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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이의 말은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레이 곁에는 가지 말아라.' 그 말은 곧, 이 집에서 너의 자리는 없다는 뜻과 같았다. 어머니가 자신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아버지 겐도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가 자신에게 보여주는 무관심은, 유이의 불안정한 애정보다 차라리 솔직했다.

레이는 어떨까. 오빠를 두려워하게 될까? 아니면 그럼에도 순수한 걱정을 보낼까? 어느 쪽이든 그에게는 고통일 뿐이었다.

이곳에 계속 머무른다면, 그는 결국 망가질 것이다. 레이를 해치거나, 혹은 끊임없이 자신을 해치거나. 유이의 감시와 경계 속에서, 영원히 이방인으로 살아가야 할 것이다.

*

그는 자신의 이름을 작게 읊조렸다.

빙의체는 죽고, 그 그릇에 들어온 영성. 인류를 위한 집행자.

어쩌면 이 출가는, 자신에게 주어진 이름 그대로, 길고 긴 정화 의식의 시작일지도 몰랐다.

어디로 가야 할지는 정해지지 않았다. 하지만 상관없었다. 이 지긋지긋한 집을 벗어났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했다.

21세기의 혼란스러운 세상 속으로, 남자는 홀로 걸어 나갔다. 그의 등 뒤로는 더 이상 '집'이라고 부를 수 없는 건물이 희미하게 새벽빛을 받아 빛나고 있었다.

여덟 살의 겨울, 소년의 기나긴 방황이 시작되었다.

You Can 「Not」 Bel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