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여버리겠어! 반드시 내 손으로 널 죽여버릴 거야!”

지팡이를 부러뜨릴 듯 쥐고 소리쳤다. 눈물이 터져 나오려는 걸 필사적으로 참았다. 저 평민 놈, 저 능글거리는 얼굴! 내 평생 이런 굴욕은 없었어! 절대로 용서 못 해! 분노로 온몸이 떨렸다.

“시끄럽네.”

하지만 돌아온 건 귀찮다는 듯한 한숨뿐이었다. 뭐? 시끄럽다고? 이 상황에서 감히! 내가 지금 어떤 기분인지, 어떤 치욕을 당했는지 모르겠어?!

“뭐라고?!”

다시 악을 쓰려는 순간, 그가 다시 움직였다. 이번엔 망설임조차 없었다. 강한 힘이 내 어깨를 누르고, 저항할 틈도 없이 몸이 앞으로 고꾸라졌다.

“읏?!”

턱! 차갑고 딱딱한 돌바닥에 얼굴 옆면이 부딪혔다. 흙먼지 냄새가 코를 찔렀다. 엎드린 자세. 이게 무슨…?!

그리고 등 뒤에서 느껴지는 싸늘한 감각. 치맛자락이 걷어 올려지는 느낌! 안 돼!

“뭐, 뭐 하는 거야! 당장 그만…!”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등 뒤에서 바람을 가르는 날카로운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짝!

“흐윽…?!”

비명조차 나오지 않았다. 엉덩이에 작렬하는, 태어나서 처음 느껴보는 날카롭고 뜨거운 통증! 숨이 턱 막혔다.

찰나의 정적. 방금 전까지 웅성거리던 소음이 거짓말처럼 사라졌다. 내 귀에는 오직 심장이 미친 듯이 뛰는 소리와, 엉덩이에서 느껴지는 얼얼한 통증만이 가득했다.

…맞았어?

내가?

이 루이즈 프랑소와즈 르 블랑 드 라 발리에르가?

저런 평민 놈에게?

엉덩이를?

모두가 보는 앞에서?

믿을 수 없었다. 아니, 믿고 싶지 않았다. 머릿속이 하얗게 불타는 것 같았다. 방금 전의 속옷 노출과는 차원이 다른, 더 원초적이고 끔찍한 모욕감이었다.

고개를 겨우 돌려 그를 올려다봤다. 그는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손을 털고 있었다. 그 표정 없는 얼굴, 무심한 눈빛. 마치 길가의 돌멩이를 걷어찬 것처럼.

눈물이 터져 나왔다. 분노? 수치심? 그 모든 것을 넘어선 절망감이었다. 지팡이는 저만치 나가떨어져 있었다. 마법? 지금 이 순간, 내게는 아무런 힘도 없었다. ‘제로’ 루이즈. 이보다 더 비참할 수 있을까.

주변을 둘러볼 용기조차 나지 않았다. 분명 모두 보고 있겠지. 키르케도, 타바사도, 기슈도, 다른 모든 학생들도. 그들의 동정 어린 시선, 혹은 경멸하는 눈빛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온몸의 피가 차갑게 식는 것 같았다.

“이… 이…!”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입술만 파르르 떨릴 뿐이었다. 엉덩이의 통증보다 더 아픈 것이 가슴을 후벼팠다.

죽여버릴 거야.

반드시.

내 모든 것을 걸고서라도, 저 자식을 반드시 내 손으로───!

하지만 지금의 나는, 바닥에 엎드려 엉덩이를 맞고 우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내 생애 최악의 날, 아니, 최악의 순간이었다.

이놈 성능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