔거든.

그래서 빌런이 됐고, 진짜 ‘빌런’이 뭔지 보여주겠다며 세상을 증오하며 미쳐 날뛰었지.

두번째 생에선 내 정보를 모조리 말소하고 신분도 교체했다.

이른바 세탁에 들어간 것이다. 몇백만원을 주고 인터넷 장의사를 고용했다.

근데 정보계 능력자가 어떻게 알아내곤 과거사를 유포해 다시 명성이 지옥까지 떨어졌으니…

그래도 두번째 삶까지 나는 충분히 과업을 짊어지고 살아갈 의욕을 가지고 있었다.

몇십년 뒤 세상이 멸망한대도 내가 어떻게 깝친다고 되는 일이 아니었으니까.

대충 네번째 삶이 되었을 때 난 포기했다.

무엇을?

게이트가 열리기 이전의 세상에서 내가 과거에 남긴 흔적을 어떻게 처리해보는 것을.

이미 난 악업수치가 너무 높았고 카르마는 뒤틀렸으며, 정보계 능력자를 모조리 죽이는건 불가능한 이야기였다.

세상의 멸망을 막기 위해선 나 혼자 강해진다고 되는게 아니었다.

만렙이 있는 세계에선 오직 파티의 조합과 치트 능력을 뭉친 덱의 차이만이 승패를 장담하는데.

… 난 시도조차 할 수 없다.

아무도 날 좋아하지 않고, 신뢰하지 않으니까.

회귀를 거듭할 수록 느낀다.

과거의 내가 이후의 내가 쌓아올린 공덕을 모조리 쳐부술 정도로 악명 높았단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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