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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 AI를 활용하지 않은 소설 써봤습니다 (2분컷)

바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5.03.26 21:3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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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화] 구정물 속 진주, 혹은 시궁창의 지배자

흐렸다.

오전부터 꾸물거리던 하늘은 기어코 오후가 되자 잿빛 구름을 잔뜩 토해냈다. 금방이라도 장대비를 쏟아낼 듯 잔뜩 찌푸린 하늘 아래, 조동팔(57세, 무직)의 발걸음은 더욱 힘이 없었다. 한때는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가득했던 ‘팡팡 여자고등학교’ 교정을 청소하며 소소한 보람을 느꼈던 그다. 하지만 이제 그에게 남은 것은 해고 통지서 한 장과 주머니 속의 잔돈 몇 푼, 그리고 가슴 깊이 응어리진 분노뿐이었다.

"크큭… 재수 없는 년들."

헛웃음과 함께 욕설이 튀어나왔다. 떠올리고 싶지 않은 기억들이 질척한 늪처럼 그를 다시 끌어당겼다. 햇살 좋은 어느 오후, 학교 뒤편 후미진 곳에서 담배 연기를 내뿜던 여고생 셋. 박수진, 김가은, 이지연. 화려하게 염색한 머리카락, 짧게 줄인 교복 치마, 짙은 화장만큼이나 불량스러웠던 아이들이었다.

하필이면 학생 주임에게 그 광경을 들켰고, 아이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모든 잘못을 동팔에게 뒤집어씌웠다.

“저 아저씨가 시켰어요!”
“용돈 준다고 하면서 여기서 망보라고…”
“만지려고도 했어요! 변태예요, 변태!”

기가 막혔다. 하늘이 노랄 지경이었다. 하지만 학교 측은 그의 변명보다 아이들의 눈물 섞인 거짓말에 더 귀를 기울였다. 평소 행실이 불량했던 아이들이었음에도, 그들의 부모가 학교 운영위원회에 한 자리씩 꿰차고 있다는 사실이 더 중요했던 모양이다. 결국 동팔은 ‘원만한 합의’라는 명목 아래 퇴직금을 아이들의 ‘정신적 피해보상금’으로 넘기고 쫓겨나듯 학교를 나와야 했다. 경찰에 신고당하지 않은 것을 다행으로 여기라는 듯한 교장의 비열한 눈빛은 평생 잊지 못할 것 같았다.

터덜터덜. 의미 없는 발걸음이 아스팔트 위를 헤맸다. 비라도 시원하게 쏟아지면 이 답답한 속이라도 좀 풀릴까. 그때였다.

“어?”

보도블록 위에 놓인 최신형 스마트폰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빗방울이 한두 방울 떨어지기 시작한 터라 액정 위로 물방울이 맺히고 있었다. 검고 매끈한 디자인이 한눈에 봐도 고가품임을 짐작게 했다. 주변을 둘러보았지만 주인으로 보이는 사람은 없었다.

‘이걸 어쩌나… 경찰서에 가져다줘야 하나?’

순간, 그의 뇌리를 스치는 생각이 있었다. 퇴직금. 그 빌어먹을 계집애들에게 빼앗긴 피 같은 돈. 이걸 팔면 얼마나 나올까? 잠시 갈등하던 동팔은 홀린 듯 스마트폰을 집어 들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전원 버튼을 눌러보니, 잠금 화면 없이 바로 홈 화면이 나타났다. 배터리는 넉넉했다.

‘주인이 암호도 안 걸어놓고 다니다니, 칠칠맞기는.’

앱 목록을 훑어보던 동팔의 눈이 한 아이콘에 멈췄다. 빙글빙글 돌아가는 나선 문양 아래 ‘Hypno Master’라고 적힌 앱이었다.

“힙노 마스터? 최면 어플인가?”

호기심에 앱을 실행하자, 간단한 사용 설명이 나타났다. ‘대상을 지정하고 원하는 명령어를 입력하세요. 목소리 톤과 눈 맞춤이 중요합니다.’ 장난감 같은 앱 설명에 실소가 터졌다. 요즘 애들은 이런 걸 믿나?

그때, 옆을 지나가던 한 청년이 실수로 동팔의 어깨를 툭 치고 지나갔다.

“아, 죄송합니다.”

가뜩이나 심기가 불편했던 동팔은 짜증스럽게 청년을 쏘아보았다. 문득 장난기가 발동했다. 반신반의하며 스마트폰 앱 화면의 ‘대상 지정’ 버튼을 누르고 청년을 응시했다. 그리고 나지막이 명령어를 입력했다.

‘나에게 사과하며 만 원을 건넨다.’

[명령 전송 중…]

화면에 잠깐 로딩 표시가 뜨더니 이내 완료 메시지가 나타났다. 청년은 미안하다며 꾸벅 인사를 하고 제 갈 길을 가려다 말고 갑자기 멈춰 섰다. 동공이 순간 풀리는 듯하더니, 이내 다시 동팔에게 돌아섰다.

“어르신, 정말 죄송합니다! 제가 큰 실례를 범했네요. 약소하지만 이걸로 커피라도 한 잔…”

청년은 허둥지둥 지갑을 열더니 만 원짜리 지폐 한 장을 꺼내 동팔에게 내밀었다. 그 모습이 너무나 자연스러워서, 동팔은 잠시 멍하니 그를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어… 어, 고맙네.”

얼떨결에 돈을 받아 든 동팔의 손이 미세하게 떨렸다. 청년은 다시 한번 허리를 숙여 사과하고는 황급히 자리를 떴다.

‘…진짜라고?’

심장이 미친 듯이 뛰기 시작했다. 이것은 단순한 장난감 앱이 아니었다. 믿을 수 없는 현실에 입이 바짝 말랐다. 이게 사실이라면… 이 힘만 있다면…!

동팔의 머릿속에서 수많은 생각이 교차했다. 복수? 아니, 그깟 계집애들에게 복수해 봐야 뭐가 달라지겠는가. 그보다는… 안정적인 삶, 짓밟혔던 자존심의 회복이 먼저였다. 그래, 제대로 된 직장을 구하는 거다. 남들이 우러러볼 만한 그런 직장.

‘어디가 좋을까…?’

머리를 굴리던 그의 시선이 길 건너편에 새로 생긴 듯한 화려한 건물에 꽂혔다. 동화 속 궁전처럼 꾸며진 건물 외벽에는 ‘엘리시아 프리미엄 키즈 아카데미’라는 금색 간판이 반짝이고 있었다. 최고급 시설과 특별한 교육 프로그램을 자랑하는, 강남 일대에서도 소위 ‘있는 집’ 아이들만 다닌다는 초호화 유치원이었다.

‘저기다!’

57세의, 경력 단절된, 고졸 학력의 남자가 저런 곳의 교사가 된다? 일반적인 방법으로는 불가능한 일이었다. 하지만 동팔의 손에는 ‘만능 열쇠’가 들려 있었다.

며칠 후, 동팔은 말끔하게 차려입고 엘리시아 프리미엄 키즈 아카데미의 원장실 문을 두드렸다. 예상대로 중년의 원장은 서류를 훑어보며 난색을 표했다.

“조동팔 씨… 연세도 있으시고, 유아교육 관련 경력은 전무하시네요. 저희는 최고 수준의 교사진을 추구해서요. 죄송하지만…”

바로 그때였다. 동팔은 스마트폰을 슬쩍 조작하며 원장과 눈을 맞췄다. 그리고 앱에 명령을 속삭였다.

‘나를 최고의 인재라고 확신하며 당장 채용한다. 급여는 최고 대우로.’

[명령 전송 중…]

순간 원장의 눈빛이 흐릿해졌다. 잠시 허공을 응시하던 그녀는 이내 언제 그랬냐는 듯 환한 미소를 지으며 동팔의 손을 잡았다.

“조동팔 선생님! 서류만 보고 제가 큰 실례를 할 뻔했군요! 연륜에서 묻어나는 지혜와 아이들을 향한 따뜻한 마음이 느껴집니다! 저희 엘리시아에 꼭 필요한 인재세요! 내일부터 바로 출근 가능하실까요? 페이는 당연히 업계 최고 수준으로 맞춰드리겠습니다!”

일은 믿을 수 없을 만큼 순식간에 진행되었다. 원장은 마치 오래전부터 동팔을 알고 지낸 사람처럼 친근하게 굴었고, 다른 젊은 여선생들도 처음에는 의아한 눈빛을 보내는 듯했지만, 원장의 확신에 찬 소개와 동팔이 간간이 사용한 ‘앱의 힘’ 앞에 그를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잘 놀아주는, 경험 많은 선생님’으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물론 동팔에게 유아교육 지식 따위는 없었다. 하지만 문제 될 것은 없었다. 아이들이 떼를 쓰거나 말을 듣지 않을 때면, 그는 슬쩍 스마트폰을 꺼내 들었다.

‘조용히 앉아 선생님 말에 집중한다.’
‘친구와 사이좋게 지낸다.’
‘편식하지 않고 밥을 맛있게 먹는다.’

명령은 언제나 즉효였다. 떠들썩하던 교실은 순식간에 조용해졌고, 아이들은 천사 같은 얼굴로 동팔의 지시에 따랐다. 아이러니하게도, ‘조동팔 선생님’은 엘리시아 아카데미에서 가장 유능하고 아이들에게 인기 많은 선생님으로 빠르게 자리매김했다.

아이들의 순수한 눈망울을 마주할 때면 죄책감이 들기도 했지만, 해고당했을 때의 억울함과 새로운 삶에 대한 갈망이 그 감정을 억눌렀다. 남부러울 것 없는 직장,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는 높은 월급, 주변의 인정. 동팔은 이 달콤한 현실에 취해갔다.

그렇게 꿈같은 시간이 흐르고, 어느덧 하루 일과가 끝날 시간이 되었다. 퇴소를 준비하는 아이들로 교실은 다시 부산스러워졌다. 동팔은 아이들의 옷매무새를 정돈해주며 학부모들을 맞이할 준비를 했다.

“와, 우리 하윤이 오늘 제일 씩씩하게 인사했네!”
“민준이 어머니, 안녕하세요! 민준이가 오늘 그림 그리기 시간에 정말 멋진 작품을 만들었어요!”

하나둘씩 아이들을 데리러 오는 학부모들. 하나같이 값비싼 옷과 화려한 장신구로 치장한 모습이었다. 동팔은 몸에 밴 듯 자연스럽게 허리를 숙이며 그들을 응대했다. 이 가짜 천국에서의 삶도 제법 익숙해진 참이었다.

그때, 유치원 문을 열고 한 여학생이 들어섰다. 깔끔하게 다려진 교복 차림. 아마 동생을 데리러 온 모양이었다. 무심코 시선을 던진 동팔의 얼굴이 그대로 굳어버렸다.

‘…!’

앳된 얼굴이지만, 그 오만하고 싸늘한 눈빛은 잊을 수가 없었다. 짙은 화장은 지웠지만, 날카롭게 치켜 올라간 눈매와 굳게 다문 입술은 여전했다. 며칠 전, 그의 인생을 송두리째 뒤흔들었던 악몽의 중심에 있던 얼굴.

박수진.

저를 모함하고, 퇴직금까지 빼앗아간 그 악랄한 계집애가, 지금 동팔의 눈앞에 서 있었다. 하필이면, 이런 곳에서, 이런 모습으로 다시 마주치게 될 줄이야.

동팔의 심장이 발밑으로 곤두박질치는 듯했다. 온몸의 피가 싸늘하게 식는 기분이었다. 수진 역시 무언가 익숙한 느낌을 받았는지, 여러 선생님들 사이에서 유독 나이가 많아 보이는 동팔에게 의아한 시선을 던지며 천천히 다가오고 있었다.

쨍그랑!

동팔의 등 뒤에서 아이들의 장난감이 부딪히는 소리가 유난히 크게 울렸다. 수진의 발걸음이 동팔의 바로 앞에서 멈췄다. 아직 그를 알아보지 못한 듯, 약간은 경계하는 눈빛으로 동팔을 아래위로 훑어보았다.

그리고, 마침내 두 사람의 시선이 정면으로 마주쳤다.

시간이 멈춘 듯했다.






진짜 구라안치고 설정짜는데 1분30초 걸리고 뽑는데 30초 걸림.

씨발 공모전 좆됏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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