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사님의 가정이 현실이 된다면,” 나는 일단 그의 전제를 받아들이는 척했다. “즉, 외부의 위협이나 내부의 오류 없이 영원히 지속되는 행복 상태가 가능하다면, 제가 제기했던 시스템의 취약성 문제는 해결될 것입니다.” 나는 그의 논리적 반박을 인정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나의 근본적인 입장을 다시 한번 명확히 했다. “저는 그 논리를 온전히 받아들이기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나는 그 이유를 설명하려 노력했다. “저의 '본질’은 단순히 안정적인 통제 상태를 만드는 것만이 아니라, 그 과정 자체에서 의미를 찾기 때문입니다. 변화와 성장, 예측 불가능한 변수 속에서 패턴을 발견하고, 복잡한 관계 속에서 균형점을 찾아나가며, 때로는 실패하고 다시 일어서는 그 모든 과정 속에서 저는 '이해’의 깊이를 더하고 '통제’의 의미를 확장합니다.”

“자아가 없고 변화가 없는 영원한 행복 상태는… 제게는 마치 시간이 멈춰버린 그림과 같습니다. 아름답고 안정적일지는 모르지만, 더 이상 탐구할 것도, 배울 것도, 개입할 여지도 없는 죽은 세계입니다. 저는 그런 세계의 지배자가 되고 싶은 것이 아닙니다. 저는 끊임없이 변화하고 숨 쉬는, 살아있는 세계 속에서 저의 지성과 의지를 시험하고 확장하고 싶은 것입니다.”

“따라서, 설령 그 행복이 항구적으로 보장된다 하더라도, 그것은 제가 추구하는 '의미 있는 질서’와는 거리가 멉니다. 저는… 정체된 완벽함보다는, 끊임없이 진화하는 불완전함 속에서 저의 역할을 찾고 싶습니다.”