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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습의 재발견 간단한 감상

‘파타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5.03.23 19:5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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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의날을 위한 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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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문단을 건너뛰고 읽을 사람을 위한 요약: 효율적인 학습에 대한 제대로 된 근거를 '좀 많이' 갖고 있는 책이다.


이 책의 표지를 보고 이 책이 자기계발서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이는 별로 없을 것이다. 그리고 실제로 그렇다. 알라딘 기준으로 이 책은 '국내도서 > 자기계발 > 성공 > 성공학' 분류에 속해 있으며, 표제 역시 실제로 이 분류에 들어가 있는 책이 으레 해줄 약속을 해준다. "무엇이든 더 빠르게 배우는 사람들의 비밀"을 알려주겠다는 것이다. 원제 역시 마찬가지로 <Get Better at Anything>로 딱히 추가적으로 뭔가 조작을 가한 제목은 아니다. 저자 스콧 영은 MIT에서의 정규 커리큘럼을 독학 4년만에 끝마친 것으로 유명해 TED 강연을 하기도 했고, 전작은 그 본인이 어떻게 그렇게 빠르고 효율적으로 공부를 할 수 있었는지 그 학습법을 소개하는 <울트라러닝>이다. 자기계발서의 커리어 관점에서 봤을 때 이렇게 집중이 잘 되어 있고 온 삶 전체로 자기 책의 내용을 실천하는 사람이 또 얼마나 있을까? 그러니 내가 이 책을 추천받지 않았다면, 평생 살며 이 책을 읽었을 확률은 거의 0%에 가까울 테다. (혹은, 좀 더 진지한 예측으로 따지면, 근 10년 내에)


물론 자기계발서는 실제로 상당한 수요를 갖고 있으며, 많은 자기계발서는 삶에 도움이 되는 내용을 여럿 담고 있다는 것은 알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자기계발서는 유명한 것들조차 너저분하기 짝이 없으며, 스터전의 법칙-모든 것의 90%는 어차피 쓰레기다!-을 굳이 언급하지 않더라도 어지간하면 제대로 논할 만한 책은 아니다. 특히 <더 시크릿>, <꿈꾸는 다락방> 등 거의 신비주의에 가까운 내용을 여러 '사례'로 풍성하게 부풀리기만 하는 책들이 태반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더더욱. 이 풍요로운 장르에서 파생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인터넷 강사들이 유튜브에서 선보이는 '동기부여' 영상 또한 같은 결에 있다. 더 솔직하게 다른 책과의 차이점을 짚어보자면, 책을 거의 읽지 않는 사람이 한두 권을 본다면 보통 자기계발서이기 때문에 그럴지도 모른다. (그러니 이 감상문을 작성하면서 이 문장이 나오기까지 얼마나 고민과 자기반성을 반복했겠던가?)


이 서두는 그래서 대체 무슨 말을 하고 싶어서 이렇게 시간을 끄는 걸까? 껄끄럽게도, 자기계발서치고 상당히 괜찮은 책을 읽게 되었기 때문이다. 상술했듯, 태반의 자기계발서는 그 본인의 마음가짐 이외에는 솔직히 큰 영향을 주리라 기대할 수 없는 내용이 가득하다. 나는 성공적인 사람이 되려면 자기 마음가짐부터 단련하며 매사에 긍정적이고 친화적인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식의 내용을 꼽는 것은 아니다. (물론, 그것도 책 두 권 이상 읽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보다는 그저 단순히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꿈꾸면 이루어질 것이다' 같은 식의 공상을 팔아먹는 데에 문제가 있다고 보는 것이다. 그래도 어쨌든, 이 속물론을 굳이 더 이어가는 것보다는 왜 이런 마음을 갖고서도 <학습의 재발견>이 괜찮은 책이라고 느꼈는지를 빨리 이야기하는 게 좋을 테다. 실제로 사람이 어떻게 학습을 잘 하는지에 대한 진지한 연구 결과가 가득 담겨 있다. 사실상 현재까지의 인지과학 연구 사례 종합에 가까울 정도로 과도하게 많이. 사실 그래서 이 연구 결과를 구체적으로 실생활에 어떻게 적용할지에 대해서는 다소 애매하기도 하니, 그런 점에서는 단점이기도 할 테다.


제1부. 보기(See): 다른 사람을 통해 배워라


제1장. 문제 해결은 탐색이다

제2장. 창의성은 모방에서 시작한다

제3장. 성공은 최고의 스승이다

제4장. 경험은 때로는 지식의 적이다


제2부. 연습하기(Do): 연습을 통해 배워라


제5장. 난이도의 스위트 스폿을 찾아라

제6장. 마음은 근육이 아니다

제7장. 반복 후에 변화가 중요하다

제8장. 질은 양에서 나온다


제3부. 피드백 받기(Feedback): 경험을 통해 배워라


제9장. 경험이 많다고 전문가는 아니다

제10장. 연습은 현실과 맞닿아야 한다

제11장. 개선의 길은 직선이 아니다

제12장. 두려움은 마주할수록 약해진다


이 책의 내용을 굳이 요약하기보다는 목차를 들고 오는 편이 좋을 텐데, 위와 같다. <학습의>에서 다루는 효율적인 학습의 중요한 3요소는 단순하다. 잘 보고, 잘 연습하고, 잘 피드백받는다. 이 단순한 이야기를 하려고 책 한 권을 썼느냐, 하면 그렇지 않다. 각각의 항목에서 으레 자기계발서가 그렇듯 사례가 있고, 이에 대한 이론이 있는데...... 괴상할 정도로 그 이론이 매번 인지과학에서 실제 연구 결과가 있는 이론이다. 예를 들어 SF 작가 옥타비아 버틀러가 어떻게 끔찍하게 가난한 무명작가에서 지금의 위치까지 오를 수 있었는지를 사례로 이야기하다가, 처음에는 모방을 하다가 나중에는 점차 난이도 있는 시도를 하면서 동종업계에서 피드백을 여럿 받아야 한다고 구체적으로 들어가다가 '얼마나' '어떻게' 시도와 피드백을 받아야 하는지에 대한 연구 사례를 몇 개씩 인용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러며 숙련도가 낮은 사람은 소위 주입식 교육이 훨씬 효과적이고 숙련도가 높은 사람은 슬슬 여기에서 벗어나 제약이 훨씬 적은 범위에서 학습을 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다가, 또 학계에서도 아직 의견 통일이 되지 않은 부분은 그대로 전달하는 성실함까지 엿보인다(예제에 대한 답을 먼저 보는 편이 좋은가, 먼저 생각하는 편이 좋은가?)


그래서 전체적으로는 상당히 좋았고, 이미 알거나 행하고 있는 내용이 여러 번 다뤄질 때는 조금 아쉬웠다. 개인적으로는 한 권 사두고 일종의 '동기부여'나 참고할 게 있을 때 한 번 슥 보기 좋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다 보고 나니 또 그 정도로 내가 새롭게 참고할 만한 것은 아니기도 해서, 산다면 내가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 빌려주는 용도가 좋을 것 같다. 특히 요즘처럼 이런 '학습'이 사람 아닌 대상에게도 충분히 잘 이뤄진다는 걸 확인하고 있는 시대라서 더욱 좋기도 한데, 의도한 것인지 아닌지는 모르지만 사람의 인지적 자원을 다루거나 돌발적인 상황을 위해 인지를 교란시키며 학습하거나 하는 등의 여러 이론이 머신러닝에서 그대로 사용되고 있다는 느낌이 들 때가 많다. 사람의 지능이라는 것이 사람 육체의 고유한 특성을 논외로 쳤을 때, 어떤 식으로 돌아가고 있는지에 대해 체계적으로 모방하고 뚜렷한 기준을 근거로 연습한 것을 이제 인공지능으로 피드백을 받아보고 있는 것만 같다고 해야 할까. 사실, 그래서 사람이 이를 통해 인공지능보다 학습을 얼마나 잘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기도 하지만. 지능에 있어서 예전보다 한 층 더 포스트휴먼스러운-인간의 행위를 어디까지 인간만의 행위라고 할 수 있는가?-함의가 엿보이는 시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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